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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지는 구직난…대졸자 눈높이 낮춘다

학위 상관없이…
주유소·리커스토어 등 취직
부모 사업체에도…
아버지 도우며 미래 구상

#. 지난 해 뉴욕대를 졸업하고 LA의 부모 집으로 돌아온 김모(23)씨. 졸업 전부터 전공 관련 분야의 일자리를 찾았지만 여의치 않자 인근 유치원에서 시간제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다. 김씨는 "파트타임 일자리이기 때문에 생활이 불안정하다"며 "하지만 대학까지 졸업했는데 부모님께 의지하기 영 미안해 하는 수 없이 일하고 있다"고 한숨 쉬었다.

#. UC버클리 경제학과를 졸업한 오모(22)씨의 경우 이달부터 LA다운타운에서 운영하는 아버지 사업체에 출근하기 시작했다. 오씨가 맡은 업무는 회계장부 정리와 마케팅. 오씨는 "졸업하면 광고회사에 취직해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었는데 취직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며 "당분간 아버지 회사를 도우면서 미래를 구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전공 분야나 학위에 상관없이 취업하는 대학 졸업자들이 늘고 있다.

19일자 뉴욕타임스는 주유소나 리커스토어 일반 소매점 택시 리무진 서비스 등에서 일하는 대졸자들이 과거보다 더 늘었다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즈가 인용한 럿거스 대학 산하 노동력개발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대졸자(25세 미만) 가운데 55.6%만이 학사 학위를 요구하는 직장에 취직했으며 22%는 대학 졸업장이 필수가 아닌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또 노동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09년 25~34세 대졸자들 중 식당이나 술집 등 식.음료 업계에서 일하는 비율이 전년도 대비 17%나 늘었다.

이처럼 전공 분야나 학위와는 상관없는 일자리에 취업하는 케이스가 늘면서 대졸자의 평균 초임 수준도 낮아지고 있다.

노동력개발센터에 따르면 2009년과 2010년 4년제 대학 졸업자들의 중간 초임은 2만6756달러로 2006~2008년 취업한 대졸자들의 3만 달러보다 10% 떨어졌다. 그러나 비교 기간의 물가 상승률은 감안하지 않아 이를 고려할 경우 실질적인 차이는 더 벌어진다.

뿐만 아니라 2010년 졸업생 가운데 최소한 1개의 일자리라도 확보한 비율은 56%에 그쳤다. 이는 2006년과 2007년 졸업생들의 90%에 비하면 엄청나게 떨어지는 수치다.

한편 한인 커뮤니티의 경우 부모가 운영하는 비즈니스나 사업체에 취직하는 한인 졸업생들이 부쩍 눈에 띄고 있다.

졸업 후 부모의 리커스토어를 돕고 있는 이모(24)씨는 "좋은 기회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싶지만 대학교 때 받은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해 일자리를 가릴 처지가 아니다"라며 "졸업한 뒤 부모의 비즈니스를 맡아 운영하거나 함께 일하는 친구들이 꽤 있다. 이들도 대부분이 학자금 대출 때문"이라고 전했다. 2006~2010년 대학 졸업자들의 중간 부채는 2만 달러다.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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