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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30대 암 환자의 고백

모니카 류/방사선과 암전문의

내가 시술해야 할 환자에 대한 정보를 주기 위해 동료의사가 전화를 걸어왔다. 환자는 여러 상황으로 볼 때 '특수관리'가 필요한 30대 초반의 교수. 30대 초반이라…, 자궁암이 발생하기에는 너무 젊은 나이였다.

첫 번째 암은 치유가 잘 됐는데 다른 종류의 두 번째 암이 또 생겼다. 동료 의사 말대로 '특수관리'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환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칼로 가르고 바늘로 봉합하는 수술이 아니라 방사선을 자궁 내부에서 근접으로 쪼이는 시술이었다. 근접 방사선 치료는 씨알만한 원전을 통해 시술하는 것으로 원전이 들어가야 하는 기구를 부위에 따라 넣어주어야 하는 데 쉽지가 않다. 이런 시술은 이 방면에 숙달된 몇 명의 의사들이 돌아가며 하는 것이 통례다.

이 여인의 경우는 자궁과 질부가 대상이었다. 환자는 근접 방사선 치료 전에 외부 방사선 치료를 다섯 주에 걸쳐 받았다. 외부 방사선을 받게 되면 방사선이 지나간 곳에 있는 세포조직이 일반 염증처럼 반응한다. 조직이 뻣뻣해지기도 하고 건드리면 쉽게 피가 나기도 한다.

시술 의사들은 변한 조직을 다치지 않도록 하면서 완벽하게 치료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또한 근접치료는 한 번에 끝나지 않고 3~4번에 나누어 실시한다.

이 환자는 어떤 환자보다 더 많이 아파하고 힘들어 했다. 그래서 시간도 더 많이 소요됐다. 시술 중 나는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는 위로와 긴장을 풀라는 요구를 자주 했다. 그러나 환자에게는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일주일 후의 두 번째 시술은 빨리 끝났다. 두 번째 치료를 마친 날 환자는 이런저런 질문을 하다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최연소로 대학을 졸업했고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연구논문도 발표했다고 했다. 과거는 화려했지만 지금은 치료의 고통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떠나지 않는다며 괴로워했다.

그의 지난 이야기를 들어보니 모든 고민이 인간 관계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직장 동료들의 시선, 연인과의 관계,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공포가 이 환자를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다.

주변을 보면 타인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진지하게 관심을 갖고 보는 것이 아니라 흥미와 소문거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남의 어려움을 보고 자신의 다행스런 삶을 확인하려는 사람도 있다. 또 남편이나 아내, 연인이 겪는 투병 과정을 보는 것이 두려워 도망치는 경우도 있다.

병고를 치르는 당사자는 자신이 지켜오던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을 갖는다. 멋있고 완벽해 보였던 자신이 초라하게 허물어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들의 종착역은 같은 곳이다. 죽음과 병마의 고통을 지금은 겪지 않아도 그것은 시간 문제일 뿐, 누구나 겪게 된다.

이 세상에 삶의 어려움을 피해갈 수는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어려움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자세와 대처하는 능력이다.

주위에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면서, 가끔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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