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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신인문학상] 심사평-단편소설 부문…면밀한 구성·생략되고 집약된 문체 돋보여

중앙신인문학상에 응모한 40여 편의 작품들이 예년보다 더 참신한 소설적 허구와 의식 구조와 구성에 접근 신선하고 매력있는 테마와 탁발한 소재로 이민소설의 새로운 장을 열며 인간적 냄새와 희비애락을 동반 아름다운 비극 휴머니티한 감동을 창출하는데 성공했다.

좋은 소설이란 다음 장에 무엇이 나오나 서둘러 넘기게 되고 제목은 소설의 상징이며 암시임에도 대부분의 제목들이 완만 진부 소설다운 무드나 복선에 미흡. 충분히 소설로 승화될 소지가 있음에도 쉽게 신변 이야기나 수기로 주저앉아 장고 끝에 6편을 가리고 다시 최종의 3편으로 집약한다.

'돌다리에서 다시 찾은 봄'(고미군)은 소설을 넉넉히 쓸 수 있는 문장력과 서술력 이야기를 대동하면서도 끝내 허구가 없는 논픽션에서 탈피하지 못한 점이 흠 언젠가 소설기법을 익히는 날 소설가로 등단 되리라는 기대로 선외(選外)로 돌린다.

'지워진 도시'(배효석)는 추리소설 같은 흥미진진한 제목. 신호등 앞에서 번개처럼 교차한 30여년 전에 흘러간 여인의 환영 공간을 초월해 가는 장정들의 고달픈 병영생활. 강원도 술집에서 만난 여자를 둘러싼 서 병장과 장 상병과의 삼각관계 방황하는 한 여인의 애상(愛傷)을 비교적 리얼하게 묘사했으나 지루한 내용 등장인물의 복잡함이 선외로 돌리게 한다.



'코파카바나에 뜨는 달'(김은희)은 동성애를 다룬 이채로운 작품 현대적 이슈와 발랄한 현대감각이 자유분방한 편집실의 대화로 신선한 맛을 풍긴다. 코파카바나를 동경하는 유미와 은미의 최종의 열애의 장(場)에 약속대로 은미가 올 것인가 무슨 영화의 라스트 신을 연상. 세파와 편견에 맞선 내면 싸움의 결미가 여운과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나 서술적 설명 상황에 그쳐 동성애의 사회적 반목 갈등 위기를 심도있게 살려내지 못해 선 외로 미룬다.

'숙자가 천사를 만났다'(이상호)는 노숙자 40대 중반의 동수와 10대의 고아 아라와의 얽힌 배 고프고 추운 한데에서 노숙하는 처절한 사회상과 삶의 비화를 밀도 있게 절묘한 구성으로 갈등과 위기 역설적 반전 절정을 이루면서 군더덕지 없이 차분하게 전개되나 발단 부분의 비약이 다소 눈에 걸린다.

칠전팔기 끝에 재기한 동수가 '아라'가 남긴 메모장의 '빌려 먹은' 음식값을 주인에게 갚는 극적인 감동 훈훈한 휴머니티. 과거와 현재가 밀착 오버랩되는 동화 같은 순정소설. 면밀하게 짜인 구성 생략되고 집약된 문체의 묘기가 돋보여 "당선작"으로 천거한다.

'월광곡'(권이조)은 일정한 이야기를 저항이나 기복없이 무난히 끌고 간 기량이 돋보인다. 플라토닉한 민영우 교수와 제자 윤명주 간의 운명적 러브 스토리. 신혼 초에 식물인간이 된 남편을 뒤로 미국에 와 환상과 몽유에 시달리는 명주의 고독과 절망. 낯선 미국땅 무명의 공원 벤치에서 남편의 부보를 듣고 하얀 소복으로 새우처럼 구부려 죽어간 명주의 비애가 베토벤의 월광 곡을 타고 흐른다. 박상기 교수와의 일종의 반윤리적 위기 내적 갈등이 어떤 모티브에서 극복되는 반전의 장면이 아쉬워 '가작'으로 머물게 한다.

'건너야 할 강'(박숙자)은 제목이 주는 소설다운 매력 무엇이 있겠구나 하는 암시. 교수의 지적(知的) 고뇌가 점철하는 심리적 작품. 흔한 멜로나 센티에 빠지지 않고 작품을 일정한 수준으로 격상시킨 냉철한 문체. 미국 연인 '메기'에 대한 사모곡. 서먹한 친자(親子)확인의 묵시.

플롯이나 진행이 원활하고 부딪치는 동서양의 윤리관 문화의 충돌 초로 교수의 공허와 이질감 자괴심이 사막의 선인장처럼 고고하다. 아내 교수와의 냉랭한 대극이 좀더 깊이 터치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가작'으로 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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