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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달에 만나는 두 영화 이야기

탈북자 생존기 그린 '무산일기' 트라이베카 영화제 초청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담은 다큐 '건 파이트' HBO 방영

지난 달 뉴욕에선 최대의 현대미술박람회 아모리쇼를 비롯, 아시아미술주간, 현대미술주간 등 각종 미술 축제가 연이어졌다.

4월은 T. S. 엘리어트가 말한 ‘잔인한 달’이다. 과거 4월엔 버지니아공대 학살과 콜롬바인 사건 등 캠퍼스 총격사건도 많았다. 이즈음 두 편의 영화가 주목을 끈다.

한인 조승희가 일으킨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과 미국 내 총기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건 파이트(Gun Fight)’가 13일 케이블 채널 HBO에서 방영됐다. 오는 20일 개막될 2011 트라이베카영화제 경쟁부문에 초대된 유일한 한국상 장편영화 ‘무산일기(The Journals of Musan)’는 탈북자 전승철의 이야기를 그렸다. 두 편의 공통점은 한인 이주자의 이야기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승희는 한인 1.5세였었고, 전승철은 탈북자였다. 그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난다.

◇탈북자, 죽느냐 사느냐= 지난해 말로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의 수가 2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굶주림과 속박에서 헤어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남한으로 이주한 북한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신예 박정범 감독은 탈북자 전승철의 이야기를 ‘무산일기’에 담았다. 2008년 연출한 21분짜리 단편영화 ‘125 전승철’을 127분짜리 장편으로 늘린 것. 전승철은 박 감독의 실제 탈북자 친구였던 동명 인물을 모델로 했다. 전씨가 고생 끝에 위암으로 사망하자 박 감독은 장편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가 각본, 연출, 주연까지 겸한 데뷔작이 바로 ‘무산일기’다.

제목 ‘무산’은 전승철의 고향(함경북도 무산)이자 무산계급을 상징한다. ‘코리안 드림’을 안고 탈북한 이들의 주민등록번호는 125이라는 낙인으로 시작된다.

순수하고, 성실한 전승철이 서울에서 최 하층민, 즉 무산계급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벽보 붙이는 일. 하지만, 사사건건 동네 건달들에게 협박당하기 일수다. 승철은 교회에 다니며 노래방에서 일하는 숙영을 사랑하게 되지만 오히려 곤경에 빠지게 된다.

박 감독은 미 영화전문 웹진 ‘인디와이어’와의 인터뷰에서 “탈북자들의 절박한 환경을 리얼하게 드러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국의 평론가들은 일제히 그의 장편 데뷔작 ‘무산일기’에 대해 지난해 발굴한 최우수 신인감독이라는 평을 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과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올해 마라케쉬국제영화제 대상, 로테르담영화제 대상(타이거상)과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도빌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상을 거머쥐었다. 이어 홍콩국제영화제, 샌프란시스코국제영화제 등 25개 영화제에 초대됐으며, 한국에선 이달 14일 개봉됐다.

주간지 ‘타임아웃 뉴욕’은 ‘무산일기’를 2011 트라이베카 영화제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영화 톱 10에 선정했다.

연세대 체육교육학과 졸업 후 2001년 단편 ‘사경을 헤매다’로 호평받은 박 감독은 이창동 감독의 ‘시’에서 조연출로 참가했다. 상영일시는 24일 오후 7시, 26일 오후 5시 30분, 27일 오후 9시 30분, 클리어뷰시네마 첼시 상영. www.tribecafilm.com.

◇총기소지, 규제냐 자유냐?= 1999년 4월 20일 콜로라도주의 콜럼바인고교에서 2 명의 고교생이 학생 12명과 교사 1명을 총기로 난사했다. 다큐 전문 마이클 무어 감독은 2003년 미 총기문화에 메스를 가한 ‘볼링 포 콜럼바인’을 만들었다. 2011년 바바라 코플스 감독의 다큐 ‘건 파이트’는 버지니아공대 학살로 다시 촉발된 미 총기문화의 현주소를 파헤친다.

2007년 4월 16일 고요한 버지니아공대 캠퍼스에서 총성이 울렸다. 이 대학의 영문과 재학생은 기숙사로 들어가 두 학생을 살해한다. 그리고 불어수업이 열리고 있는 강의실로 가 170여발을 발사 33명이 사망했고, 29명이 부상당했다. 미 역사상 최악의 캠퍼스 총격사건을 일으키고 자살한 인물이 한인 2세 조승희였다.

그는 서울에서 살다가 8살 때 미국으로 이주한 한인 1.5세로 알려졌다. 정신장애로 판정됐던 조승희는 인터넷으로 글록19과 월터 22구경 발터 권총을 두 자루를 구입했다. 미국 내에서 권총을 사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난 13일 케이블 채널 HBO에서 첫 방영된 다큐멘터리 ‘건 파이트’는 미국 내 총기소지 논쟁을 다루기 위해 버지니아공대 학살 사건과 그 여파를 조명하고 있다. 바바라 코플 감독은 ‘버지니아 공대의 비극은 총기 때문이 아니었나’라고 질문한다.

바바라 코펠 감독은 미총기협회(NRA)의 총기 로비스트를 인터뷰하고, 병원 응급실에서 총기사건의 피해자들을 만나면서 균형있게 다큐멘터리를 이끌어간다.

사건 당시 4발의 총을 맞고 살아난 콜린 고다르는 아직도 3발의 총구를 몸 속에 안고 살아가고 있다. 고다르는 “그날 총격 장면은 TV나 비디오게임에서 보는 것과 다르다. 그건 무시무시한 광경이었다”라고 술회했다. 졸업 후 워싱턴 DC의 총기규제 비영리기구 ‘브래디 캠페인’에서 대변인으로 일하고 있는 고다르는 강조한다. “만일 총기을 더 만드는 것이 사회를 안전하게 만든다면, 미국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코플 감독은 최근 미공영라디오(NPR)과의 인터뷰에서 “필라델피아의 한 가정엔 목욕탕, 부엌, 소파 밑에까지 각 방마다 총을 숨긴 채 사는 것을 보고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내 총기는 2억5000만개로 집계되고 있다. 총기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1만5000명에서 3만명에 이르고 있다.

바바라 코플 감독은 켄터키 광부들의 파업 사태를 그린 ‘할란 카운티, USA’(1976)와 스팸 전문 생산업체 호멜푸드의 파업을 담은 ‘아메리칸 드림’(91)으로 아카데미상 최우수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박숙희 문화전문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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