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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음식의 '소통', 수육과 막걸리·옥돔 구이와 사케…

'마리아주'는 프랑스어로 '결혼'이란 뜻이다. 어떤 음식에 어떤 술이 어울리는지 즉 음식과 술의 궁합을 따져 매칭하는 것이 마리아주다. '고기엔 레드와인 생선엔 화이트와인'이 마리아주의 대표 사례다.

마리아주의 세계는 끝이 없다. 때로는 비슷한 음식과 비슷한 술이 때로는 반대되는 음식과 술이 어울린다. 매운 양념이 들어간 한식 요리엔 반대로 달콤한 와인을 마셔야 음식의 매운 맛이 더 맛있게 느껴진다. 반면 레몬이나 식초 드레싱을 뿌린 새콤한 샐러드엔 똑같이 신맛이 나는 화이트와인이 어울린다. 〔〈【신 음식엔 신맛의 술을 마셔야 음식 고유의 신맛이 부드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달콤한 디저트에도 똑같이 달콤한 아이스와인을 마시는 게 좋다. 기름진 삼겹살구이엔 햇포도로 만들어 신맛이 강하면서도 가벼운 느낌의 보졸레 누보가 적당하다. 튀김처럼 느끼한 음식도 산도가 높은 와인과 어울린다.】〉〕

사케위스키전통주에도 마리아주가 있다. 대표적인 게 사케다. 사케는 원래부터 음식 재료 고유의 맛을 살려주기 위해 마신 술이다.  



▶구절판 & 12도 청주

쌀을 50% 깎아 만든 12도짜리 청주에 구절판을 매칭했다. 50% 도정한 청주는 깔끔하고 순하다. 순한 술엔 순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구절판은 한식 중에서 가장 순한 편에 속한다. 나물 역시 간이 약하고 심심해 청주와 잘 어울린다. 구절판은 어렵게 느껴지지만 고정관념만 버리면 집에 있는 재료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밀전병은 시중에 파는 팬케이크 반죽으로 부치면 된다. 소스는 겨자소스에 묽은 간장을 섞는다. 구절판에 청주를 곁들이니 부담 없는 애피타이저로 안성맞춤이다.

▶굴비 & 25도 증류주

꾸덕꾸덕 잘 마른 굴비 한 마리만 있으면 밥 한 그릇은 '뚝딱'이다. 이 굴비는 의외로 맛있는 술안주이기도 하다. 단 도수 높은 술과 함께 마셨을 때 얘기다. 굴비는 짜고 향도 굉장히 강해 도수 낮은 술과 마시면 술이 묻힌다. 한약재를 넣어 향이 진한 25도 전통주에 굴비를 매칭했다. 높은 도수와 한약재의 진한 향이 굴비의 짠맛과 비린내를 깔끔하게 잡아 준다. 도미.조기와 같이 기름기가 별로 없고 냄새와 맛도 강하지 않은 생선엔 16도 이하의 청주가 은대구.고등어.전어처럼 기름기가 많은 생선엔 16~20도의 청주가 굴비처럼 맛과 냄새가 특별히 강한 생선엔 25도 정도의 증류주가 적당하다.

▶수육 & 막걸리

우설.도가니뼈.양지머리를 삶아 수육을 만들었다. 술은 생쌀 막걸리. 막걸리는 전통주 중에서 탄산이 가장 풍부하다. 톡 쏘는 탄산이 도가니의 끈적끈적함과 느끼함을 싸하게 씻어 준다. 양념갈비처럼 자극적인 맛의 고기 요리는 막걸리보다 도수가 높은 술과 마셔야 한다. 안동소주를 비롯해 25도 이상의 증류주가 맞다. 양념이 강한 중국요리에 독주인 고량주를 마시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전복버터구이 & 준마이다이긴조주

사케는 쌀을 깎아내는 비율에 따라 구분된다. 혼조주는 30% 정도 깎은 것 준마이긴조주는 40% 정도 깎은 것 준마이다이긴조주는 50% 정도 깎은 것이다. 많이 깎아낼수록 술맛이 깔끔하고 가볍다. 깔끔하고 가벼운 술 준마이다이긴조주엔 양념을 거의 안 한 음식이 어울린다. 생선회 특히 광어나 도미처럼 부담 없는 맛의 회와 초밥이 잘 맞는다. 버터구이라고 해서 언뜻 느끼할 것 같지만 다른 양념은 안 하고 버터만 살짝 발라 구워 전복의 신선함이 느껴진다. 그 신선함을 가벼운 준마이다이긴조주가 살려 준다.

▶도미조림 & 혼조주

간장과 설탕으로 조린 도미조림은 달착지근하면서도 짜다. 양념 맛도 진하다. 간장과 설탕을 이용한 조림은 일본요리 중에서 가장 무거운 편. 가볍고 산뜻한 술을 마시면 술이 묻힌다. 혼조주가 어울린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양념 맛을 강한 술이 잡아 준다. 쌀과 물 누룩으로만 만든 준마이다이긴조주 준마이긴조주와 달리 양조 알코올이 첨가된 혼조주는 향도 더 강하다. 조림뿐 아니라 냄비요리에도 어울린다.

▶위스키

가벼운 음식에는 가벼운 술 무거운 음식에는 무거운 술이 맞는 건 당연한 이치다. 위스키.코냑.데킬라 등 와인을 제외한 서양 술을 음식과 매칭할 때도 이 법칙은 대체로 통한다.

스카치위스키의 경우 서로 같은 향이 나는 음식과 술을 매칭하면 성공 확률이 높다. 음식이 지닌 풍미를 배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샐러드를 먹을 땐 풀 향기가 나는 위스키가 어울린다. 날로 먹는 멍게.해삼이나 생선회에는 해초향이 나는 위스키를 마신다. 바다의 싱그러움을 더 느낄 수 있다. 특히 생굴에 해초향 나는 위스키를 한 스푼 뿌리면 풍미는 진해지면서 비린 맛을 없앨 수 있다.

이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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