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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소통…기사 그후] 비장애인의 장애

지난주 장애인 특집은 고생스러웠습니다.

취재가 어려웠고 글을 쓰기도 까다로웠습니다. 고백하건데 장애인에 대해 무지했습니다.

그럼에도 한 장애인 목사님께서는 지면을 보시고 "수고했다. 고맙다"고 격려 전화를 주셨습니다. 또 "일간지가 그런 기사를 써주길 기다렸다"고도 하셨습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불편한 칭찬입니다. 고된 취재였지만 잘 쓴 기사는 아니었습니다.



막힘이 많았습니다. 교회 입장을 생각해야 했고 장애인을 배려해야 했습니다. 그 경계에서 줄을 타기가 어려웠습니다. 부족한 점을 부족하다 말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자연히 기사는 힘을 잃었습니다.

1면에 실었던 10개 대형교회 장애인 시설과 부서 현황 기사가 가장 궁색합니다. 당초 세세한 규정들을 교회들이 얼마나 지키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교회내 화장실의 거울 위치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연방정부가 규정한 장애인 시설기준(ADAAG)에 따르면 예배당 인근 화장실내 거울 중 하나는 반드시 밑면이 40피트 이상 높게 달리면 안 됩니다. 정상인에 높이를 맞춘 거울로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자신의 목 위만 간신히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사 결과는 이미 짐작했던 실망감을 재확인하게 했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시선으로 넘어가면 낙담은 더 큽니다. 교회에서 장애인 부모들은 종종 죄인이 됩니다. 발달장애를 앓는 아이를 위해 부모가 한 목사님께 기도를 부탁했다고 합니다. 목사님의 답변은 본능에 가까웠다고 합니다. "기도가 부족해서 아이가 차도가 없으니 더 기도하라"였답니다.

그렇지 않아도 자식의 장애가 본인들의 책임인 것 같아서 죄책감을 족쇄처럼 차고 사는 부모들입니다. 설령 믿음이 없어 아이가 낫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해도 어쩌면 배려를 그렇게 쏙 뺄 수 있을까 싶습니다.

인식의 변화를 다들 말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한 목사님께서 쉽게 가르쳐주셨습니다. "장애인을 이해하는 첫걸음은 아기를 키우는 마음"이라고.

장애인들보다 더 심각한 장애를 갖고 있는 비장애인들을 만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몸 불편한 곳 하나 없으면서 장애인 주차증을 가진 한인들이 대표적인 배려 장애자입니다. 주차할 때 그들은 장애인 주차증을 꺼내 겁니다. 멀쩡한 두 팔로 차 문을 열고 튼튼한 두 다리로 내립니다. 주차할 때 장애인을 자처하던 그들은 다시 차를 타고 떠날 때 정상인이 됩니다. 진정한 장애는 불편한 심신이 아닙니다. 장애인을 보려 하지 않고 들으려 하지 않는 비장애인들에게 있습니다.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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