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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는 흉내가 아니라 나를 발견하는 방법"

연극 ‘세입자’에서 한인여성으로 출연하는 비비안 추

맨해튼의 한 커플이 수수께끼의 한인 여성을 세입자로 들인다. 그의 이름은 ‘럭키 스타’. 갓 이민 온 그녀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자 치료사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수녀들에게 길러진 후 결혼했으나 남편과 싸우다 감옥까지 갔던 럭키 스타는 뉴욕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며 이 커플의 삶을 바꾸어놓는다.

국제법 변호사 출신 빌 도넬리 원작을 빈센트 J 발란조가 연출한 연극 ‘세입자(The Tenant)’가 지난달 29일부터 맨해튼 크라운시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등장인물은 샘과 베이브 커플과 럭키 스타, 그리고 앵무새가 감초로 등장한다. 한인 럭키 스타 역은 대만 출신 배우 비비안 추(33)씨가 맡고 있다.

추씨는 2007년 퀸즈시어터에서 아시아문화축제의 큐레이터를 담당하면서 들소리·파샤무용단 등의 한인의 공연을 무대에 올렸던 인물이다.

대만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후 2003년 미국으로 이주한 추씨는 노스웨스턴대에서 연극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시카고의 유명 극단 스테픈울프와 굿맨시어터가 있는 시카고를 떠나 브로드웨이 무대의 꿈을 안고 뉴욕으로 왔다.

-‘세입자’는 어떤 이야기인가.

“근로자 커플 샘과 베이브가 세입자로 자신을 ‘럭키 스타’라 부르는 신비스런 한인 여성과 연루되어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다. 이 여인을 들이면서 그들의 사랑, 인생관과 질병에 대한 관념을 바꾸게 된다. 이 연극은 외로운 여인의 친절이 실패한 비극이나, 그녀의 신비스러운 사랑과 치료법에 의한 순진한 커플의 치명적인 유혹을 다룬 비극으로 볼 수도 있다.”

-한인 배역을 어떻게 준비했나.

“난 마이스너 테크닉(*배우 샌포드 마이스너가 개발한 연기법. 허구의 인물에서 진실한 행동을 유발하기위해 다른 배우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순간적인 즉흥성을 강조한다.) ‘행동’을 훈련했기 때문에 매 장면에서 ‘행동’을 찾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며, 럭키 스타와 다른 등장인물과의 관계를 탐구한다. 나 자신은 종교적이지 않지만, 종교는 럭키 스타의 삶에서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에 그녀의 정신상태를 대사와 행동으로부터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그녀가 최근에 이민왔기 때문에 그에 맞는 억양을 찾기위해 긴 시간을 보냈다. 강한 액센트가 있으면서도,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 말투를 위해서.”

-가장 어려운 장면은.

“럭키 스타가 샘에게 자신의 이름을 설명하는 장면이다. 이야기의 핵심으로 가기 전, 짧은 영어로 횡설수설하며 토픽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웠다.”

-연기의 매력은.

“대부분 사람들이 연기가 누군가를 흉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자신과 캐릭터에 ‘충실하라’고 배웠다. 각각의 캐릭터를 탐구함으로써 난 그녀와 나의 보이스를 발견한다. 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갖고 있으며, 각 역할에 몰입하는 과정에서 나의 창의성을 촉발시킨다. 내게 최고의 연기 체험이라면, 박스 바깥에서 오픈 마인드로 가능성을 탐구하는 소통이 잘되는 앙상블 배우들과 함께 일한 것이다. 이같은 연극의 어휘를 이해하는 배우들과 연기하는 것을 매우 사랑한다.”

-직업 배우로 먹고 살기는.

“‘상당히’ 어렵다. 수많은 배우들이 오디션이나 연기를 하기위해 웨이터직에 종사하고 있다. 난 식당에서 일한 적은 없지만, 직장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뉴욕에서 배우로 사는 것은 ‘크게 성공하기’ 전까진 재정적인 안정성이 전혀 없다. 또한 성공이란 것도 무척 드물다. 그건 타이밍일 수도, 네트워킹일 수도, 혹은 행운일 수도 있다. 난 예술경영 쪽에서 일하면서 다른 기회도 많이 얻었다. 연기를 하기위해 한동안 프리랜서로 일했다. 배우들은 직장과 은행구좌의 수치를 두고 묘기를 하는 프로 저글러들이라 생각한다.”

-뉴욕 연극계에 인종적 다양성이 향상됐나.

“연극 쪽엔 그다지 진전이 보이지 않지만, TV 쪽에선 아시아계가 더 많아졌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아시안 배우의 역할에 대해선 별로 달갑지 않다. 지난해 차이나타운에서 촬영된 인기 TV쇼에 출연할 기회가 있었다. 오디션에 뉴욕의 거의 모든 아시아계 배우들이 응했을 것이다. 정작 TV에서 보니 차이나타운에서 살거나 일하는 아시안에 대한 이야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역할은 카메라 앞에 5∼10초에 머물고 말았으며, 대개 세트의 소도구처럼 보였다. 반면, 연극계에선, 새로운 희곡과 아시안 배우를 위해 쓰여진 흥미로운 배역이 증가됐다. 이는 대개 아시아계 희곡작가가 쓰거나, 마-이 시어터, 세컨드제너레이션 등 아시아계 제작사들의 작품에서 나온다. 마찬가지로 ‘럭키 스타’도 스테레오타입의 하나일 수도 있지만, 어떤 역을 맡던 간에 난 그 캐릭터의 독특한 보이스를 찾으려 노력한다.”

-한국과의 인연은.

“퀸즈시어터 인더 파크에서 열린 아시아 문화축제의 예술감독을 지내면서 한국의 전통공연과 현대공연에 대해 배울 기회가 있었다. 한국문화원을 비롯 한인 예술가들, 한국 언론과 함께 일하면서 한국문화에 대해 알게됐다. 내 친한 친구 박준식씨는 한인 뮤지션과 가요에 대해 알려주었으며, 난 MBC-TV의 ‘무한도전’ 뉴욕 촬영에도 출연했다. 무척 재미난 일이었다. 물론, 한국음식도 무척 좋아한다.”

-왜 한국문화가 점점 더 뉴욕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생각하나.

“음식, 음악, 패션 등등 한국문화는 무척 독특하면서도 보편적인 호소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뉴요커들은 특히 다른 문화를 잘 수용하며, 한국정부는 자국 문화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www.TheTenantPlay.com.

◆티켓: $18(212-868-4444)

◆공연 기간: 5월 22일까지

◆크라운시어터: 358 West 44th St.(프로듀서스 클럽시어터 내)

박숙희 문화전문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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