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최대 회교사원 ICSC 이맘 지하드 터크 인터뷰…"빈 라덴 사망에 안도 했지만 착잡했다"
저격은 국제 치안 조치로 이해
"중동 민주화 바람 거세질 것"
그는 미국내 다음 무슬림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미국과 무슬림 사이의 가교이자 통로다. 팔레스타인 무슬림 아버지와 감리교인인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 출생자다. 미국에서 자라나 대학까지 교육 받았고, 이란 유학도 다녀왔다. 무슬림들이 일생에 한번 꿈꾼다는 5대 의무중 하나인 성지순례를 2차례 마쳤다. 미국내 이슬람이 공격적인 포교의 수단으로 내세운 '흥행보증수표' 로 적임자인 셈이다. 인터뷰시 그는 신중한 표현을 고르기 위해 무슬림 대변단체(MPAC)의 LA책임자인 살람 알-마리아티씨와 동석했다.
-오사마 빈 라덴이 죽었다. 의미를 말한다면.
"암흑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왔다. 빈 라덴은 과격파(fringe)로 죽음을 상징한다. 원래 이슬람은 생명의 이데올로기를 가진 종교다."
-신도들의 반응은 어떤가.
"첫 반응은 안도(relief)다. 빈 라덴은 무슬림에 대한 불공평한 고정관념과 잘못된 정보를 심어준 원천(source)이었다. 그래서 무슬림들의 무거운 짐이기도 했다. 특히 중동에 가족과 친지를 둔 무슬림들은 그의 사망이 민주화의 바람을 더욱 거세게 하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개인적 생각은.
"그날 아이들을 재우고 뉴스 속보로 봤다. 감정이 복잡했다. 안도하면서도 백악관 앞에서 벌어진 축제에는 공감하진 못했다. 오히려 불행한 과거(9.11테러)가 떠올라 슬펐다. '길보 공포증(euphobia)'까지 느꼈다. 정의가 실현되길 바랬지만 또 다른 죽음(death)이 개입되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빈 라덴 저격이 정당했다고 생각하나.
"국제적 치안조치(police action)이라고 본다. 국제 전범을 추적해 교전중 발생한 일이다."
-정당하다는 뜻인가.
"경찰의 공무집행에 정당의 잣대를 들이댈 수 있나. 사상자를 최소화한 작전이라는 데에 공감한다는 뜻이다. 9.11 테러로 3000여명의 생명을 잃었다. 그후 테러와의 전쟁에서는 전세계에서 100만명 이상이 죽었다. 그 비난은 고스란히 무슬림 전체의 몫으로 돌아왔다. 그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안심했다는 대답이 정직할 것이다."
-라덴이 사망 당시 무장을 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발표가 왔다갔다 하고 있다. 심지어 그가 나체였다 아니었다는 말도 돌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보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빈 라덴의 죽음에 유감스러워 하거나 애도하는 교인도 있나.
"내가 아는 한 없다. 월요일에 사원에 나왔더니 많은 신도들이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들의 기도는 빈 라덴의 애도가 아니라 수많은 아랍국가에서 더 이상의 전쟁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빈 라덴 사망 후 사원내 달라진 점이라면.
"외부인들의 출입이 늘었다. 기자들 말이다. 오늘까지 50개 언론사에서 우리 센터를 취재했다. 오늘도 몇개 언론사가 전화로 '빈라덴의 수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더라."
-똑같은 질문을 물어야겠다.
"이슬람이라서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사람이 죽으면 땅에 묻지 않나? 종종 미국 정부가 무슬림들에게 지나치게 예민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코란은 복수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나.
"비난하고 책망(condemn)한다. '다른 이의 적이 되지 말고 보복할 권리와 기회가 있다고 해도 정도에서 벗어나지 말라'고 한다. 또 '앙갚음하기 보다 무시하라'고 한다. '악에 대응하면 스스로 악이 된다'고 한다."
-알카에다가 보복을 선언했다.
"테러 시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보도를 접했다. 테러를 막기 위해 우리는 우리 몫을 할 것이다. 정부에서도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
-사원에 이번 사태와 관련된 행사가 있나.
"이번 일 때문에 계획한 행사는 아니지만 매달 1~2차례씩 사법당국과 타운홀 미팅이 있다. 15일로 예정된 모임에는 시.카운티.주.연방 정부 8개 부서에서 책임자들이 나온다. 아마도 관련된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겠나."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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