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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담대한 중동 결단', 평화협상 새 전기 마련할까

이스라엘 거부·공화당 반발
내일 네타냐후와 정상회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19일 중동정책 연설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평화에 대한 제안 내용은 막판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교착상태에 빠진 중동협상과 관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국경선은 지난 1967년 당시 경계에 근거해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67년 3차 중동전쟁 이전 국경선을 협상의 근거로 해야 한다는 주장은 팔레스타인의 숙원이었고 미국 대통령이 이에 동조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곧 평화협상의 재개를 위한 이스라엘의 양보를 촉구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평화협상에서 양측의 국경선을 어디로 할 것인지는 지속된 논쟁거리였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월5일 아랍 제국을 향해 진격 불과 엿새만에 이집트 시리아 요르단 이라크군에 대승을 거뒀다. 이른바 '6일 전쟁'의 승전을 통해 수백만명의 팔레스타인이 거주하던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예루살렘 전역을 영토로 수중에 넣었다.

그 이후 40년이 넘도록 이스라엘이 점령해온 서안 가자 동예루살렘은 독립을 추구하는 팔레스타인의 시위와 이스라엘의 폭력적 진압 양측의 무력충돌이 악순환하는 끊임없는 분쟁의 진원지가 됐다.

따라서 1967년 전쟁전의 국경을 협상의 근거로 하라는 것은 이스라엘이 영토를 되돌려주고 그 대신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장하는 '영토와 안보를 주고받는 협상'을 하라는 제안인 것이다.

이스라엘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는 이 제안은 연설 직전까지 국가안보팀내에 회람된 연설문 초안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행정부내 의견이 갈렸기 때문이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대표하는 일부 그룹은 오바마 연설에서 국경선 획정을 비롯 예루살렘 분할 등 구체적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바이든 부통령 톰 도닐런 국가안보보좌관 데니스 로스 중동 보좌관 등은 "양측이 빨리 협상에 복귀해야 한다"는 일반론적 언급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전략적 판단으로 최종적으로 결심해서 국경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야심찬 제안이 평화협상을 추동하는 방향으로 기능할지는 미지수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거부 성명을 통해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국내적으로도 공화당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배신"이라는 성토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20일부터 시작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방미가 사태 진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중동 평화협상을 궤도에 올리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ㆍ외교력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는 장이 펼쳐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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