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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예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한수미/영댄스 대표

아름다운 청춘이 지금 내 앞에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청춘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변에는 청춘 못지 않는 힘과 열의로 자신의 분야에서 늦깎이로 두각을 나타내거나 나이와 상관없이 일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동문들과 크루즈여행 계획을 잡고 댄스파티를 위해 열심히 레슨을 받는 친구 같은 70대의 K부부가 있다. 그들이 다정다감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서로를 배려해주는 멋진 모습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인데 나도 그 나이에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주에는 유리병에 꽂은 핑크빛의 모란꽃을 선물로 받았다. 앞마당에서 정성스럽게 가꾸는 꽃이라며 편지와 함께 환한 미소로 나에게 건넨다. 곱게 접은 편지에는 김영랑 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 구절이 씌어 있었다. 정성스러운 손길에 가슴이 뭉클해지며 젊고 멋지게 살아가는 모습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다.

한국에서는 지난 설 특집 '세시봉 콘서트'가 특히 중년들의 감성을 자극하면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60세가 넘은 그들의 나이가 무색하리만큼 시청자들에게 젊은시절의 에너지가 전달됐다. 또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중년의 고단한 현실에 위로와 함께 옛 추억에 흠뻑 빠지게 하는 감동할만한 무대였다.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 등 옛 통기타 가수들이 중년이 돼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다. 최근 고정관념을 깨는 실험 사례를 봤다. 우리 생애 최고의 뇌는 '중년의 뇌'라고 한다. 뉴욕타임스 의학전문기자인 바버라 스트로치는 중년의 뇌가 흔히 '퇴행하는 뇌'로 인식하는 20세기식 통념을 깼다고 한다. 실제 인지능력 검사에서도 어떤 나이 대보다 40∼65세 중년에 최고의 수행력을 보여 줬다는 것이다.

이제 고령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얼마나 건강하게 행복을 유지하면서 사느냐가 관심거리로 떠오르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올 가을 아들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M씨는 20여 년 전 뉴욕에 온 후, 처음 남편 대학동문회에 참석하였다가 많은 부부들이 춤을 멋지게 춰 부러워했었다고 고백했다.

문제는 남편이 춤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배우기를 꺼려해서 여태껏 기다리다가 아들 결혼을 앞두고 늦은 나이에 시작하게 되었노라며 새로운 스텝을 배울수록 그렇게 즐겁고 재미있을 수가 없다고 한다.

남편도 주치의 권유로 운동한다는 기분으로 선율에 맞추어 춤을 추며 건강을 지키려는 기대가 크다고 한다. 중년의 나이에 부부가 같이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등산, 걷기, 명상 등 얼마든지 있다.

친한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술을 마실 때, 연인이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서로 바라볼 때에도 몸 속에는 세로토닌이 형성된다고 한다. 세로토닌은 부정적인 감정과 충동을 조절해 온화한 마음을 만들어 주는 뇌 속 물질로 일명 '행복 호르몬'으로 불린다.

한국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가 펴낸 '세로토닌 하라!'의 저자 이시형 박사는 중년에서 노년에 이르기까지 뇌를 활성화시키는 훈련을 꾸준히 한다면 제2의 인생을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다며 세로토닌 연구에 흠뻑 빠져 있다고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앞으로 우리는 100세까지 아니 그 이상을 무병장수 하며 살아갈 수 있는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친구 같은 K부부는 현명하게도 이미 오래 전부터 '세로토닌적 삶'을 실천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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