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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구호만 요란한 한식 세계화

최종환 / 한국 외식 발전 연구소 대표

여기저기서 한식세계화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소리만 요란할 뿐 실적은 보이지 않는다. 서로 멘토가 되겠다고 나서면서도 기본 소양 및 자격을 갖추고 제대로 방향을 잡아줄 만한 리더가 없는 것은 본국이나 해외나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타민족에 비해 뒤늦게 시작한 한식세계화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각 기관에서 경쟁적으로 한식세계화 행사를 하고 있지만 불필요한 이벤트로 중복되는 일이 허다하고 자기네들이 하는 행사만이 정통임을 주장한다.

본국 관계부처는 식당 경영주들을 대상으로 일반적인 운영관리와 전문성이 요구되는 컨셉트 관리 및 메뉴관리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응용 가능한 표준샘플을 만들어 줘야 한다. 또 그것을 체계적으로 지도해 줄 수 있는 능력도 보여주어야 한다.

메뉴에 스토리텔링 운운하는 한가로운 표현보다는 현재 판매중인 메뉴를 타민족 고객들이 이해하기 쉬운 콘텐트로 개발해주는 것이 우선이다. 서구식 경영방식과 퓨전을 도입한다고 해도 한식을 기본으로 하는 메뉴구성과 전문적인 컨셉트 관리의 근본이 흐려진다면 갈비나 김치 혹은 막걸리가 세계화 되기 이전에 일본상품으로 도용(?)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히스패닉 종업원이 요리하는 청국장과 한인이 만드는 청국장의 맛을 같게 하려면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한 대중적인 교육시스템 지원이 필요하다. 그래서 어딜 가나 똑같은 메뉴 이름으로 체계화시킨 요리방식을 제시할 때 비로소 한국음식이 인정을 받게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의 편리성이 아닌 타민족의 입장에서 한식을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세계화가 되는 지름길이다. 우리 것이 최고라는 자화자찬에만 빠져 타민족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서는 안 된다. 불특정 다수의 타민족들이 쉽게 접근해 먹어보고 '이게 어느나라 음식인가'를 질문하게 하는 것이 한식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길이다. 그래서 그들이 반복고객이 되면서 동료들을 동반하는 것이 한식세계화의 출발이다.

그러나 한식의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외면하고 유관단체나 대형회사들은 한식당은 고가전략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아직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뉴욕의 50억 한식당 계획처럼 일단 크게 하지 않으면 사업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린다.

이는 잘못됐다. 한식은 대부분 고급을 지향하기 때문에 기업 이미지상 함부로 신규브랜드를 만들어 낼 수 없다고 한다. 이같은 잘못으로 인해 한식은 생계형을 제외한 한식당 대중화 콘텐트 개발이 한국 내에서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한식세계화는 시작도 늦었지만 준비도 아직 덜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현장경험이 중요한 외식사업의 특성상 기존 식당경영을 하고 있는 분들이 이점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식세계화는 식당업주들이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 현재 자기식당의 경영방식부터 먼저 잘 다듬어서 기본수칙을 만들고 현지 주류사회와 고객요구 트렌드에 맞춰가는 서비스를 실시함으로써 한식세계화에 초석이 되어야 한다.

식당경영은 '리테일(Retail)'이 아니고 '오퍼레이션(Operation)'이다. 리테일은 고객불만이 접수되면 진열대에 놓여있는 다른 상품으로 바꿔주면 되지만 고객 앞에서 주문을 받고 즉석에서 조리하는 오퍼레이션은 고객과 직접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잘못된 불만처리는 상당한 후유증이 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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