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기열의 부동산 스토리] 민영화의 신화
류기열/빅셀 파트너스 대표
대공황 이후 미국인들의 주택 소유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이 두 기관은 지난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드러난 방만한 경영으로 엄청난 손실을 냄으로 인해 납세자들의 세금을 잡아먹는 괴물처럼 인식이 되어 버렸다.
정치인들과 소위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정부가 보증을 하는 구조로 인해 책임 의식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모기지 금융을 모두 민간 기업에서 다루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한국에서도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과 그로 인한 손실이 이슈가 될 때마다 민영화의 목소리가 높은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민영화를 그 해결책으로 주장하고 있는 듯 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주장 속에서 간과되고 있는 사실 한가지는 원래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사기업이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정부가 스폰서를 하는 기업(Government Sponsored Enterprise)이라는 형태로 정부의 보증을 모두 기대하기는 했었다. 하지만 엄연히 주식이 거래가 되는 사기업으로서 이익 창출을 위해 위험한 모기지 상품에 투자를 해온 것이 엄청난 손실의 가장 큰 요인 이라는 것은 누구도 얘기하지 않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상장 기업의 사업 방향을 판단하려면 임원들의 보너스를 받는 조건을 먼저 보라는 말이 있다. 즉 임원들은 회사의 장래 보다는 당장 자신들에게 더 많은 이익이 주어지는 방향으로 의사 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특히 CEO를 비롯해서 모든 임원들이 당장의 주가 상승으로 그 능력을 판단받는 현재의 구조에서는 회사의 미래가 최우선 순위가 아니라 위험도가 높아도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쪽으로 투자 결정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2008년도의 금융 위기의 근저에 있는 탐욕의 맨얼굴인 것이다.
이런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없이 그저 민영화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것은 결국 납세자가 손실을 보전하는 일만 없으면 된다는 정치 논리에 의한 것 일뿐이다. 따라서 궁극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한 나라의 주택 시장이란 사회 구성원의 가장 기본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공공성을 무시하고 단순히 투자와 그에 따른 이익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정치와 경제 논리만이 넘쳐나는 지금의 모습이 극단으로 치닫는 천민 자본주의가 아닐까.
얼마전 청년 실업의 심각성에 대한 기사에 실린 청년 실업자의 반문이 가슴에 남는다. "죽을 만큼 노력해 봤냐고 묻는데 죽을 만큼 하지 않는 사람도 살 수 있는게 좋은 나라가 아닌가요?"
모두가 죽어라고 경쟁하는 사회 그것이 모든 인류가 추구하는 사회가 된다면 생각만해도 섬뜩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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