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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서 부는 바람 서에서 부는 바람] 정말 세상의 종말 다가오고 있나?

허종욱/한동대 교수

세상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21일이 그날이었다. 자칭 기독교방송인 미국 패밀리라디오(Family Radio)의 대표 해롤드 캠핑이 주장하는 말이었다. 그는 이날 지구상에 대재앙, 예수님의 재림, 그리고 휴거(예수님에 의해 하늘로 들려받음)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예언했다. 그러나 그는 성경적인 계산을 잘못했다고 하면서 그날을 10월 21일로 바꾸었다. 따라서 그의 예언이 맞는지 여부는 5개월을 더 기다려봐야 된다.

 그는 1994년에도 비슷한 예언을 했으며 그 때도 허공을 쳤다. 그의 변명은 성경의 예언이 잘못 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성경적인 계산을 잘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1994?’라는 책을 출판한 바 있다. 이 책의 제목에 물음표를 붙인 것은 자신의 계산이 잘못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캠핑은 패밀리 라디오의 실제적인 소유주며 전국에 70여개의 패밀리 라디오 네트워크를 통해 포럼(Forum)이라는 주말 성경대담 프로그램을 통해 기독교인들뿐 아니라 일반인들 가운데서도 50여년 동안 적지 않은 인기(?)를 끌었다.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출신 캠핑은 신학을 따로 전공 한 바는 없다.

 캠핑은 그의 예언을 성경에 근거하고 있다. “사랑하는 자들아 주께는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은 이 한 가지를 잊지 말라”는 베드로후서 3장8절 말씀이다. 그는 창조를 기원전 1만1013년으로 보며 노아홍수는 창조 후 4990년에 일어났고 금년이 노아홍수 7000주년이며 지구의 종말년이라는 것. 그는 하루를 1천년으로 계산하여 7일 되는 날짜가 2011년 2월17일인데 이를 오늘날의 양력으로 계산하면 5월21일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었다. 나는 아무리 그의 성경적인 계산법을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방법이 없다.



신약은 하나님의 때는 아무도 모른다고 언급하면서 “생각지 않을 때에 인자가 오리라”(마 24:44)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미루어 볼 때 캠핑의 심판의 날 공표는 성경적인 근거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캠핑의 예언은 TV, 신문, 빌보드등 광고를 통해 미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번져 나갔다. 패밀리라디오는 방송망을 통해 올인 캠페인을 전개했으며 미주 교포신문에도 광고가 실려 한인 기독교인들 뿐 아니라 동포사회에 일종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캠핑의 예언은 1992년 다미선교회 이장림 목사의 사건을 일깨워줬다. 이 목사는 그해 10월28일을 휴거일로 선포했다. 한국 기독교계뿐 아니라 외국에도 적지 않은 태풍을 일으킨 사건이었다. 그 무렵 러시아와 라트비아를 순회공연하고 있었던 한국 횃불선교합창단이 모스코바 공연을 하고 있을 때 나는 많은 다미선교회 회원들이 공연장에 와서 러시아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돌리는 것을 보고 정말 휴거의 때가 곧 올 것으로 생각했다.

 한국에서는 많은 교사와 공무원, 회사직원, 사업가들이 직장을 버리고 휴거를 기다리는 집단생활을 했다. 신도들이 재산을 다미선교회에 헌납했다. 이 목사는 34억원의 재산헌납액을 가로챈 죄로 같은 해 9월 25일 사기죄로 구속됐다. 그러나 다미선교회 회원들은 이 목사를 찰떡같이 믿었다. 휴거날인 10월28일까지 기다려 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그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이목사는 징역 2년 선고를 받고 ‘휴거’를 교도소에서 보냈다.

 나는 캠핑의 예언은 성경적인 근거가 미약하며 따라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굳게 믿는다. 그러나 캠핑이 이번 기회에 기독교인들에게 주는 강한 메시지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지금 지구촌 각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진, 쓰나미, 화산 등 자연재해를 보거나 동성결혼, 마약중독, 살인범죄 등 혼탁한 사회현상을 보면 지구의 마지막때가 오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낳게 한다. 이런 징조들을 통해 기독교인들이 마지막때를 절실히 준비해야 한다는 하나님의 신호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심판의 날이 내일 오든 1년 뒤에 오든 그 날을 알지 못하든 늘 한결같아야 되지 않을까?

 감리교 창시자인 요한 웨슬리는 죽기 5일 전까지도 60년간 해온 한결같은 삶을 반복했다고 한다. 그는 84세의 노구였으나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기도를 하고 설교를 준비하고나서 50여리가 넘는 곳까지 찾아가 전도를 했다. 그는 늘 ‘오늘이 주님이 오시는 날’로 여기고 살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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