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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인 소재로 첼시에 상륙한 두 미술가

노상균 ‘반짝이 불상’ 편견 역전시키는 유머 감각
전영리 ‘고궁의 딱지’ 현대인 정체성에 관한 성찰

‘계절의 여왕’ 5월이다. 뉴욕 화랑가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한인 작가들의 전시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중 첼시에서 열리는 두 한인 미술가의 개인전이 유난히 눈길을 끈다. ‘반짝이-세퀸’로 작업하는 노상균씨와 종이 딱지를 오브제로 제작하는 전영리씨의 공통점은 유년기에서 작품의 소재를 찾았다는 점이다. 반짝이 옷을 입은 불상과 딱지가 날아와 앉은 고궁을 통해 작가들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노상균과 세퀸=화가 노상균(53)씨는 패션디자이너들이 즐겨 쓰는 플래스틱 장식 ‘세퀸(sequin)’를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다. ‘반짝이’로 불리는 이 장식은 자칫 천박한 이미지를 줄 수도 있다.

노씨가 붓 대신 반짝이에 집착을 보인 것은 어릴 적 어머니가 들고 다니던 핸드백과 TV 브라운관에서 가수들이 입은 의상에 착안한 것이라고 한다.

그가 지난 달 29일부터 첼시의 브라이스 월코비츠 갤러리(505 West 24th St.)에서 열고 있는 개인전 ‘마술 부리는 별자리(Conjuring Constellation)’은 반짝이들로 제작한 평면과 조각 및 설치작이 선보이는 중이다.

여인들의 멋부리는 패션 장식이 화가의 손 아래서 마술을 부리면, 부처는 근엄한 존재가 아니라 친근하고 유머러스한 물체가 된다. ‘숭배자들을 위하여(For the Worshippers)’ 시리즈의 불상은 부처가 저 먼 곳에 있어 바라보는 우상이 아니라 일상에서 우리의 마음 속에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듯 하다.

‘별자리(Constellation)’ 시리즈 역시 우주 속의 별들을 캔버스 위에 덩어리 무더기로 표현하며 신비주의를 깨고 만다.

노씨는 물고기의 비늘같은 세퀸으로 마술을 부림으로써 거리감을 좁히며, 선입견과 환상을 역전시키고 있다. 부처에 대한 경외심과 밤 하늘의 별에 대한 낭만주의를 현실로 끌어내린다.

충청남도 논산에서 태어난 노씨는 서울대 미대 졸업 후 브루클린 프랫인스티튜트에서 수학했다. 1999년 제 49회 베니스비엔날레에 한국 대표작가로 초청됐으며, 이듬해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됐다. 전시는 6월 4일까지 계속된다. 212-243-8830.

◇전영리와 딱지=요즘 아이들도 딱지를 알까? 컴퓨터 게임에 빠져있는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딱지는 역사 속으로 들어갔을 지 모른다. 옛날 어린이들이 동네에 옹기종기 모여 즐겨 치던 딱지는 화가 전영리(34)씨의 뇌리에 깊이 남아있는 화두다. 그의 이화여대 동양화과 석사학위 논문은 ‘딱지의 미니멀적 요소를 통한 반복표현 연구’였다.

이달 19일부터 6월 1일까지 첼시웨스트갤러리(511 West 26th St. #205)에서 뉴욕 데뷔 개인전을 여는 전씨의 소재는 딱지다.

‘천천히 돌아보다(Slow Down and Look Back)’한 전시엔 비원을 배경으로 딱지들이 등장한다. 딱지와 비원은 서로에게 낯설다.

전씨는 이탈리아, 대만, 중국 등지에서 공부하며, 자랐다. 고궁의 기와 위에, 문고리 위에, 곱게 접힌 딱지들이 앉아 있다. 어떤 이의 눈에 그 딱지는 나비처럼 사뿐하게 앉아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또 어떤 이는 딱지가 ‘비행기의 불시착’처럼 여겨질 수도 있겠다.

곱게 접혀있는 딱지들은 바로 작가의 자화상은 아닐까? 그렇다면, 세 개의 딱지는 이민 가족의 초상일지도 모른다. 제목 ‘천천히 돌아보다’는 하이테크와 패스트푸드 시대에 잠시 멈추어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슬로우’ 철학의 메시지인듯 하다.

다양한 기억과 감정, 의식과 무의식이 고스란히 담겨있을 법한 딱지들은 낯설은 환경 속에서 아직 접힌 마음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환경에 적응하고 팔과 다리를 펼칠 것만 같다. 오프닝 리셉션은 19일 오후 5시부터. 212-242-4216.

박숙희 문화전문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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