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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판 피그만침공(1961년 미국의 쿠바 침공)' 에 떠는 카스트로

트위터·페이스북 등으로
반체제 목소리 급속 확산
"미국이 밀반입 주도"
승전 50주년 앞두고 전전긍긍

미국의 주도로 1500여 명의 쿠바 망명자가 쿠바를 침공한 사건인 '피그만 침공'이 일어난 지 50년이 되는 올해 쿠바는 '제2의 피그만 침공'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트위터.페이스북 등 미국의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쿠바 젊은이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지며 반 피델 카스트로(쿠바의 실질적인 지도자) 체제의 목소리를 결집하고 있는 것이다.

쿠바 정부는 사회주의 국가 선언과 피그만 승전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6일 수도 아바나의 혁명광장에서 퍼레이드를 벌이는 등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뒤로는 '사이버 피그만 침공'을 막아 체제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로이터통신이 "한 인터넷 전문가가 쿠바 당국에 미국 SNS의 위험성을 보고하고 있는 동영상이 온라인상에 유출됐다"고 보도하면서 드러났다. 유출된 비디오에서 인터넷 전문가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이 쿠바 내 반체제 인사들보다 더 위협적"이라며 "미국은 인터넷 접근이 자유로운 위성전화를 쿠바 반체제 주동자들에게 밀반입해 SNS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쿠바 정부는 트위터.페이스북 등 일부 웹사이트로의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 SNS가 쿠바로 확산되는 것과 함께 쿠바 내 반체제 블로그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까지 30여 개의 반체제 블로그가 쿠바에 개설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어 교사이자 반체제 블로그 운영자인 클라우디아 카델로는 "진실을 숨기려 하는 전체주의 정부는 빠르게 퍼져나가는 SNS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 이에 쿠바 정부는 최근 1000여 개의 친정부 홍보 블로그를 만들며 여론전에 대응했다. 친정부 블로그 운영자인 마넬 엔리케스는 "그들(반체제 블로거들)은 국가를 악마인양 몰아세운다"며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사이버 피그만 침공'의 승리 여부는 결국 인터넷 보급률의 증가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하버드 사회환경연구소의 에단 주커먼 교수는 "전례 없는 정치 토론의 장이 만들어졌지만 결국 얼마나 많은 사람이 토론에 참가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쿠바는 전체 인구 1100만 명 중 인터넷 사용자가 160만 명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휴대전화를 통한 온라인 접속이 허용되고 7월에는 초고속 인터넷도 보급될 계획이다.



남형석 기자

☞◆피그만 침공=1961년 4월 17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쿠바 망명자 1500여 명을 규합해 쿠바를 침공한 사건. 100여 명이 숨지고 1000여 명이 체포되면서 침공은 사흘 만에 실패로 끝났다. 피델 카스트로는 '남미 최초로 제국주의의 침략을 좌절시킨 업적'이라며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쿠바의 극심한 대립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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