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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인물열전] 아히야…야훼 신앙으로 왕권에 도전한 선지자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교무처장

이스라엘이 남 유다와 북 이스라엘로 분단되어 분열왕국 시대로 접어들 무렵 무명에 가까운 한 선지자가 역사의 무대에 등장했다. 솔로몬의 정략결혼은 후궁들과 첩들이 가져온 온갖 이방신들로 왕궁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전역을 이교신앙(異敎信仰)으로 물들게 했다.

온갖 건축공사에 드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솔로몬이 부과한 지나친 과세와 악정(惡政)으로 인하여 백성들의 원성은 고조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혼탁한 시기에 종교혼합주의를 배척하고 순수한 야훼신앙을 고수한 선지자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아히야였다.

아히야는 솔로몬의 죄악에 대한 임박한 심판을 예언하였는데 그는 실로의 제사장 가문 출신의 선지자였다. 실로는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정착하던 초기 시대부터 이스라엘 역사와 종교의 센터였고 정치와 군사의 중심지였다. 오래전부터 실로는 법궤가 있던 중앙 성소의 역할을 담당해 왔기에 야훼종교의 중심지였던 셈이다. 철저한 야훼신앙을 고수한 아히야는 솔로몬의 반(反) 야훼적 신앙과 통치로 인해 솔로몬 왕국의 뿌리에 놓인 하나님의 심판의 도끼를 보았다.

솔로몬이 벌인 공사의 감독관이었던 여로보암을 만난 아히야는 자신이 입고 있던 새 옷을 벗어 열 두 조각으로 찢으며 여로보암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너는 열 조각을 가지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이 내가 이 나라를 솔로몬의 손에서 찢어 빼앗아 열 지파를 네게 주고 오직 내 종 다윗을 위하고 이스라엘 모든 지파 중에서 택한 성읍 예루살렘을 위하여 한 지파만은 솔로몬이 다스리도록 남겨 주겠다." 아히야는 여로보암이 장차 분열 이스라엘 왕국의 초대 왕이 될 것을 예언했다.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던 솔로몬 통치시절에 왕국의 심판과 새로운 왕의 탄생을 예언한 아히야는 대단한 배포를 지닌 선지자라 아니할 수 없다. "사람의 행위를 따라 갚으사 각각 그의 행위대로 받게 하시는" 하나님의 엄중한 심판의 메시지는 그대로 이루어졌다. 이후 솔로몬까지 3대째 내려온 통일 왕국은 아히야의 예언대로 남 유다와 북 이스라엘로 분열되었으니 야훼를 떠난 지도자의 실정(失政)이 낳은 참담한 결과였다.

솔로몬의 실정으로 왕에 등극한 여로보암은 종교적 정통성을 획득하기 위하여 남 왕국 유다의 예루살렘 성전에 대응할 새 예배 처소를 만들었다. 그 예배 처소에 여로보암은 금송아지를 만들어 세웠다. 여로보암은 북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배를 드리러 예루살렘 성전에 가는 것을 막으려는 정치적 목적 때문에 야훼신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책을 시행했다.

우상을 만들지 말고 목상이나 주상을 세우지 말라는 야훼의 명령을 무시한 채 금송아지 상을 만들었고 자기 임의대로 레위인 아닌 자로 제사장까지 삼았으니 솔로몬 실정의 재판(再版)이 아니던가? 오히려 솔로몬보다 더 악행을 자행했으니 아히야는 여로보암과 북 이스라엘 왕국의 역사에 심판을 선언하였다. "여호와께서 여로보암의 죄로 말미암아 이스라엘을 버리시리니 이는 그도 범죄하고 이스라엘로 범죄하게 하였음이니라" 아히야 선지자는 장차 200년 후에 일어날 이스라엘의 파멸을 예고하고 있으니 야훼 신앙의 '중심/과녁'을 벗어난 죄('죄'는 헬라어로는 '하마르티아'로 그 뜻은 '과녁을 벗어나다'이다.)의 결과는 이스라엘 역사의 탈선과 파멸이었다.

슈펭글러와 토인비는 "역사는 돌고 돈다"고 했다. 죄로 물든 역사의 악순환 속에서 궁극적 희망은 밑둥치 잘리고서 그루터기만 남은 인간 역사에 여전히 새 싹을 틔우시는 하나님의 변함없는 긍휼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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