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재정적자 감축안 발표, 절충안 택했으나…내년 대선까지 '예산 혈전' 예고
지지층은 사회보장 삭감 반발
공화는 부유층 세금인상 반대
목표액의 4분의 3은 국방예산 사회보장예산 등 각종 비용 삭감을 통해 조달하고 나머지 1조달러는 부유층 세금감면 혜택 중단을 통해 세수를 늘림으로써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이후 재정적자 문제는 공화당의 선점이슈였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것도 티파티로 대변되는 보수세력이 행정부의 방만한 재정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데서 비롯됐다.
취임후 오바마 대통령은 재정적자를 본격적으로 다루기보다는 건강보험개혁을 최우선 개혁과제로 파고들었고 일자리 창출 미래 경쟁력 확보를 경제 회복의 화두로 삼았다. 지난해초부터 백악관 주도로 초당적 재정적자 대책위를 가동하긴 했지만 재정적자 극복 방안을 내놓지는 않았던 터였다.
이런 흐름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장기 재정적자 해결 청사진을 발표한 것은 수세적 이슈였던 재정적자 문제를 공세적으로 반전시키려는 의지로 보인다.
국가적으로 피해갈 수 없는 이슈인 이 문제를 넘어서지 않고는 2012년 재선의 길도 결코 쉽지 않다는 정치적 판단도 곁들여 있다.
특히 2011 회계연도 예산안을 놓고 연방정부 폐쇄직전까지 가는 벼랑끝 협상으로 공화당과 일전을 겨뤘고 최근 공화당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이 향후 10년동안 6조달러가 넘는 적자를 줄이겠다는 공화당안을 내놓은 시점에서 백악관 주도로 상황을 반전시킬 필요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2011 회계연도 예산투쟁을 거울삼아 또 다시 반복될 2012 회계연도 예산안 투쟁의 준거틀을 일찌감치 만들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적자 감축을 위해서는 메스를 들이대야 한다"고 적극적 의지를 피력했고 "모든 것이 다 테이블위에 올려져야 한다"며 민주당이나 리버럴 지지자들이 지키려는 사회보장 프로그램까지도 예외를 둘 수 없음을 강조했다.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예산 4800억달러 삭감은 지지층의 반발을 낳을 수 있는 정치적 위험을 감수한 조치였다. 또한 최상위 부유층 세금감면 혜택 폐지는 공화당이 반발하는 의제였다. 백악관 당국자는 진보ㆍ보수 진영의 반발을 의식한 듯 오바마 대통령의 방안은 일방의 주장만을 담은게 아니라 초당적 사회적 합의를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치 현실을 감안할 때 오바마 대통령은 나름 중도적 방안을 내놓았지만 이번 감축안 발표는 오는 2012년 대선까지 치열한 정치투쟁의 그라운드를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 평론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발표를 '정치적으로 위험한 플랜'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가까스로 연방정부 폐쇄를 피한 2011 회계연도 예산 투쟁에서 벌어졌던 백악관과 공화당의 예산ㆍ재정적자 전쟁은 수주내로 정부부채 상한선 조정 격돌로 재연될 조짐이다.
백악관은 정부 부채 상한선(14조3천억달러)를 올려주지 않으면 '미국 정부 디폴트(채무불이행)'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며 혐조를 요청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건강보험 낙태 환경예산 등 대폭적인 정부 지출 삭감없이는 합의해줄 수 없다고 호언하고 있는 상태이다.
신복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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