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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과학자의 세상보기] 사이비종말론

지난 5월 21일은 원래 이 세상이 끝나기로 되어있는 날이었다. 해롤드 캠핑씨의 주장이 그랬다는 말이다. 그에 의하면 이날 오후 6시에 착한사람들이 하늘나라로 올라가게 되는데 (Rapture) 그 숫자가 지구인구의 3%쯤에 해당한단다. 아내에게 자주 혼나는 것으로 봐서 그 3%에 들리 없는 필자도 이 세상과 함께 결단이 날 판국이었다. 하지만 그시간에 우리가족은 그런 상황따위는 까맣게 잊은채 맛있게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필자가 자라오면서 들어본 종말론만 해도 1981년말, 1982년 10월~11월. 1988년 등 수도없다. 한국에서도 한 종교단체가 92년 10월 28일에 말세가 온다고 주장했다 큰 파문을 일으킨적이 있다. 베이지역 주민인 캠핑씨는 1994년에도 이 세상의 종말이 온다고 주장했었는데 별다른 일이 없자 2011년 5월 21일이 맞는 날짜라고 주장을 바꾼바있다. 차량이나 버스정거장, 이웃집 마당에서 5월 21일이 심판의 날임을 알리는 광고판을 본 분들이 있을텐데 그게 다 캠핑씨의 추종자들이 자신의 재산을 헌납해서 마련한 것들이다.

캠핑씨는 수비학(数秘術, Numerology), 즉 숫자에 숨겨져있는 우주와 역사의 비밀을 연구한다는 학문을 이용해 종교경전을 연구했고 그 결과 이런 심판날짜를 계산해냈다고 주장한다. 물론 정통적인 신학자들은 그가 어떻게 그런 계산을 해냈는지 도무지 납득이 않간다는 반응이다.

자신의 예측이 또한번 빗나간 캠핑씨는 이번에 정신을 좀 차렸을까? 웬걸, 검산(?)을 다시 해보니 올 10월 21일이 진짜 심판날이라는 것이라는 것이 그의 새로운 주장이다. 황당한 것은 이렇게 센세이널한 종말론 따위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큰 돈을 번다는 것이다. 책이나 강연료, 또는 방송에 출연하며 돈을 벌고 광신적인 추종자들로부터 기부금을 받기도 한다.

1999년에도 Y2K대재앙설이 있었다. 세상의 컴퓨터들이 1999년 다음의 2000년을 인식못하기 때문에 세상에 대혼란이 온다는 것이었다. 서기 999년에도 세기말적 혼란이 벌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사이비예언가들의 말세론에 현혹되어 자신의 재산을 모조리 갖다 바쳤던가 탕진해버렸다던가 하는 일이 많았던 것이다.

2012년 12월 21일에 세상의 끝이 온다는 주장도 있다. 고대 마야족이 남긴 달력이 이날에서 끝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날 한 시대가 끝나고 새 시대가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할뿐이라는 전문가의 의견은 상품가치가 없어 별로 주목받질 못한다. 유명한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의 1999년 7월 지구종말설도 실은 2012년을 의미했던 것이라는 재활용(?) 종말론도 있다. 급기야 ‘2012년’이란 재난영화도 나온 모양이지만, 진짜로 내년에 무슨일이 날거라면 누가 지금 영화 따위를 만들며 돈벌 궁리를 하겠는가. 북한은 2012년 종말설에 특히 질겁을 한다. 김일성 주석의 탄생100주년이 2012년이라 절대 나쁜일이 일어날리 없고 또 일어나서도 않되기 때문이다.

과학자가 예견하는 세상종말은 어떠할까? 현재 우리 태양의 나이는 한창때의 장년기에 해당하는 50억년 정도이다. 앞으로 남은 약 50억년의 수명이 다하면 태양은 거대한 적색거성 (Red giant)으로 부풀어오르게 된다. 워낙 커지다 보니 지구도 삼켜버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전에 이미 지구상의 물은 다 증발해 버릴 것이고 대기도 우주로 날아가 버렸을 것이니 동식물이든 미생물이든 지구엔 생명체가 존재할수 없게된다. 겁나는 얘기지만 이것은 자그마치 수십억년이 지난 미래의 일이다. 우리의 먼후손들은 새 별을 찾아 우주를 여행할 기술력을 가지게 될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우리나 잘 살도록 하자.

- 글 내용에 관한 문의나, 다루어졌으면 하는 소재제안은 [email protected]으로 -



최영출 (생물공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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