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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교회 '한부모 사역'…'한부모 가정' 에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고등부 42% '한부모 자녀'
각종 행사 때마다 '사각지대'
싱글 패밀리 위한 다락방 등
대형교회 중심 보듬기 나서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유난히 손을 맞잡은 가족들이 눈에 들어오는 때다. 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맘때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석하는 통합예배나 가정 피크닉, 경로잔치 같은 가족들을 위한 이벤트가 쏟아진다. 당연한 홍수 같은 웃음의 물결 속에서 휘청이는 이들이 있다. 혼자 자녀를 키우는 '한부모 가정' 이다.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가정의 화목에 중점을 두는 교회의 5월 사역에서 그들은 '의도되지 않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한인교회 한부모 사역의 현황과 문제점, 방향을 알아본다.

▶한부모 가정 현황=지난 2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내 미성년자 자녀의 25.8%가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고 있다. 4명중 1명꼴로 조사 대상인 27개국중 가장 많다.

이 결과에 대해 예일 대학의 에드워드 지글러 박사는 "평생을 서약하는 일반적인 결혼은 더이상 일반적이지 않다"고 차갑게 진단했다.

바깥 사회의 한부모 가정 증가현상은 교회 테두리내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한인 대형교회의 한 사역자는 "교회가 애써 눈을 감기엔 숫자가 너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 교회는 전체 가정의 15%를 한부모 가정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대형교회에서는 최근 조사를 통해 막연한 어림짐작과 현실 사이의 격차를 실감했다.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1~3학년에 해당하는 유년부의 25%가 싱글부모였다. 이 숫자는 고학년으로 갈 수록 증가해 고등학생부에서는 42%를 차지했다. 거의 2명중 1명꼴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다.

반면 전체 성인 교인 중 스스로를 싱글 부모라고 답한 비율은 10%에도 못미쳤다. 한부모와 그 자녀수가 서로 맞지 않는 다른 결과에 대해 이 교회 사역자는 "한부모가 스스로 한부모라고 밝히지 않았거나 아이만 예배에 참석시키기 때문"이라며 "어떤 쪽이든 한부모 가정을 바라보는 교회내 편견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종교적 도덕관념이 강한 한인교회만의 독특한 보수성은 교회 내부에서 한부모에 대한 더 큰 편견을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이혼에 대해서는 '주님이 맡긴 십자가를 지지 않았다'거나 '자녀들을 염두에 두지 않은 처사'라고 질책하며 부모로서의 자질까지 의심한다.

올해 한부모 축제를 주관하는 ANC온누리교회의 한부모 사역팀의 김경희 전도사는 "한인교회에서는 혼자사는 부모를 죄 지은 사람으로 정죄하기 일쑤"라면서 "손가락질을 겁내는 한부모들은 숨기 마련이고 본인이 드러내지 않으니 교회도 드러내 돕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실태를 전했다.

김 전도사는 "어떤 면에서 한부모 사역은 장애인 사역보다 교회내에서 음지에 있다"고 덧붙였다.

▶아빠 엄마가 된 교회들=다행스러운 점은 대형교회들을 중심으로 이들을 보듬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 선두주자는 7년째 한부모들을 돕고 있는 남가주사랑의교회다.

매주 싱글 다락방 모임에는 같은 처지의 교인 20~30여명이 참석하고 있다. 매년 여름이면 싱글 패밀리 피크닉도 개최한다.

교회의 '사랑장학회'에서는 새학기가 시작될 무렵에 한부모 가정 자녀에게 가방이나 새신발과 함께 1인당 100달러씩 용돈도 주고 있다.

"교회가 아버지 혹은 어머니가 되어서 부족한 한쪽 부모의 역할을 맡으려는 취지"라고 정 권사는 설명했다.

한부모간 결혼도 성사시켜주고 있다. 단 2년간의 교제기간과 결혼 후 정기적으로 상담을 받는다는 엄격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6년간 6커플이 이 교회에서 탄생했다. 이들의 결혼식도 교회에서 책임졌다.

교회에서 도움을 받은 싱글부모들은 편견과 종교적 정죄의 짐을 벗고 씩씩하게 홀로서기를 하고 있다.

자폐 아들을 키우는 싱글 대디 박모씨는 "교회내 싱글 공동체 모임에서 만난 다른 한부모들의 형편을 듣고서 내가 가장 힘들다는 오만한 생각을 버리게 됐다"면서 "신앙안에서 만난 다른 한부모들과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면서 감사와 행복을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부모들의 바람=한부모들이 교회로부터 원하는 배려는 대단한 것들이 아니다. 본인보다 자녀에 대한 도움을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NC온누리교회의 김경희 전도사는 "우리 아이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의형제나 의자매를 소개시켜달라는 한부모의 요청이 많다"면서 "교인들이 형 오빠 삼촌 조부모의 역할을 맡아주길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류교회에서 활발하게 진행중인 싱글 자녀들만의 치유캠핑 모임도 향후 한인 교회가 담당해야 할 몫으로 지적된다.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인식 변화다. 한부모 가정에 속하지 않았다는 우월감에서 비롯된 동정적인 시선은 그들을 더 외롭게 만들 뿐이다.

한국에서는 개념 정의부터 새롭게 쓰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한부모 가정을'하나로서 온전하다. 가득차다'라는 뜻으로 규정한다. 말부터 바로 잡는 배려다.

21일 '한부모 가족 축제'

한부모 가정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한 연례 잔치가 21일 오후 4시 ANC온누리교회에서 열린다.

올해로 15회를 맞는 행사는 ANC온누리교회 한부모사역팀이 주최하고 가정사역 상담소(FMC)와 탈봇신학교 가정사역팀이 주관한다.

행사의 최대 이벤트로 자리잡은 수기공모전이 올해도 마련됐다. 한부모 가정내 진솔한 이야기를 한글 혹은 영어로 A4용지 2~3장에 써내면 된다. 입상자에게는 장원 1000달러 가작 500달러 입상 300달러가 각각 지급된다. 수기와 행사 신청 마감은 8일까지다.

▶문의:(213)321-3917 김경희 전도사/수기접수:singleparents3@gmail.com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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