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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 생활] '방사능 날씨 예보' 챙기셨나요?

최소한 올 한해는 가히 '비상 날씨' 상황이 지속될 것 같다. 덥고 추운 것이야 아무리 극심해도 자연적으로 되풀이되는 '평상 날씨'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 원전 사태로 대기 혹은 해수를 통해 전 지구적으로 방사능이 확산되는 작금의 실정은 날씨에 대한 비상한 경각심을 요구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자외선이나 꽃가루 알레르기 예보는 날씨 예보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를 잡았다.

일본의 사고 원전에서 나온 방사능 물질이 지구 대기와 해수를 타고 이 나라 저 나라로 퍼져나가는 이 즈음에는 날씨 예보에 방사능이 추가되는 것은 이상할 게 없다. 특히 일본과 가까운 한국이나 일본과 위도가 비슷한 편서풍대에 위치한 미국 시민들로서는 방사능과 관련한 날씨 예보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방사능이 대기를 떠도는 이런 비상한 날씨는 대다수 일반 시민들에게는 생소할 수 밖에 없다. 우선 방사능의 양을 나타내는 베크렐이니 시버트니 하는 단위부터가 보통사람들에게는 생경하다. 더구나 날씨를 전하는 대부분의 언론 매체에서 자외선 지수나 꽃가루 알레르기 지수처럼 이들 방사능 단위를 보통 사람들이 알아듣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것도 아니다. 이러니 언론을 통해 방사능 확산과 검출 등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서도 실제로는 감이 오지 않는 게 당연하다.



사실 베크렐이나 시버트 수치가 갖는 의미를 섭씨나 화씨 온도처럼 체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그 의미를 파악하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방사능을 일종의 독약 혹은 독소로 간주하는 게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청산가리나 비소 같은 독소에 인체가 노출되면 피해가 온다. 문자 그대로 치사량 이상이면 죽음을 초래할 수 있고 그 이하면 양에 따라 일반적으로 유해한 정도가 달라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아무리 소량이라도 독소는 기본적으로 몸에 좋지 않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방사능 검출치를 발표하는 정부 기관 등에서 흔히 기준치라든지 제한치라는 표현을 쓰는데 설령 기준치 이하라고 해서 곧 안심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특히 방사능은 유전자의 돌연변이나 암을 유발할 수 있어 치명적인데 제한치 혹은 기준치는 일종의 확률적 잣대라는 점에서 사회 전체적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한 예로 국제적 기준치인 1년 방사능 피폭량 1 밀리시버트는 이 같은 방사선량에 어떤 개인이 노출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게는 1만분의 1 낮게는 10만분의 1이라는 뜻이다. 매우 낮은 수치로 얼핏 보면 안심할 수 있는 양이다. 하지만 이를 집단으로 환산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캘리포니아 인구가 3700만이라고 하면 적게는 370명에서 많게는 3700명에게 암 같은 심각한 질병이 방사능으로 인해 생길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개개인에 따라 위해 정도 또한 달라질 수 있다. 어른에 비해 세포분열이 활발한 어린아이 수억 마리의 정자를 생산하는 남자보다는 1개의 난자를 갖는 여자들이 더 취약하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속된 말로 하면 재수가 없는 사람들은 국제적 기준치보다 훨씬 낮은 방사선량에 피폭됐더라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기준치 혹은 제한치의 몇 천분의 1 혹은 몇 만분의 1이라는 말을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창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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