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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 라이프] '한국의 자존심' 복원하기

유이나/문화전문기자

이탈리아에서 가장 경쟁이 심한 교육기관을 들자면 단연 '국립미술품 복원학교(ICR)'를 첫 손에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정원은 20여명 안팎인데 이탈리아 국내에서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몰려든 지원자는 매년 수천 명에 이른다.

문화재 복원과 보존은 물론 복원 전문가를 양성하는 이곳은 복원기술로는 세계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는 전문기관. 로마 일대의 유명한 유적과 유물의 복원은 모두 이곳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로마 시스티나성당의 미켈란젤로 '최후의 심판'과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복원작업도 ICR의 작품이다.

특히 댄 브라운의 베스트 셀러 '다 빈치 코드'의 인기와 이의 영화화로 '최후의 만찬'이 관심을 끌면서 이 학교의 명성이 더욱 커져 고미술품에 관심이 있는 젊은이들은 ICR에 입학하는 것이 꿈이다.

이탈리아 뿐 아니라 서구 유럽 국가들의 경우 대부분 문화재 복원 기술은 대단한 수준이다. 거의 모두 문화재 보존기관을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복원 전문가도 정부의 문화유적부 산하기관에서 길러내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수준은 모두 세계적이다. 그 가운데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곳이 바로 ICR이라니 이곳 출신들의 실력이 어떠할지는 가히 짐작이 가능하다.

ICR은 18세부터 30세까지로 지원 나이를 지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외국인의 경우 이탈리아어로 인터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입학 자체가 하늘의 별따기이다. 거기다 입학 허가를 받더라도 주 6일 수업에 4년간 20~25개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니 졸업하는 것 또한 별따기보다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도 매년 지원자 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증가 추세. 학비를 완전 무료로 하는 등 이 학교에 대한 이탈리아 정부의 전폭적 후원도 지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인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왜 이렇게 엄청난 국비를 들여가며 문화재 복원 사업과 전문가 양성에 힘을 기울이는 것일까? '문화가 곧 국가의 아이덴티티'라는 나라의 신념 때문이다. 영국도 자국에 일정 기간 머물렀던 국보급 미술품이 외국으로 유출될 경우에는 정부의 까다로운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특별법으로 미술품을 보호한다.

반갑게도 LA카운티미술관(LACMA)의 한국관에서 18세기의 귀한 불화 '석가여래설법도' (영산회상도: 인도 영축산에서 석가모니가 대중에게 설법하는 그림) 복원작업을 관람객들에게 공개 고미술품 복원 과정을 직접 지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이 복원 작업은 지난해 말부터 LACMA의 요청으로 고미술품 복원 전문가인 용인대 문화재학과 박지선 교수와 그 제자들이 실시 중이며 훼손되고 찢어진 부분을 이어붙이는 흥미로운 과정은 오는 21일 전까지 지켜볼 수 있을 것이라고 LACMA는 전한다.

한국관의 이혜린(Curatorial Assistant)씨는 "미술품 복원 과정을 관람객들에게 이처럼 생생하게 보여주는 미술관은 아마도 LACMA가 처음인 듯 하다"며 "많은 한인들이 귀한 기회를 놓치지 말았으면 한다"고 조언한다. 오는 21일 이후에는 복원된 작품의 건조 과정이기 때문에 흥미로운 작업을 보기 위해선 다음 주에 관람을 권한다는 것.

한편 LACMA는 오는 21일(토)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이 작품 복원에 대한 심포지엄을 마련하며 많인 한인들의 참석을 기대한다. (문의 323-857-6167)

'한국의 자존심'이 어떻게 복원되어 가는지 직접 지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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