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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은 영원히 못할지라도 난 영원한 승자"…덕 콜린스의 농구인생

원용석의 헤일 매리

지난해 덕 콜린스가 TNT 농구 해설직을 그만두고 필라델피아 76ers 지휘봉을 잡는다고 했을 때 기자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컸다. 그의 '명 해설'을 더 이상 들을 수 없게됐기 때문이었다.

콜린스 해설의 백미는 그가 농구 전술을 설명할 때. 농구 관계자들은 이 부분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역 시절 스타였고 NBA 감독으로도 두각을 나타냈지만 그는 해설자로서 농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콜린스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에릭 스폴스트라 마이애미 히트 감독도 콜린스의 농구 지식에 혀를 내두른다. 그는 "콜린스의 해설을 들으며 공부하는 코치들이 많았다"며 "나도 농구에 대해서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됐다"고 말했다.

일단 콜린스는 기억력이 빼어나다. 그는 38년 농구인생에서 자신이 뛰었던 경기 또 지도했던 경기는 전부 다 기억한다고 말했다. 기억력이 좋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니다. 그만큼 아픔도 잘 떨쳐내지 못한다. 그는 지금도 매일마다 1972년 뮌헨 올림픽 사건이 머리 속에 떠올라 괴롭다고 토로했다. 당시 미국 대표팀으로 올림픽에 출전했던 그는 소련을 상대로 스틸을 뽑아낸 뒤 자유투 2개를 성공시켜 미국의 50-49 리드를 잡아줬다. 금메달을 목전에 두고 있던 상황. 경기도 그대로 끝났고 미국 선수들은 승리의 환호성을 터트렸다. 하지만 주심이 억지를 부렸다. 경기가 안 끝났다면서 다시 시간을 돌려 놓았고 소련에 계속 공격기회를 줬다.

결국 세 번째 공격 때 소련이 결승슛을 성공시켰다. 미국 선수들은 격분을 참지 못해 시상식에 불참했다.

콜린스의 농구인생은 계속 이런 식이었다.

그는 1973년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필라델피아에 지명됐다. 당시 필라델피아는 9승73패를 기록 지금까지도 NBA 역사상 최악의 팀으로 거론되고 있는 팀이다. 하지만 콜린스의 맹활약에 힘입어 필라델피아의 성적은 계속 상승했고 급기야 1977-78시즌에 동부 컨퍼런스 1위(55승27패)에 올랐다.

그러나 동부 컨퍼런스 결승서 워싱턴 불리츠(현 위저즈)에 패했다. 콜린스는 1981년 무릎부상으로 인해 전성기를 맞이해야 할 29세의 나이에 조기은퇴를 하고 말았다. 필라델피아는 2년 뒤에 우승을 차지했다.

감독으로서도 아쉬웠던 것은 마찬가지. 펜과 애리조나 St.에서 보조코치로 활동했던 그는 1986년부터 마이클 조던이라는 수퍼스타가 뛰고 있는 불스의 감독직을 맡았다.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34세였다. 그는 "그 때 내 인생의 전부가 농구였다. 농구 경기가 끝났어도 내 머리 속에서는 경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의 지나친 열정은 선수들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게임 플랜을 말해도 선수들은 이를 잔소리로 여기기 시작했다. 에너지 넘치는 조던 조차 "이런 감독 밑에서는 못 뛰겠다. 나도 지친다. (당시 보조코치였던) 필 잭슨이 팀을 이끌면 좋을텐데"라고 투덜댔다. 콜린스는 1989년에 불스를 동부 컨퍼런스 결승까지 이끌었지만 곧 해고통보를 받았다. 역시 2년 뒤 불스는 프랜차이즈 첫 우승을 거뒀다.

그는 올 시즌 선수시절 뛰었던 필라델피아로 돌아왔다. 첫 16경기서 3승13패로 부진했지만 이후 상승세를 타며 41승41패로 동부 7번 시드를 잡았다. 비록 마이애미와 시리즈서 2연패를 당했지만 지난 시즌에 필라델피아가 27승55패에 머물렀다는 점을 미루어볼 때 시리즈 결과여부를 떠나 성공적인 시즌이다.

그는 불스를 맡은 첫 해에도 전년대비 10승 96년 디트로이트에선 18승 그리고 2002년 조던이 마지막으로 컴백했던 워싱턴을 이끌면서 전년대비 18승을 추가시킬 정도로 리빌딩에 타고난 재질을 지니고 있다. 다만 그의 지나친 열정 그리고 지나친 스트레스가 문제였다. 그는 "와이프와 아이들이 내게 요구 조건을 내걸었다. 농구를 즐기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을 때에만 필라델피아 감독직을 수락하라고 말했다"며 "난 처음으로 농구를 즐기고 있다. 비록 우승은 영원히 못할지라도 계속 도전하는 난 영원한 승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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