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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 위한 '힙합' 이야기-9] 진정한 힙합 이해 코드는 '랩 배틀'…즉흥적 프리스타일로 실력 겨루기

힙합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진 랩퍼가 '에미넴'(Eminem)이다. 신들린듯한 랩으로 유명한 에미넴은 힙합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데뷔앨범부터 전무후무한 히트를 기록했던 그의 인기요인을 꼽자면 독특하고도 충격적인 가사를 들 수 있다. 그는 노래 속에서 전처와 어머니를 신랄하게 '디스'했다. 하지만 그가 뛰어난 랩퍼로 인정받는 이유는 다른 랩퍼들과 다르게 직설적으로 내뱉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인 '97 보니 앤 클라이드'('97 Bonnie & Clyde)에서 그는 딸과 함께 한밤중에 차를 타고 해변으로 향한다. 딸에게는 그냥 놀러간다고는 했지만 트렁크에는 전처의 시체가 있고 시체를 수장하러 호숫가에 간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차 안에서 딸과 나누는 대화를 랩으로 읊은 이 노래는 끔찍하고 기괴하면서도 유머러스하다.

엽기적인 가사로 유명하던 그가 대중적인 인지도를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주연한 영화 '8마일'(8Mile) 덕분이었다. 에미넴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전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에미넴이 부른 주제곡 '루즈 유어셀프'(Lose Yourself)는 아카데미 주제가상과 그래미를 동시에 수상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에미넴은 '8마일'을 통해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8마일'은 삶에 희망이 없는 청년이 랩 실력 하나로 모든 고난을 이겨낸다는 이야기이다. 에미넴은 자동차 산업의 퇴조로 우울한 도시가 되어버린 디트로이트에서 잘 풀리는 것이 하나 없는 청년을 담담하게 연기해냈다. 이 영화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모티브가 바로 '프리스타일 랩 배틀'(Freestyle Rap Battle)이다. 프리스타일이란 미리 써둔 가사가 아닌 그 자리에서 생각나는 것을 즉흥적으로 랩하는 것이다. 랩퍼를 꿈꾸는 많은 젊은이들이 프리스타일로 랩 실력을 연마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큰 규모의 프리스타일 대회도 매년 개최되고 있다. 랩 배틀은 서로 돌아가며 랩 실력을 선보이는 형식의 랩 대결이다. 라디오나 텔레비전은 물론이고 작은 클럽에서도 이런 랩 배틀을 볼 수 있다. '8마일'에 나오는 프리스타일 랩 배틀은 즉흥 랩 대결을 의미하는 것이다.

에미넴은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디트로이트의 작은 클럽에서부터 랩 배틀을 하면서 실력을 쌓아왔고 그렇게 쌓은 랩 실력이 그를 수퍼스타로 만들어주었다. 영화 안에서 에미넴은 다양한 환경에서 랩을 한다. 동네 친구들과 모여서 박수에 맞춰 랩을 하기도 하고 주차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랩을 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공장에서 일하다가 공터에 모여 밥을 먹으면서도 "이렇게 공장(plant)에서 일하다간 식물(plant)이 되어버릴 것 같다"며 투덜대는 랩을 한다. 이렇게 생활 어디서나 프리스타일을 하는 모습들이 힙합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힙합의 주요 요소 중 한 가지는 경쟁이다. 그것이 선의의 경쟁이든 디스처럼 서로를 악의적으로 비난하는 경쟁이든 경쟁을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다. 랩퍼들은 힙합계를 '랩 게임'(Rap Game)이라고 부른다. 마치 스포츠처럼 끊임없이 경쟁하는 힙합의 속성을 잘 나타내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젊은이들이 힙합에 끌리는 이유 중의 하나는 무한 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현대사회를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조원희 인턴기자 whc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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