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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열의 부동산 스토리] 한국 기업의 해외 부동산 진출

류기열/빅셀 파트너스 대표

계획도 없이 시작된 미국 생활이 20년이 되는 해에 다시 한국에 가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니 사람일이란 알 수가 없다는 얘기를 다시 한 번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한국뿐 아니라 어느 나라든지 다른 나라의 부동산 시장에 진출하여 성공을 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이란 긍국적으로 지역성에 바탕을 둔 산업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외국인의 입장에서 투자 적정성이나 시장의 리스크를 파악하는 것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해당 지역의 전문가와 합작 사업을 한다고 해도 그 전문가의 능력이나 프로젝트의 타당성을 검토할 능력이 없다면 오히려 이용을 당하기 쉽다는 것도 그 이유의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해외 자본의 투자는 지난 수 십년간 계속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유럽의 투자 자본들이 그 선두에 서 있다. 또 오일 머니를 앞세운 중동 국가들과 캐나다도 미국 부동산 시장의 큰 손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의 회복세가 보여지는 올해의 해외 자본의 미국 시장 투자는 작년에 비해 이미 138%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 가장 큰 수혜자는 역시 뉴욕의 오피스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는 자본의 소스가 다양화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연기금을 중심으로 하는 기관 투자는 캐나다가 그 선두에 있는 반면 남미 지역의 자본은 멕시코의 카를로스 슬림 헬루(포브스 선정 세계 최고의 자산가)등과 같은 개인 자산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특징적인 것은 한국과 중국의 투자 자본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미국의 부동산 전문 컨설팅 회사인 RCA에 따르면 작년 한 해동안 집계된 아시아 자본 투자 금액은 약 15억달러 정도이지만 이것은 빙산의 일각으로 특히 중국에서 온 투자 자금은 집계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아시아 부동산 투자 액수를 산정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러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해외 자본이 미국 부동산 시장에 투자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먼저 시장의 투명성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얼마나 수많은 블랙 홀들이 이나라의 금융 시장에 존재 했는지를 경험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상대적으로 투명한 시장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 가장 좋은 예가 소유권에 대한 투명성이다. 미국의 모든 토지는 타이틀 리포트를 통해 소유권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만약의 경우에도 타이틀 보험을 통해서 구입자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게 돼있다.

또 에스크로와 같은 제도를 통해서 제 3자가 자금을 관리하게 함으로써 중간에 사고가 날 위험이 매우 적다는 것도 시장의 투명성을 나타내는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 보다도 미국 시장이 매력적인 것은 계약 즉 약속에 대해 신뢰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된다.

특별히 인간성이 좋아서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이라기 보다는 수많은 변호사들과 헤아리기 어려운 소송때문에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염려하는 탓 이겠지만 어쨌던 미국은 일단 계약이 되면 그 계약을 준수한다고 믿어도 좋은 사회이므로 그만큼 불명확성에 대한 리스크가 적어서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 점은 아직은 한국이나 중국등 관계 중시의 아시아 국가들이 개선을 해야 할 점이기도 하다. 20년이 지난 후 다시 돌아가게 되는 한국 사회는 어쩌면 또 하나의 타국일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화의 시대에 한국 기업의 참된 세계화를 위해서 나와 같은 경계인이 보탬이 될 수 있는 면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된다.

아직은 가장 선진 시장인 미국의 경험을 잘 나눌 수 있기를 바래며 또 한번 이민 가방을 꾸려 본다.

▶문의: kryu@bixel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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