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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인물열전] 가인…제사의 첫 단추를 잘못 낀 악인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교무처장

어릴 적 부모의 사랑을 놓고 형제간에 서로 시기하고 다툼을 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하다.

부모의 사랑을 더 차지하기 위해 형제간에 나타나는 심리적 갈등이나 적대감을 '가인 콤플렉스(Cain Complex)'라 한다. '가인 콤플렉스'는 구약성서의 창세기에 묘사된 아담의 아들 가인이 동생 아벨을 시기하여 죽인데서 유래하였다. 인류 역사 속에서 최초의 살인이 형제가 형제를 죽이는 살인이었으니 원수는 가까이에 있는 법인가?

프랭크 설로웨이(Frank J. Sulloway) 박사는 1997년 출간한 그의 저서 '타고난 반항아'(원제: Born to Rebel)에서 역사의 동력은 마르크스의 계급갈등이나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아닌 가족 안의 제한된 자원을 둘러싼 자녀들의 경쟁이라는 매우 논쟁적인 주장을 하였다.

설로웨이 박사는 가정 내에서 맏이들이 가족 내의 자원 특히 부모의 사랑을 선점하면서 가족 안에서의 불공평이 빚어지고 이런 감정이 '후순위 출생자'(동생)들을 반항적 기질로 이끈다고 하였다.



맏이는 권력과 권위를 더 가깝게 받아들이고 자기주장이 강하며 지배적이고 공격적이고 야심적이고 질투가 많고 보수적인 반면 그보다 어린 형제자매들은 기존 질서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반항적 기질을 띠게 된다는 것이다.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일은 '부모의 사랑'이 아닌 '하나님의 사랑'을 차지하려는 극한 시기심이 빚은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었다.

뱀의 유혹에 넘어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따먹은 아담과 하와는 가인과 아벨을 낳는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원죄는 그 나무의 실과를 따먹음으로써 하나님같이 되려는 인간의 '탐욕'이 아니던가? 이 탐욕의 바이러스는 아담의 다음 대에도 그대로 대물림되었으니 그 탐욕의 결과는 형제살인이었다. 그 살인 사건의 전말은 이러하다.

가인은 자라서 땅을 경작하는 농부가 되었고 아벨은 자라서 양을 치는 목자가 되었다.

세월이 흘러 가인은 땅의 소출로 아벨은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하나님께 제물을 바쳤다. 그런데 하나님은 아벨의 제물은 받으셨지만 가인의 제물은 받지 않으셨다. 이 일로 몹시 분이 난 채 얼굴을 떨어뜨린 가인을 하나님은 꾸짖으셨다.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 선을 행하지 아니하면 죄가 문에 엎드려 있느니라.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

하나님이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으신 이유는 그가 바친 '제물'의 문제가 아닌 '마음'의 문제였다. 제사 드리는 가인의 마음에 불순한 의도가 있었기에 그의 제물을 받지 않으신 것이다. 그리고서 가인은 아벨을 들로 유인하여 살해하였다.

하나님은 가인에게 물으셨다.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가인은 뻔뻔한 목소리로 답하였다. "모릅니다.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입니까?" 다시 하나님이 가인에게 말씀하신다.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 네 아우의 핏소리가 땅에서부터 내게 호소하느니라. 땅이 그 입을 벌려 네 손에서부터 네 아우의 피를 받았은즉 네가 땅에서 저주를 받으리니 네가 밭을 갈아도 땅이 다시는 그 효력을 네게 주지 아니할 것이요 너는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되리라."

제한된 부모의 사랑이 아닌 무한한 하나님의 사랑을 놓고서 아우 아벨과 경쟁하고 결국 그를 살해한 가인의 처사는 처음부터 하나님의 속성과 성품을 크게 잘못 이해한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누군가만 차지하는 '독과점 품목'과 같은 것이 아니지 않은가?

가인은 제사와 예배의 ABC도 모른 채 그 첫 단추를 잘못 낀 악인이었다. 그런 잘못을 범하는 모든 이들이 실은 '가인의 후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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