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폭동 19주년-3·끝] 한-라티노 커뮤니티 교류, 내일을 위하여…한인타운 안전까지 함께 손 잡았다
매니저 등 주요보직에 적극 기용
같은 소수계로 '공통 분모 찾기'
최근 몇 년 사이 한인 단체와 업체들은 라티노와의 친구가 되는 길을 찾고 있다. 지난 2월 진행된 '나이트아웃'은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와 라틴아메리카장애인협회(UDLA) 등을 중심으로 타운 안전을 위해 주민들이 뭉친 행사였다.
한인 단체들끼리 한인만을 위해가 아니라 라티노와 같이 기획하고 있는 것이다.
직장에서 라티노 종업원의 위치도 달라졌다. 라티노에게도 매니저 등 주요직에 기용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2005년쯤 랜초쿠카몽가 매장의 과일.야채 매니저직을 라티노에게 맡긴 한남체인의 김병준 이사는 "피부색을 떠나 오랫동안 일하면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믿었다. 앞으로도 능력이 되면 인종에 대한 차별 없이 모든 직원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 단체 라티노 스태프도 늘고 있다. 민족학교 등은 한인에서 벗어나 라티노 등을 포함한 범커뮤니티 차원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고 코리아타운청소년회관(KYCC)과 건강정보센터(KHEIR)는 단체 이름에서 한인이라는 단어를 빼고 커뮤니티 봉사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한인타운노동연대(KIWA)의 박영준 소장은 "라티노 커뮤니티와의 교류를 시작한 95년 쯤만 해도 한인 고용주와 사업주 커뮤니티 리더 모두 라티노를 '멕작'이라며 인종 차별적인 혐오적인 표현들을 쉽게 했고 차별이 뚜렷했다. 지금은 커뮤니티 리더 등을 중심으로 인식에 변화가 오면서 많이 개선됐지만 밑바탕에는 아직도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라티노에 대한 한인들의 인식은 개선됐지만 문제는 한인에 대한 라티노의 인식이다.
직장에서 한인과의 만남이 가장 많을 수밖에 없는데 업주뿐만 아니라 동료로부터 받은 개인적인 경험과 상처가 일반화돼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박 소장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한인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사람이 한인이라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조언이다. 또 이민 등 양 커뮤니티의 공동 이해관계가 만나는 이슈와 공통분모를 찾아 같이 풀어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장태한 UC리버사이드 소수인종학과 교수는 "라티노 커뮤니티와는 같은 이민자라는 동질감이 있다. 새로운 땅에서 열심히 일해 성공하고 싶다는 목표가 같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어 "타운은 이름만 코리아타운이지 라티노 거주자가 더 많다. 서로에 대한 문화와 가치관의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 문제가 생기고 나서가 아니라 평소 유대 관계를 맺어야 한다. 평소 유대가 있으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박 소장은 "타운 인구 구성면에서 한인 숫자가 적다고 하지만 결속력과 경제력에서 잘 조직돼 있고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한인만 볼 것이 아니라 라티노를 포함한 타운을 놓고 접근해야 한다"며 "이제 한인 커뮤니티가 리더십을 발휘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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