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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소통…기사 그 후] 지구 종말 실망하셨습니까?

혹시 실망하셨습니까?

종말은 오지 않았습니다. 5월21일 오후 5시 59분 현지시각으로 전세계 각 지역에서 대지진이 시작된다더니 한 시간이 지나도 심지어 하루가 지나도 세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날 지구가 멸망한다고 주장한 사람은 북가주 오클랜드에 있는 신흥종교단체이자 방송국인 '패밀리 라디오'의 설립자 해럴드 캠핑(89) 목사입니다. 본지는 지난 18일 캠핑의 종말론을 처음 보도했습니다. 그는 노아의 홍수를 묘사한 성경 구절들을 이리저리 끼워 맞춰 심판의 날인 21일에 선택 받은 2억명만 휴거(하늘로 올라감)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종말 예정시간 그 후의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22일 AP통신은 오클랜드 시카고 디트로이트 뉴올리언스 뉴욕 샌프란시스코까지 미 전국 6개 지역 특파원들이 취재한 캠핑과 추종자들에 대한 기사들을 한데 묶어 심층 보도했습니다.

'종말의 날'이었던 21일 패밀리 라디오 앞에는 수 백명이 모였다고 합니다. 추종자들은 휴거를 자축하려고 신발 모양의 풍선을 하늘로 띄우면서 오후 6시 10초전부터 카운트다운을 했답니다.

열까지 다 세고 나도 아무 일이 없자 추종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은 '선택 받았다'고 철썩 같이 믿고 모든 것을 버린 사람들입니다. 트랙터 운전사인 키스 바우어씨는 휴거를 대비하기 위해 직장과 집을 버리고 밴에 가족을 태운채 매릴랜드에서 오클랜드 패밀리 라디오 본사 앞까지 3000마일을 운전했습니다.

캠핑 목사는 이미 지난 1994년 한차례 종말론을 주장했던 전력이 있습니다. 전세계의 조롱을 무릅쓰고 그가 두 번씩이나 종말론을 주장한 이유가 뭘까 궁금했습니다.

워싱턴타임스지에 따르면 캠핑의 패밀리 라디오에는 2009년 한 해 동안에만 헌금 등 1830만달러의 기부금이 전달됐다고 합니다. 그의 자산은 1억400만달러로 보고됐습니다.

종말론 한번에 보통사람은 평생 만져 보지도 못할 거액이 모였으니 창피를 당하는 일이 대수겠습니까. 한 주류언론은 사설에서 '부자가 되고 싶으면 종교를 창시하라'고 캠핑을 꼬집었습니다.

전세계 40여개국에 설파된 캠핑의 종말론 추종자중에는 한국인도 있었습니다. 그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들의 믿음이 부족해서"라고 했습니다.

종말은 오지 않았지만 종말론은 다시 또 우리를 찾아올 것이 분명합니다.

또 실망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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