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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예술]'KOREA 21: Music Here & Now'

박봉구/VP Stage NY 대표 국악인

창작 국악 콘서트 'KOREA 21: Music Here & Now'가 최근 심포니 스페이스에서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악방송과 'Korean Performing Arts Center'가 함께 만든 이번 콘서트는 '21C 한국음악 프로젝트'를 통해 선발된 ‘Aux’와 ‘실크로드(Silkroad)’라는 대회 수상 팀과 뉴욕에서 활동하는 외국 재즈 뮤지션들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공연은 과거로부터 ‘전(傳)’해져서 현재에 ‘통(通)’하는 살아 있는 ‘전통’을 ‘이 곳에서 지금’ 보여 준다. 이 날 콘서트에서는 국악의 고전 레퍼토리와 이를 바탕으로 리메이크한 창작 국악이 소개 돼 궁중음악, 민속음악, 그리고 퓨전국악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한국전통 음악이 소개 된 구성이 탄탄한 공연이었다.

게다가 참가한 뮤지션 개개인들의 출중한 연주 기량과 밴드의 앙상블이 어우러져 뉴욕의 관객들은 매 곡이 끝날 때 마다 뜨겁게 반응 했다.

공연의 백미를 꼽으라면 실크로드의 ‘Flowing One’이란 곡을 꼽고 싶다. 실크로드라는 동서문화 교류의 상징적인 보통명사를 그들의 팀 고유명사로 차용함으로써, 한국음악의 범주를 넘어 동서를 관통하는 음악을 하겠다는 그들의 패기가 느껴진다.

팀의 보컬을 담당한 김보라씨는 비음과 떠는 목을 사용한 경서도 소리 창법이나 정가 풍의 기품 있는 상청(고음)을 뽑아 내는가 하면, 때론 몽고 초원에서 울렸을 법한 이국적인 음색까지 두루 섞어 내며 자신만의 독특한 목소리를 만들어 낸다.

여기에 가야금(정지윤), 해금(소명진), 양금(최휘선), 아쟁(최혜림), 장구(김용진) 등이 어우러지며 완벽한 화음을 이루어 냈다. 'Flowing One'의 뼈대를 세운 경기 도당굿 장단의 현란한 변주와 중동지역에서 발원하여 실크로드를 타고 한반도로 유입된 양금의 독특한 음색은 이 곡의 한국적 고유성과 세계적 보편성 사이의 틈새를 연결하는 새로운 실크로드다.

Aux의 ‘어사출두’는 퓨전국악의 보편적인 리메이크 방식의 전형이다. 창자(이광복)는 원래의 판소리 그대로 노래 하고, 전통적으로 한 사람의 고수가 하던 반주를 벗어나 다른 전통과 서양 악기로 반주를 확대 재편성한 경우이다.

전체적으로 곡의 분위기는 하이브리드 돼 색다른 맛이 있지만, 판소리가 고유의 창법 이외에도 기본적으로 ‘스토리텔링’임을 감안 한다면 대본 자체를 시대에 맞는 어법과 내용으로 창작하는 시도도 필요하겠다.

뉴욕 재즈 뮤지션과의 협연은 전체 프로그램 중 아쉬운 부분이다. 애초에 '21C 한국음악 프로젝트'가 역량 있는 음악가 양성을 위한 세계인과의 교류를 목적으로 하였기에 의도는 살렸으나, '뉴욕의 전설적인 재즈 뮤지션' 이라는 소개가 우스개 소리였는지 외국 뮤지션 개개인의 연주 기량이 별로 전설적이지 않다.

1부 마지막 곡은 엔딩 큐를 못 맞춰 엉성한 마무리를 했고, 2부 마지막 곡은 분위기를 계속 달구어 가며 만들어 온 전체 콘서트에 마지막 불길을 보태기 보다는 오히려 김을 살짝 빼듯 끝내 버렸다. 짧은 리허설 기간, 의사 소통의 문제 등 어려운 여건에 놓였을 수 있으나 공동 작업에 보다 깊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콘서트에서 일부 소개 되었던 ‘영산회상’이나 ‘수제천’은 기품과 권위 그리고 느림의 미학에 정점에 서 있는 대표적인 정악곡이다. 조선시대 궁궐에서 연주 되던 그 음악이 심포니 스페이스 공연장의 그것과 사뭇 달랐을 게다.

그러나 우리가 전통이라고 규정 짓는 조선시대의 정악곡들도 실상은 고대 주나라 시절부터 2500여 년간을 중국과 동아시아 전체에 영향을 크게 미친 중국의 ‘예악사상(禮樂思想)’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게다.

그러나 정악이라는 용어 자체가 20세기 초반에 형성된 우리식 개념일 뿐 아니라, 공자시대 중국의 ‘아악’이 조선의 그것과 달랐을 것이기에 어차피 전통이란 시공간에 따라 변해가는 살아 있는 생물과도 같은 게다.

그러니 우리의 고정 관념 속에 존재하는 전통은 실제의 그것과 다를 수 있다. 유구한 역사 속을 돌고 돌아 정립돼 온 전통이기에 국악 창작을 위해선 그 긴 여정을 다시 되짚어 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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