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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론] 뭔가 바뀌고 있다

오명호/HSC 대표

2년 전만 해도 파산한 미국의 자동차 빅3가 과연 생존이 가능할까 라는 의문을 미국인들뿐 아니라 전세계인들이 가지고 있었다. 오바마 정부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 끝에 포드, GM, 크라이슬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반면 지난 3월 11일 일본의 지진과 쓰나미 여파로 일본의 자동차 업체들은 하나같이 매출감소와 이익감소를 겪고 있지만 말이다. 물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인생사이지만 지금 전개되고 있는 자동차 업계의 판도는 한편의 드라마다.

지난 월요일 발표한 크라이슬러의 1분기 실적은 2006년 이래 5년만에 최초로 1억1600만 달러의 이익을 창출했다는 보도다. 포드는 1분기에 26억 달러를, GM은 지난해 47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반면 일본의 도요타는 올 첫 분기에 37억 달러의 적자를 보일 것으로 시장은 예측하고 있고, 혼다와 닛산도 각각 10억 달러의 적자를 보일 것이라는 보도다. 이 틈새를 비집고 독일의 폭스바겐과 한국의 현대·기아차가 약진을 하고 있다.

GM은 다시 세계 제1위의 자동차 생산업체 자리를 도요타로부터 탈환했다. 그러나 폭스바겐과 도요타의 추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시장은 분석하고 있다.

사실 도요타는 일본 제조업의 성공 신화를 만들어 낸 상징이다. 그들만이 만들어 낸 JIT(Just-In-Time) 부품조달 방식은 ‘필요한 부품을 필요한 만큼 조달한다’는 '부품재고 최소화' 전략을 말한다.

유럽과 미국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 부품재고 비용을 줄이는 획기적인 방식인 JIT를 생산과정에 정착시켰다. 그 결과 일본은 미국과 유럽업체 보다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바로 이 방식 즉 도요타의 성공신화를 쓰게 만들었든 'Lean 방식'이 천재지변인 지진 앞에서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다시 말하면 2주 정도의 부품을 공급받고 있던 도요타 완성차 생산라인이 부품 공급 사슬이 붕괴되면서 생산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반면 한국의 현대·기아차는 어떠한가. 현대는 도요타와는 달리 '수직 계열화'를 통한 부품조달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즉 안정적인 부품조달과 품질의 균등화를 위해 일본과는 달리 이 방식을 쓰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파워텍 같은 계열 부품업체들이 현대 완성차에 필요한 모든 부품을 안정적으로 생산 공급하고 있는 방식이다. 그 결과 현대는 99%의 부품을 한국 수직 계열 업체들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즉 이번의 일본 천재지변으로부터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위시한 세계유수 MBA에서 케이스 스터디 과목으로 선정된 이 도요타의 JIT방식이 현대가 채택하고 있는 수직 계열화 방식보다 단점이 더 많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3년전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번 일본의 지진으로 인한 부품 공급사슬 붕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이 현대의 방식이 돋보인다는 얘기다.

GM은 70%의 부품을 해외로 아웃소싱 하고 있다. 대부분을 일본 부품업체들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의 경험을 통해 일본이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부품조달 방식을 바꾸려고 하지만 아직까진 마땅한 대안이 없는 모양이다.

왜냐하면 이번 같은 천재지변에 대응하기 위해 부품재고를 늘리면 재고비용이 증가해 제품원가를 압박하게 되며, 또한 하나의 대안인 ‘부품업체 다변화’ 역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절감을 희생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결국 미국 업체들은 공동으로 미국 내 부품조달을 늘리든지 아니면 멕시코, 캐나다에서 부품을 조달 받는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 아니면 한국 등으로부터 부품공급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즉 북미지역의 부품은 나프타지역과 자국 내에서 조달 받고,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수출 부품은 한국 등에서 받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곧 전개될 것 같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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