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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음료 'Cash Only'…경찰 곧바로 현금 압수

세금 강제 징수 당하는 '더 윌셔호텔' 현장 르포

손님들 "현금내라"에 어리둥절
카드로는 커피 한 잔도 못마셔
여행사·항공사 숙박비 월정산
"LA시로 지급하라" 통보 받아


22일 LA한인타운 윌셔가에 있는 '더 윌셔호텔' 1층 로비. 입구 쪽 커피숍에 안내문 한장이 선명하게 붙어있다.

'캐시온리(CASH ONLY)'다. 직원은 커피값을 지불하기 위해 크레딧 카드를 꺼내 드는 손님에게 손가락으로 안내문을 가리켰다.

이 호텔에서는 캐시가 없으면 커피 한 잔도 마실 수 없는 상황이다. 숙박료는 크레딧 카드로 지급 가능하지만 나머지 호텔 내에서 구입하는 음료와 음식은 모두 캐시로 지급해야 한다.



뉴욕에서 출장온 김인수(60)씨는 "이런 고급 호텔에서 캐시만 받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다. 모아진 매출금은 현장을 지키는 셰리프가 모두 압수하고 있다.

LA시검찰이 세금 체납 문제가 있는 이 호텔을 상대로 강제 세금 징수〈4월20일자 A-1면>에 나서면서 호텔 안에서 벌어지는 진풍경이다. 이 호텔은 2005년 말부터 2009년 4월까지 약 350만 달러에 달하는 숙박세를 LA시에 내지 않은 사실이 적발돼 지난 18일 법원으로부터 체납 세금 강제 이행 명령을 받은 바 있다.

22일 오전 11시쯤 호텔을 로비에 들어서자 복장을 갖춘 셰리프 2명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아침 일찍 출근해 오전 내내 1층 로비를 지킨다고 한다. 또 다른 사복차림의 퇴직 셰리프 2명은 커피숍과 프런트 데스크 직원들의 근무 교대시 취하는 정산을 기다려 현금을 바로 챙기고 있다. 수입이 들어오는 대로 강제 징수하는 것이다. 말을 걸자 노코멘트로 일관한다.

제복을 입은 셰리프들은 오후 1시가 되자 호텔을 떠났다. 하지만 사복 셰리프들은 떠날 생각을 않는다.

이 호텔 J매니저는 "저들은 거의 24시간 상주하다시피 한다"며 "2교대로 돌면서 세금 징수 명목으로 매출 현금을 징수해간다"고 말했다.

호텔 측에 따르면 호텔은 1년째 비공식적으로 매물로 내놓아 바이어들이 수 차례 방문했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성사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적극적으로 매각에 나설 분위기라고 전했다.

문제는 호텔 내에만 있는게 아니었다.

C여행사 H여행사들은 21일 여행 패키지에 포함된 이 호텔의 숙박비를 호텔이 아닌 LA시로 지급하라는 공지를 받고 당황하고 있다.

또 직원들의 숙박을 이 호텔에서 제공하고 있는 A항공사도 월말에 한꺼번에 지급하는 숙박비를 다음달부터 LA시에 직접 납부하라는 통보를 받고 당혹해 하고 있다.

A항공사측은 "갑자기 통보를 받아 현재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무엇보다 우리 직원들이 호텔 이용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셰리프를 동원한 LA시의 체납 세금 강제징수는 당분간 계속 될 듯하다.

호텔 문제로 뒤숭숭해지자 이 호텔에 예약을 했던 고객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연회장에서 예정된 행사를 안전하게 치를 수 있겠느냐는 고객들의 전화에 직원들은 안심을 시키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신속히 문제가 해결돼 고객들이 더 이상 우려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직원들도 예기치 않던 사태에 적잖이 동요하고 있었다.

김정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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