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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우에 핀 꽃] 보시(布施)를 돌려주며

법장 스님/필라화엄사 주지

승려생활을 하다 보면 별의별 일들이 많겠지만 본인에겐 여러 번 보시를 되돌려준 사건이 있다. 이는 공부한 바에 의하면 보시란 삼륜(三輪)이 청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삼륜이란 ‘시주하는 자’ ‘시주를 받는 자’ ‘시주물 자체’를 이야기한다. 이 세 가지가 깨끗하여야 진정한 보시라고 할 수 있다.

보시라는 의미를 살펴보면 바라는 대가 없이 남에게 베품(무주상 無住相), 보시(布施)을 뜻한다.

보시하는 자가 자기 마음에 조금이라도 아까운 생각이 있다든지, 또는 물건에 집착이 있다든지 하면 청정한 보시라 할 수 없다. 강제성이 전혀 없고 사심이 전혀 개입하지 않은 순수한 보시가 진짜 보시인 셈이다.

우리는 승려가 되어 일생을 살면서 시주물(施主物)로 거의 생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삼륜청정(觀三輪淸淨)하야 불위도용(不違道用)이어다. “삼륜이 청정함을 관해서 도에 어긋나지 않게 쓸지어다” 하는 말과 같이 시주물을 받는 것에서부터 쓰는 것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교육을 받아왔다.

바늘 하나라도 주지 않는 물건을 가져가는 것은 도둑이라고 교육을 받았는데, 시주물에 대해 어찌 소홀히 생각하겠는가. 시주를 설사 받았다 하더라도 시주자의 마음이 편치 않으면 되돌려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한 옛 선인들의 말처럼 공부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주밥이나 넙죽넙죽 받아먹는 것은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업장이 쌓인다는 사실이다. 업장이 많이 쌓이는 날엔 그 빚으로 인하여 고통을 받게 된다.

고통을 받게 되면 자연히 공부하고 멀어진다.

사람들은 내가 시주를 돌려주면 오해나 할 뿐 무슨 이유로 시주를 돌려주게 된 영문인지 모를뿐더러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그냥 스스로 넘겨짚어 생각하는 것보다는 ‘거절하게 된 이유’를 듣고 이해하는 것이 서로를 위해서 좋으리라 생각한다.

정작 말을 해야 할 때는 함구하고 하지 말아야 할 때는 말을 하는 습관은 하루빨리 바꾸는 것이 서로가 좋다고 생각한다.

봄이 되면 온 천지에 꽃이 만발하지만 그 꽃들은 겨우내 어디에 숨어 있었단 말인가!

사람의 마음을 바로 알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임에 틀림없다. 사람은 누구나 관 뚜껑 닫는 순간까지 함께 살았다 해도 알 수 없는 것이 마음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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