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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재즈를 아느냐?…그레이스 켈리 인터뷰

‘재즈 신동’에서 ‘재즈의 미래’로 도약하는 색소포니스트 그레이스 켈리

“그레이스 켈리는 지성과 위트, 그리고 감성으로 연주한다. 그녀는 일급 재즈 뮤지션의 특징인 상당한 자연스런 능력과 적응력을 갖추고 있다.”-재즈엣링컨센터 음악감독 윈턴 마살리스-

“지금 재즈는 허우적거리는듯하다. 재즈계에 명백한 리더가 없다. 아마 그레이스 켈리가 될 지도 모른다.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재즈 색소포니스트 필 우즈-

지난해 여름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 오프닝에 초청됐던 한인 2세 재즈 뮤지션 그레이스 켈리(한국이름 정혜영·19·사진)가 올해 다시 뉴포트의 러브콜을 받았다. 뉴올리언즈, 몬터레이 재즈 페스티벌과 함께 미 3대 재즈축제인 뉴포트재즈페스티벌엔 2007년 보컬리스트 서니 김(한국이름 김윤선)씨가 로즈웰 러즈 그룹과 공연한 바 있다.

색소포니스트이자 보컬리스트이며, 작곡가이자 편곡자인 켈리는 8월 5일부터 7일까지 포트아담스주립공원에서 열리는 뉴포트재즈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 켈리는 7일 자신의 5인조 밴드를 이끌고 노장 색소포니스트 필 우즈를 특별 게스트로 초청해 협연한다.



지난 달 15일로 열아홉살이 된 켈리는 최근 자신의 자작곡으로 구성된 7번째 CD ‘그레이스’의 녹음을 마쳤다. 켈리와 E-메일로 인터뷰를 했다.

▶뉴포트에서 다시 공연하게된 소감은.

“무척 신나는 일이다! 역사적인 재즈 축제이며, 지난해 뉴포트에서 연주하면서 훌륭한 시간을 보냈다. 난 다른 공연도 볼 수 있어서 너무나 신난다. 뉴포트는 항상 훌륭한 연주자들로 꾸며진다.”

▶올 여름 뉴포트뿐만 아니라 몬트리올 국제재즈 페스티벌에도 간다. 두 축제를 비교하면.

“뉴포트는 마일스 데이비스가 컴백한 곳이자, 나의 아이돌들이 연주했고, 녹음한 축제다. 엘라 피츠제랄드, 빌리 할리데이, 존 콜트레인 등...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벌도 전설적인 축제다. 지난해 연주했었는데, 군중의 에너지와 반응이 놀라웠다. 난 마치 미니 록스타가 된 기분이었다! 올해도 연주하게 되어 기쁘다!”

▶노장 필 우즈와 인연이 깊다.

“필을 알게된 건 약 5년 전이다. 필은 그해 여름 스탠포드에서 거주 뮤지션으로 가르치고 있어서 나는 그에게 배우고 싶었다. 마지막인 서로를 잘 알게되고 그가 내 연주를 무척 좋아하게 됐다. 그해 9월 필이 매사추세츠 피츠필드에서 연주할 때 초청했다. 몇 년이 지나서 ‘재지즈(Jazziz)’ 크루즈에서 나의 밴드의 게스트가 됐고, 함께 CD를 녹음하자고 의기 투합했다.”

( 2006년 피츠필드재즈페스티벌에서 당시 74세의 우즈는 14세 소녀 켈리를 무대에 초청, ‘I’ll Remember April’의 솔로 연주에 감동했다. 우즈는 자신이 쓰고 있던 모자를 즉석에서 벗어 켈리에게 경의를 표해 화제가 됐다. 올 1월 출반한 여섯번째 CD ‘Man With The Hat’이 바로 두 색소포니스트의 합작이다. 켈리는 앨범 타이틀과 동명의 곡을 작곡해 우즈에게 헌사했다.)

▶우즈는 전설적인 색소폰주자 찰리 ‘버드’ 파커의 아내와 결혼했다!

“맞다!!”

▶올해 뉴포트에선 윈턴 마살리스가 두번 연주한다. 마살리스와도 협연했는데.

“몇년 전 윈턴과 협연한 적이 있다. 우린 뉴욕의 스테이크 식당에서 만났다! 난 링컨센터에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안토니오 시아카와 연주하고 있었는데, 그날 다음 세션도 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면서 트럼펫 주자가 합류할 꺼라고 귀뜸해주었다. 알고 보니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가 바로 윈턴 마살리스였다! 우린 그날 두 번째 무대에서 함께 연주했고, 일주일 후에 윈턴으로부터 링컨센터 내 로즈홀에서 ‘빅 밴드’와 하는 3일간 연주에 스페셜 게스트로 와줄 수 있겠냐고 묻는 거였다. 그 후엔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서 연주할 게스트 중 한 명으로 와달라고 요청했다. 윈턴은 놀라운 뮤지션이자 상당히 명료하게 말하는 타입이다. 재즈의 진정한 리더로 날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었고, 음악과 음악 비즈니스에 대한 좋은 충고를 해줬다.”

▶협연해온 재즈 뮤지션들 모두 나이가 지긋하다.

“그들을 무척 존경한다. 그들이야말로 이 음악을 창작해온 분들이다. 리 코니츠나 필 우즈같은 사람들을 알게된 것은 초현실적인 경험이다. 색소폰을 시작하면서 그들의 레코드를 들어왔다. 리 코니츠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유명한 ‘Birth of the Cool’의 색소폰주자였으며, 필 우즈는 퀸시 존스의 빅 밴드에서 활동했었다. 이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영광이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지난해 뉴포트에서 트럼펫주자 크리스 보티의 콘서트를 무대 객석에서 유심히 보더라.

“지난해 내 18세 생일에 크리스와 함께 연주했었는데, 무척 좋았다. 그때 크리스는 보스턴 인근에서 연주 중이었다. 크리스는 매우 달콤한 남자로 우린 무대에서 즐겁게 연주했다. 무척 친절한 남자이자, 위대한 뮤지션이다. 그의 밴드를 무척 좋아한다!”

▶19세 생일을 어떻게 보냈나.

“13일과 14일 뉴욕의 전설적인 아폴로시어터에서 ‘할렘 재즈 슈라인 페스티벌’에서 세 차례 연주했다. 베니 카터, 펫주자 와이클리프 고든, 보컬리스트 카라 쿡, 전설적인 탭댄서 사비옹 글로버 등과 공연했다. 내 생일엔 뉴욕에서 부모님, 남자친구와 뮤지컬 ‘애브뉴 Q’를 보고나서 디저트를 먹었다. 다음 날 미네아폴리스로 가는 오전 6시 비행기를 타야했기 때문에 일찌감치 자야했다.”

▶남자 친구가 있나.

“버클리에서 만난 베이스 연주자로 7개월째 사귀고 있다. 그에게서 영감을 얻어 쓴 곡도 있다!”

▶색소폰이 첫 악기는 아니었다.

“여섯살 때 클래식 피아노를 시작했다. 하지만, 난 피아노 연습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집에서 부모님이 틀어주는 재즈 음악을 들으며 자랐다. 특히 스탠 게츠의 색소폰 연주를 좋아했다. 색소폰을 발견한 후 난 이게 내 악기가 될 것이라는 걸 알아챘다.”

▶스탠 게츠가 좋았던 이유는.

“그의 사운드와 멜로디를 사랑한다. 처음 그것에 매혹되었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매혹시킨다. 스탠은 호른(horn)을 통해 노래한다.”

▶첫 재즈 선생은.

“첫 색소폰 선생님은 제임스 메렌다였는데, 처음부터 즉흥연주에 빠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는 연습을 재미나게 만들어주었다. 우린 튠을 배우는데 무척 집중했고, 공부를 시작한 지 6주 후에 첫 연주회를 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그 전에 엄청나게 많은 음악을 들어오면서 귀를 통해 노래를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공부의 스케일이나 디테일은 나중에 왔다.”

▶지금 녹음하고 있는 건.

“지금 새 음반 녹음을 거의 마쳤다.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데뷔 앨범인데, 무척 신이 난다. 싱글로 곧 나올 것이다.”

▶작곡은 어떤 과정을 거치나.

“피아노로 곡을 많이 쓴다. 사람, 장소, 경험 등 모두 작곡에 영감을 준다. 마감시간. 반드시 끝내야하기 때문에 또한 노래 만드는데 영감을 준다!”

▶쓴 곡의 수는.

“이제까지 약 100여곡이 되는 것 같다. 그 중 여러 곡은 음반에 녹음했다. ASCAP(미음악가협회, The American Society of Composers, Authors and Publishers)과 ISC(International Songwriting Competition, 국제작곡콩쿠르) 등지에서 상을 받아 영광이다.”

▶레이디 가가 음악을 좋아하나.

“어떤 노래는 좋아한다. 난 재즈뿐만 아니라 옛날 팝송, 현재 팝송, 리듬앤블루스, 세계 음악, 퓨전 등 모든 장르의 음악에 귀를 열고 있기 때문에, 라디오에서 나오는 곡을 그냥 듣는 걸 좋아한다.”

▶재즈는 본인에게 무엇인가.

“재즈는 내게 즉흥성이다. 재즈는 현재의 순간에 즉흥적으로 무엇이라도 표현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다.”

▶아직 음주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닌데, 클럽에서 노래하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아직 21세가 되지 않아 술은 안 마신다! 좀 지루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 난 물을 엄청 좋아한다. 물은 건강하고, 리프레싱하다. 차도 많이 마시지만, 소다는 잘 안마신다.”

▶아시안으로서, 여성으로서, 틴에이저로서 재즈 뮤지션이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아시안 여성 아티스트로서 재즈라는 음악에 새로운 보이스를 대표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아시아계 소녀가 색소폰을 연주하는 건 정말 드문 일이지만, 나는 포용한다. 내가 지구촌의 많은 아시안 소녀들에게 영감을 주고, 국적이나 스테레오타입과 무관하게 자신이 정말 열정을 갖고 할 수 있는 것을 고수하라고 말하고 싶다. 난 어렸을 때 내가 열정을 갖고 좋아하는 무언가를 발견해서 정말 행복하다. 음악을 연주하고 창작하는 것은 내겐 ‘직업’이 이상의 것이다.”

▶서른살의 그레이스 켈리를 상상한다면.

“연주, 편곡, 그리고 많은 연주자들과 협연하는데 성공했으면 좋겠다. 나의 꿈은 장르를 만들고, 세대 차를 좁히는 것이다. 여러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기에, 유동적으로 융합된 음악을 창작하고 싶다. 퀸시 존스나 듀크 엘링턴이 말했듯이 나도 좋은 음악을 좋아한다. 사람들이 후대에 내 음악을 듣고 ‘그레이스 켈리처럼 들리는 걸!’이라고 말해준다면 좋겠다.”



▶☞그레이스 켈리는
1992년 매사추세츠주 웰슬리에서 태어나 두 살 때 한인 부모가 이혼, 다섯살 때 어머니(장유정씨)가 로버트 켈리씨와 재혼하며 이름이 그레이스 켈리가 됐다. 10세 때 색소폰을 시작, 12세에 첫 앨범 ‘Dreaming’을 낸 후 ‘그레이스풀리(GraceFully)’’무드 체인지‘ 등 6개의 앨범 출반. 2007년 ASCAP 재단 청년 재즈작곡가상을 비롯 재즈 전문지 ‘다운비트’가 선정하는 학생 연주가상·보컬리스트상·작곡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16세에 버클리음대에 전액장학금을 받고 입학했다. 2008년 보스턴음악상 최우수 재즈 연주자상, 2010 보스턴음악상 최우수 재즈 아티스트상 수상. 리 코니츠, 필 우즈 데이브 브루벡, 행크 존스, 윈턴 마살리스, 케니 바론, 해리 코닉 주니어, 다이앤 리브스 등 살아있는 전설들과 세계 곳곳에서 500여회 이상의 콘서트를 열어왔다.
박숙희 문화전문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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