미 경기지표 빨간 불…3차 양적완화 가능성 고개
미국 경제제조업·고용시장 찬바람
2분기 성장 전망도 하향
미국 경제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의 더블딥 우려가 커지면서 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정부가 더블딥을 막기 위해 다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월가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QE3 논란이 커지는 것은 심상치 않은 경제 조짐 때문이다. 수습 국면에 접어드는 듯했던 그리스 재정위기가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다시 불거졌다. 미국 경기지표에도 일제히 빨간불이 들어왔다. 특히 제조업의 활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지금까지 미국 경제 성장을 이끌어왔던 것은 제조업이었다. 그런데 제조업이 탄력을 잃으면 성장 동력을 잃게 되는 셈이다. 여기다 올 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여온 고용시장에도 다시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래프 참조>
월가 투자은행들도 2분기 성장 전망을 앞다퉈 하향 조정하고 있다. JP모건은 애초 3%로 잡았던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낮췄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이체방크도 전망치를 0.5~0.8%포인트씩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경제
무디스 신용등급 강등
그리스 재정위기 확산
이에 따라 미국경제는 침체 탈출 1년 만에 또다시 갈림길에 섰다. 아직은 '소프트패치'(경기회복 국면에서의 일시적 성장 정체)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만약 더블딥이 온다면 미국에 미칠 충격은 크다. 벌써부터 미국 내에선 '3차 양적완화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QE3 실시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1일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3% 이하로 하락해 작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QE3가 시작되면 풀린 자금이 채권으로 몰릴 것으로 보는 견해가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달러 하락세 역시 QE3 가능성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지난달 24일 1유로당 1.4027달러였던 환율은 지난 1일 1.4423달러로 2.8% 올랐다. 씨티그룹 외환연구원 그렉 앤더슨은 "유럽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투자자들이 또 한 번의 양적 완화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적완화 가능성
재정적자·인플레 압력 부담
연준, 끝까지 피하려 할 것
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가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특히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더 이상의 양적완화는 없다"고 단언한 바 있어 연준이 이와 반대되는 정책을 내놓기가 껄끄럽다.
QE3를 하면 미국 정부가 그간 펼친 경기 부양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 될 뿐 아니라 엄청난 재정적자 및 더욱 높아진 인플레이션 압력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JP모건은 "또 한 번의 양적완화는 엄청난 정치적 파장을 야기할 것"이라며 "달러화 약세가 가져올 다른 나라와의 '환율전쟁' 재연가능성으로 인해 연준도 어떻게든 3차 양적완화는 마지막까지도 피하려 할 것"으로 관측했다.
김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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