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색깔로 재창조한 '군침도는 식탁'

허 호·김진형의 '맛 수다'

각나라 대표 재료·양념 조합
사시미 이용한 날생선 요리도

특이한 자원봉사 경력을 가진 두 사람이 특별한 맛을 놓고 수다를 떨기로 했다. 구호단체 컴패션에서 배우 차인표, 신애라와 함께 제 3세계를 다니며 사진을 찍어온 허호 사진작가와 공정무역 기관인 텐 싸우전드 빌리지에서 자원봉사 및 ‘언플러그드 캠핑’의 여행작가 김진형. 두 사람은 전 세계 음식과 문화가 한자리에 모여있는 LA의 구석구석을 다니며 독특한 음식과 그 뒷 이야기를 맛갈스럽게 풀어갈 예정이다. 이번 ‘맛 수다’는 페루 식당 ‘모-치카(Mo-Chica)’에서 페루 음식을 처음 먹어보는 허호-김진형씨의 식중 대화에 ‘모치카’ 매니저 호르헤 에스파냐씨가 참여했다.

허 호: 이게 뭐지? 맛있다. 아주 특이하네.

김진형: 씨배스(Sea Bass)라네요. 페루 요리 중 사시미 같은 날 생선이 유명하데요.

호르헤: 일본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페루 음식이 바로 '세비체(Ceviche)'지요. 생선살을 한입 크기로 잘라서 새콤한 레몬주스와 스파이스 양념을 섞고 채썰은 붉은 양파와 함께 무친 거에요. 여기에 커다란 화이트 옥수수인 초클로(Choclo)와 까모테(Camote)라는 일종의 고구마.옥수수를 반만 튀긴 깐차(Cancha)를 곁들여 낸 거죠.

허 호: 이게 옥수수였어? 마늘인 줄 알았는데? 옥수수알이 이렇게 크니 먹을만하네.

김진형: 깐차는 튀기다 만 팝콘이네요. 팝콘보다 더 바삭하면서도 고소하고 씹는 맛이 있는데요. 근데 페루 음식이 왜 일본의 영향을 받았지요?

호르헤: 페루 음식은 일본 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영향을 골고루 받았어요. 스페인.프랑스.중국 등 각 나라의 대표적 재료나 양념을 조합해 페루 만의 색깔로 재창조했죠. 그 필레니뇽은 중국의 영향을 받아 간장으로 양념을 한 거에요. 역사적 이유에 대해선 저도 잘 몰라요. 저도 페루인이 아니라 멕시칸이라서….

허 호: 남미 여러나라 다녀봤지만 이런 음식은 처음 보네. 거긴 음식다운 음식이 없던데…. 기껏해야 우리 고기집에서 먹는 거 같은 모듬구이나 있고 별로던데. 이 필레미뇽의 이름이 뭐라고?

김진형: 16시간 비행기 타고 날아가서 혀밑 구이 드시면 좀 허무하긴 하겠어요. 이게 이름이 '로모 살타도(Lomo Saltado)' 진짜 연한데요.

허 호: 한가지 기억에 남는 남미 음식은 볼리비아에서 먹은 치즈 찹쌀빵인데 잘하는 집에 가니까 그 빵이 정말 맛있더라고. 생긴 건 꼭 도너츠 같은데 그 빵만 맛있었던 기억이 나네.

김진형: 근데 페루엔 또띠야나 빵 같이 뭐 그런 주식이 없나요? 사실 여기 오기 전 분명 또띠야가 나올거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너무 모르죠?

호르헤: 하하하. 페루 음식은 멕시칸 음식과 완전히 달라요. 또띠야는 안 먹구요. 감자 옥수수 쌀을 많이 먹어요.

김진형: 그렇군요. 페루는 200여개의 감자 종류가 있다고 들었는데 감자가 주식이군요. 그래서 이 감자 샐러드가 대표적인 요리 중 하나인 건가요?

호르헤: 예. 이 감자 샐러드는 '까우사(Causa)'라고 해서 페루인들이 많이 먹는 음식이에요. 셰프 리카르도 사라테는 이걸 3단으로 만들어서 그날그날 색다르게 만드는데 오늘은 블루크랩과 아보카도를 층층이 올렸네요.

허 호: 정말 맛있다. 이게 더 맛있네. 색깔도 이쁘고. 여기 또 오고 싶은데. 어떤 다른 나라 음식보다 페루 음식이 신선하고 맛도 훌륭하고.

김진형: 전 이 패션프루트 크램블레 먹으러 다시 와야겠어요. '베스트 뉴 셰프 및 셰프 오브 더 베스트 퍼시픽'으로 선정된 이곳 셰프 사라테의 테이스팅 메뉴 행사 때도 꼭 오고 싶네요.

◇이번 주 ‘맛 수다’ 식당은…



페루 식당 ‘모-치카’(Mo-Chica Peruvian Restaurant)는 USC근처 그랜드 애비뉴에 있는 70여 개의 남미 음식점이 모여있는 푸드코트 내에 있다.

▶주소: 3655 S. Grand Ave. LA

▶문의: [phone] www.mo-chica.com

글 김진형.사진 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