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시론] '타이거 맘'
오명호/HSC 대표
그러자 1월 18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빗 브룩스는 '에이미는 겁쟁이' 라는 칼럼에서 소수민족인 중국계 미국인 엄마의 자녀 교육방식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라는 내용의 칼럼을 썼다. 그 덕인지 몰라도 그녀의 책 'battle hymn of the tiger mom'은 베스트셀러가 됐다.
사실 예일대 법대 교수인 에이미 추아를 처음 본 것은 2년 전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찰리 로즈와의 대담 프로에 등장한 가냘픈 동양여자이지만 악센트 하나 틀리지 않는 영어에 호기심을 갖고 끝까지 그 프로그램을 시청 하면서이다.
그녀는 필리핀 화교 출신이다. 그녀가 2003년에 쓴 '불타는 제국(Fire on the World)'은 자유시장 민주주의를 전 세계에 수출 하면서 수입국이 겪는 인종갈등과 정치, 사회 불안이 얼마나 심각하게 해당국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얘기다.
1994년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걸려 온 한 통의 다급한 전화는 그녀의 인생관을 바꾸어 놓았다. 쌍둥이 오빠의 딸들인 자신과 세 동생을 그렇게 사랑하든 필리핀에 살고 있는 고모가 무참히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그녀의 엄마가 전하는 전화였다. 그녀의 집안은 필리핀에서 플라스틱 공장을 세워 거부가 된 화교다.
쌍둥이 오빠는 미국으로 이민을 오지만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동생 고모는 필리핀에서 플라스틱 공장을 운영한다. 필리핀 화교는 전체인구의 1%정도이지만 필리핀 부의 60%를 지니고 있다. 에이미 추아의 친정도 바로 이 1%에 속하는 화교로 거부였다는 얘기다.
자신도 8살 때 본적이 있는 고모의 자가용 운전사 필리핀인이 고모의 목을 자르는 살인 사건을 저질렀다는 뉴스에 그녀는 매우 충격을 받고 자유시장 민주주의가 이들 저소득 국가에 미치는 사회 정치적인 영향을 분석하고 나름대로 결론을 내린 책을 썼다. 이번에는 자신의 자녀 교육방식에 대한 얘기를 소수계로 미국에 살면서 느낀 점과 가족에 대한 얘기를 썼다.
사실 교육은 가난을 물리치는 유일한 수단이다. 1960년대 초 GNP 80달러에서 머물든 대한민국이 이제는 GDP 2만 달러를 넘겼다. 한국에는 석유가 나지 않고 다른 지하자원이 없었든 나라다. 과거 우리의 어머니들은 피임약도 사치였든 까닭에 생기면 아이를 낳을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우리는 평균 6남매 혹은 7남매였다. 그리고 유교의 영향권에 살아왔든 탓에 자식들을 교육시키는 일이 가장 큰 덕목이었다. 쉽게 말하면 논 팔아 소 팔아 장남 등록금을 댔다는 얘기다.
자! 지금은 어떠한가. 우리 어머니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건설하지 않았나. 자동차, 스마트폰, TV, 조선, 철강, 반도체, 액정화면, 석유화학 제품 등은 세계에서 가장 잘 만드는 제품들이다. 그 덕에 우리는 2만 달러 시대에 접어들었다.
에이미 추아의 교육 방식이 정말 가혹한 점도 있으나 소수계로 살아온 그녀의 경험의 소산을 우리 같은 소수계는 무시할 수 없다. 물론 에이미 추아는 지금 미국의 중산층이다. 그녀의 남편은 유대계 미국인으로 같이 예일 법대 교수다.
하버드 법대에서 만난 둘이 결국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렸지만 자녀 교육만은 에이미 몫이었든 것 같다. 남편도 가끔은 심하지 않냐고 투덜댔지만, 에이미는 굴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밀고 나갔다. 그 결과는 어떠한가. 성공이다. 누가 에이미의 교육 방식이 심하다고 수군댈 수 있느냐 말이다.
60년대 한국의 국민소득을 앞섰든 필리핀이 이제는 최빈국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반면 60년대 전쟁 후 최빈국이었든 한국은 이제 2만 달러라는 국민소득을 실현한 나라다. 그러나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스틸 헝그리' 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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