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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현의 시가 있는 벤치-213] 애월 바다

이정환/시인·문학평론가

애월 바다

-이정환

사랑을 아는 바다에

애월, 하고 부르면 명치끝이 저린 저녁

노을은 하고 싶은 말들 다 풀어놓고 있다

누군가에게 문득 긴 편지를 쓰고 싶다

벼랑과 먼 파도와 수평선이 이끌고 온

그 말을 다 받아 담은 편지를 전하고 싶다

애월은 달빛 가장자리, 사랑을 하는 바다

무장 서럽도록 뼈저린 이가 찾아와서

물결을 매만지는 일만 거듭하게 하고 있다

 마음 붙어 떨어지지 않는 발길 제주 어디엔들 없으랴. 하지만 이곳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애월 해안도로 드라이브 코스. 파도는 갈기를 세워 검은 바위에 하얗게 부서진다. 달리는 차와 사람까지 모두 핥아갈 것 같다. 석양, 하고 싶은 말 다 풀어놓는 노을은 말 대신 황홀한 얼굴로 가장 쓸쓸한 모습을 보인다. 노을은 언제 어디서나 그런다.

무장 서럽도록 뼈저린 이가 찾아와서 물결을 매만지는 일만 거듭하게 하는, 이것이 애월의 숨소리, 말, 얼굴이다. 애월 바다 눈 가득 들어오는 해안, 도로변에 있는 숙소는 부드러운 곡선의 해안선과 무한대로 펼쳐진 쪽빛 수평선 따라 환상 꿈꾸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 있는 분 거기 꼭 같이 한 번 가볼 일이다. 가서, 둘이 바다 말, 노을 말 함께 들어볼 일이다. 스스로도 바다노을 돼 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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