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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마더(스파르타식 호랑이 엄마)' 교육법 효과? '종이 호랑이' 만들라

타이거 마더란
예일대 에이미 추아 교수
모범생 자녀키운 방법 소개


#. 할아버지와 아버지 어머니 모두 교수인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난 이유나씨(29)는 어려서부터 영어와 수학 과외는 물론 바이올린.피아노.플루트.미술.서예.발레.무용.수영.스키.승마 등 예체능 과외와 학원을 다녔다. 학교가 끝나면 매일 어머니와 함께 과외 교사나 학원 2~3곳을 갔다가 집에 오곤 했다. 그는 한국에서 고려대학교를 나와 미국으로 유학와 UC버클리를 졸업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전공과 관계없는 일반 직장에 다니고 있다. 그가 지금 할 줄 아는 악기는 없다. 즐기는 스포츠도 없다.

효율성은 좋지만
아시아계 자녀 성적향상
졸업후 사회·현실서 좌절


#. 8학년 때 이민온 박진수군(20)은 좋은 대학 진학을 위해 미리부터 준비했다. 성적은 기본이었다. 고등학교 9학년 때 이미 에세이 작성을 마쳤고 자기 소개서를 위해 한국에서 배운 색서폰을 특기로 학교 밴드에 들어갔다. 주말이면 학교 농구팀에서 뛰면서 일요일에는 교회를 비롯해 각종 커뮤니티 봉사활동에 참가했다. 그는 동부에 있는 명문대에 들어갔다. 하지만 1학년을 마치고 그는 한 학기 쉬기로 했다. 대학 수업은 고등학교 때와 달랐다.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고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없었다.

어떻게 해야하나
무조건 따르는 것은 위험
아이에 맞는 방법 찾아야


#. 에릭 김씨(36)는 요즘 고민이다. 명문 사립 초등학교에 보낸 아들이 버거워하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학교 수업은 곧잘 따라가지만 과외 활동이 문제였다. 휴가를 내면서까지 아들 학교의 스키캠프를 따라가고 주말이면 코치를 붙여 축구와 야구 풋볼을 가르치지만 이제 1학년 밖에 되지 않는 아들은 본인이 1등이 아니라는 것을 다른 아이들에 뒤쳐진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자신없어하는 불안해하는 아들을 보며 김씨는 아들을 뱀의 머리로 키울 것인지 용의 꼬리로 키울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올초 '타이거 마더(원제 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가 출간되면서 중국식 교육법이 미국에서 화제가 됐고 전 세계적으로 관심과 논란을 일으켰다. 3월에는 한국에서도 나와 한국 교육열을 대표하는 대치동 엄마과 비교대상이 되고 있다.

타이거 마더는 엄격한 스파르타식 교육을 시키는 호랑이 엄마를 말한다. '타이거 마더'의 저자 에이미 추아 예일대 법대 교수는 자신의 두 딸을 엄격한 방식으로 키워 모범생으로 만든 비결을 공개했다. 추아 교수는 통제와 관리 규칙과 연습을 통한 혹독한 교육법을 강조하며 자녀가 A 이하의 성적을 받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며 휴가를 가서도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연습하게 하고 연습을 게을리 하면 밥도 주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 타이거 마더의 교육법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타이거 마더 밑에서 자란 아이가 '페이퍼 타이거(종이 호랑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웨슬리 양 기자는 뉴욕매거진 최신호에서 아시아계 이민자 부모들은 자녀가 의사나 변호사가 되길 바라고 키우지만 아이들은 '바나나나 트윙키(겉은 노란데 속은 하얗다는 것을 빗댄 속어)'로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부모의 교육대로 명문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아시아계 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을 내는 것은 맞지만 과연 사회에서도 적용이 되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실제 포춘 500대 기업에서 아시아계 최고경영자(CEO)는 9명에 지나지 않으며 미국 내 아시아계 인구는 5% 가량이지만 기업 임원진은 0.3% 기업 이사는 1%가 되지 않고 대학 학장은 2%에 그친다. 결국 타이거 마더의 자녀들은 미국 사회에서 그리고 현실에서 '대나무 천정(차별을 의미하는 유리천정을 아시아계에 적용한 신조어)'에 부딪힌다는 것이다.

영국 더 타임스 인터넷판도 16일 자녀를 특별하게 키우기 위해 부모가 기울이는 온갖 노력이 쓸모없다는 주장을 실었다. 떨어져 자란 일란성 쌍둥이 100쌍을 대상으로 한 미네소타 대학의 연구 결과 이들은 완전히 다른 가정에서 자랐지만 이들의 지적 능력은 거의 같았다는 것이다. 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느끼는 행복이나 벌어들이는 수입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를 더 가져야 하는 이기적인 이유'의 저자인 브라이언 캐플런 조지 메이슨대 경제학 교수는 "타이거 마더식 교육법은 무의미하다"며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교육적이고 경제적인 성공을 유전적으로 물려받는다.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선물은 필요한 자질"이라고 말했다.

156가 초등학교의 에스더 김 교장은 "미국 아이비리그와 한국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이나 중퇴 사례는 다른 문제와 환경적 원인도 있긴 하지만 잘못된 부모의 교육법과 교육열이 낳은 부작용"이라며 "여러 학생들과의 경험에 비춰볼 때 아이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아이에 맞춰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장은 "타이거 마더식 교육이 성공적일 수 있지만 이를 지침서처럼 받아들여 무조건 따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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