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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햄버거'로 요식업계 돌풍 이끈다…신개념 레스토랑 맨해튼 '소셜 이츠'

셰프 안젤로 소사와 한인 사업가 바비 곽·조셉 고 의기투합
'이터닷컴' 주최 미 최고 햄버거 대회 우승…전국 확장 계획

최근 햄버거 업계에 지각 변동이 일었다. 미국 전역에서 '좀 먹을 줄 안다'는 푸디(foodie)들이 종교처럼 떠받드는 웹사이트 '이터닷컴(www.eater.com)'이 주최한 '미국 최고의 햄버거 대회'에서 비빔밥 버거가 1등을 거머쥔 것. 맨해튼(232 E. 53스트릿)에 문을 연 지 100일도 채 안된 레스토랑 '소셜 이츠(www.socialeatz.com)'의 메뉴가 미 전국 햄버거 톱을 차지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많은 푸디들은 비빔밥 버거라는 생소한 이름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대체 누구의 머리에서 이 메뉴가 나왔을까. 비빔밥 버거 탄생 뒤에는 '톱 셰프' 안젤로 소사와 한인 투자가 바비 곽·조셉 고가 있다. 이 둘은 타임스스퀘어 근처에서 클럽 '서클'을 운영하는 차세대 한인 비즈니스맨. 이들을 포함한 총 6명의 투자가들은 앞으로 32스트릿 한인타운, 브루클린 등으로 신개념 한식 레스토랑을 확장하고, 곧 미 전역으로 사업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메뉴는 안젤로 소사가 맡는다. 최근 소셜 이츠에서 이들을 만나 소셜 이츠의 탄생, 한식에 대한 비전 등을 들었다.

겉은 하얗지만 속은 노란 톱 셰프, 안젤로 소사

브라보채널에서 시즌 8을 기록하고 있는 '톱 셰프(Top Chef)'는 미 전역 요리사들이 챌린지를 겪으면서 살아남는 리얼리티 쿠킹쇼다. 매 시즌마다 앤서니 보르댕, 에릭 리퍼트, 톰 콜리키오 등 내놓으라하는 셰프들이 심사위원으로 나와 독설과 칭찬으로 셰프들을 울고 웃게 만드는 이 쇼는 브라보채널의 톱 프로그램. 안젤로 소사는 시즌 7에 출연해 아시안 색이 짙은 메뉴로 주목을 받았다. 최근 각 시즌 스타들만 다시 모은 '톱 셰프 올 스타'에 다시 출연하기도 했다.

안젤로 소사의 아시안 영감은 셰프 장 조지 봉거리텐의 영향이 짙다. 그는 '장 조지' '스파이스 마켓'에서 일했고, 그 후 뉴욕의 '부다칸' '모리모토', 알레인 두카스의 '스푼 푸드 & 와인' 등에서 레스토랑 메뉴를 개발했다. 그러다 최근에는 '욤차' '시에 시에' 등 자신만의 캐주얼 레스토랑을 열고 닫기를 반복하다가, 소셜 이츠에 참여해 한식에도 발을 디뎠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아버지와 이탈리안 어머니 밑에서 자랐지만, 그의 DNA는 아시안이다. 피부는 하얗지만, 속은 아시안과 닮았다는 뜻의 '달걀'이란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하다.

태국, 인도 등 아시안 스파이스를 섭렵하고 있는 안젤로였지만 한국 음식이 낯설었던 것은 사실. 안젤로에게 한식을 소개하는 것은 바비와 조셉의 몫이었다. 갈비에서부터 김치찌개, 된장찌개, 쭈꾸미볶음, 비빔냉면 등 플러싱과 뉴저지, 32스트릿 한식당을 순례하면서 안젤로의 미각을 한식으로 길들였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비빔밥 버거다.

▶비빔밥과 버거, 생소한 두 단어의 조합인데.
"비빔밥 버거는 한식 전통 음식을 소개하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일반 미국인들이 이 햄버거를 맛 보고, 이 맛의 기반인 진짜 전통 비빔밥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하게 될 것 아닌가. 비빔밥에 들어가는 달걀은 살짝만 익히지만, 햄버거에 올려야 해서 우리는 좀 더 익혔다. 노른자가 약간 흐르는 그런 맛과 질감을 살렸다."

▶그래도 좀 적응이 안되는 컨셉트인데.
"'메신저'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시안의 모든 맛과 그 뒤에 숨겨진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아, 지금의 고객들이 다가갈 수 있는 맛으로 변화를 시도한 것뿐이다. 아이오와주에 사는 미국인 농부가 어떻게 비빔밥을 알고 먹겠나. 하지만 햄버거를 주면, 일단 먹어보고 '아? 비빔밥이 뭘까' 알고 싶어하게 된다. 좀 센 표현 같지만 그런 면에서 소셜 이츠는 한식을 지키는 수문장 같다고 본다."

▶한식은 어디서 어떻게 배웠나.
"바비와 조셉에게 공을 돌린다. 플러싱 마포갈비 등 한식당에 데리고 다니면서 더 다양한 한식을 소개해 줬을 뿐 아니라 제대로 한식을 배울 수 있는 리소스를 제공해 줬다. 그렇게 배우면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동시에 한식은 물론 한국 문화를 존중하게 됐다. 또 한국행을 계획 중이다. 그곳에서 한식과 한국에 대해 더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한식은.
"떡과 불고기, 그리고 김치찌개."

▶장 조지 봉거리텐의 영향이 큰가.
"장 조지가 아시안 음식에 대한 영감을 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시아 여행에서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시안 음식은 뭐랄까, 새로 찾은 사랑과 같다. 그렇게 찾은 사랑에 나만의 설명을 내놓고 싶다."

▶한식은 조리 시간도 길고, 어렵다는 평이 많다.
"열정이 있다면 어렵지 않다. 내가 아시안 음식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쉽고 빠르게 배우는 편이다."

▶이번 메뉴 개발에 얼마나 걸렸나. (소셜 이츠의 메뉴는 현재 디저트를 포함, 23개다.)
"메뉴 개발에 꽤 분석적인 편이다. 만들 때 모든 메뉴가 시그니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만든다. 총 한 달 정도 걸린 것 같다."

▶이제, 비빔밥 버거 맛 좀 볼까.
"어, 오늘 벌써 다 팔렸는데?(웃음)"

비빔밥 버거 사이즈는 작은 뚝배기만 했다. 참깨가 듬뿍 얹힌 햄버거 빵 안에는 두툼한 고기 패티, 비빔밥에 들어가는 온갖 야채 피클, 참기름이 첨가된 고추장 소스, 달걀이 숨어 있었다. 빵 대신 밥이 있다면, 그대로 비벼 먹어도 좋을 정도로 비빔밥과 흡사한 모습이고, 맛이었다. 비빔밥을 아는 사람에게도 특이한 이 메뉴가 일반 미국 대중의 입맛을 어떻게 파고들지 궁금해졌다.

▶입맛은 너무 주관적이다. 어떻게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키나.
"지금까지 내가 배운 것은 맛의 객관성이다. 내가 나만을 위해 요리한다면 상관이 없지만, 남을 위한 요리라면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내 객관성은 'Y 팩터', 즉 '야미(맛있는) 팩터'다. 지금까지 스파이스 마켓, 장 조지 등에서 일하면서 사람들의 입맛을 어떻게 사로잡을 수 있는지 배웠다. 또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반응에 반응하는 것이다. 난 추출기라고 생각한다. 재료에서 맛을 뽑고, 사람들의 반응에서 또 맛을 뽑아낸다. 피드백과 비판 속에서 나를 키우고 변화시키는 것이 셰프의 일이다."

▶그런 생각은 '톱 셰프'에 출연하면서 배웠나.
"맞다. 정말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던 경험이었다. 좋은 의미에서 내가 많이 깨졌다. 사람과 음식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내 음식은 무엇인지, 나는 또 누구인지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됐다."

▶'톱 셰프', 솔직히 짜고 하는 것 아닌가.
"아니다. 정말 장난 아닌 경쟁이다. 여기 내 흰 수염 좀 봐라(웃음). 정말 스트레스가 심한 시간들이었다. 예고 없이 주어지는 도전 과제에 금방 반응하고, 움직이고, 요리하는 법을 배웠다. '톱 셰프'에 출연한 것은 내 생의 축복이었다."

어머니가 이탈리아인이다. 이탈리아인은 한인과 비슷하다고 알려졌는데.
"이탈리안은 지극히 가족 중심이다. 하지만 한인들도 음식을 놓고 몇 시간이나 이야기를 하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더라. 내 한식이 꼭 전통적인 한식은 아니다. 하지만, 가족과 친구들이 음식을 놓고 시간을 보내는 그런 문화적인 전통을 담아낼 수 있는 한식인 것은 맞다."

▶고급 레스토랑 대신, 캐주얼 레스토랑만 고집하는 이유는.
"음식은 맛이 있어야 한다. 꼭 식당이 고급스러울 필요는 없다. 내 철학, 열정, 감정만 전달된다면 상관없다. 소셜 이츠의 메뉴는 확장될 수 있는 모델이다. 고급 식당은 그것 하나로 끝나지만, 소셜 이츠는 100개 매장으로 더 늘어날 수 있는 메뉴를 갖고 있다. 셰프로서 내 철학은 아무리 세상에서 가장 좋은 탤런트가 있어도 비즈니스 마인드가 없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게 없으면 내가 우리 비즈니스 팀을 제대로 지원할 수 없고, 그러면 결국 내 재능도 크지 못한다."

조진화 프리랜서

바비와 조셉은 타임스스퀘어 근처의 클럽 '서클' 비즈니스맨들이다. 그런 이들이 밥 장사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지금까지 누구도 선보이지 않은 한식을 소개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뉴욕에 불고 있는 아시안 푸드 파도를 타면서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뉴욕시에 신개념의 한식을 소개하고, 점차 미 전역으로 퍼뜨린다는 계획이다. 우선 소셜 이츠를 선보였고, 올 가을에는 32스트릿 한인타운에 두 가지 개념이 공존하는, 그들의 표현대로 '혁신적인' 한식당을 오픈한다. 또, 브루클린에도 3500스퀘어피트 규모의 식당 오픈을 앞두고 있다.

▶코릴라, 김치 타코 등 한식 붐이다. 또 다른 한식당이 들어서야 하는 이유는.

바비: "소셜 이츠에는 톱 셰프가 있다. 요즘 뜨는 식당들이 아시안 푸드 컨셉 중심이라면, 우리는 컨셉과 음식의 맛을 모두 강조한다. 또, 사업 확장 플랜도 구체적이다. 현재 우리를 포함해 투자자들이 6명인데 이들이 현재 뉴욕시에 갖고 있는 레스토랑만 15곳이다. 소셜 이츠는 시작일 뿐이다. 우리가 앞으로 얼마나 더 나갈 수 있는 지 보여 주는 것 뿐이다."

조셉: "물론, 또 다른 한식당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계획은 미국 중부까지 진출하는 것이다. 우리는 한식을 중부 미국인에게까지 소개하는 더 큰 그림을 갖고 있다."

▶올 가을에 한인타운에 들어설 새로운 한식당 컨셉은.

조셉: "현재 한식당들은 너무 획일적이고, 전통적이다. 어느 식당을 가든지 비슷한 메뉴들만 있다. 새로운 것이 나와 줘야 할 시기다. 전통 한식을 현대화된 개념으로 재해석해 한인과 미국인 모두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나와야 한다."
바비: "예를 들어, 모든 식당 반찬이 다들 비슷비슷하다. 왜 반찬은 콩나물, 김치, 멸치 볶음 같은 것만 있어야 하나. 왜 보쌈을 시켜도 어느 레스토랑이나 똑같은가. 셰프 안젤로는 전혀 다른 개념의 반찬을 선보일 것이다."

▶소셜 이츠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메뉴는.

바비: "눈을 감고 찍는 것이 그날의 내 최고의 메뉴다(웃음). 우리는 한국 사람이라서 비빔밥의 맛을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비빔밥 버거를 먹을 때는 지금까지 알고 있는 비빔밥 개념을 모두 버려야 한다. 한 입 물면, 비빔밥 버거의 어퍼 컷 충격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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