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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는데도…노인센터 지원금(CRA) 90만달러 되돌아갔다

"합의서 이행이 우선"
LA한인회 사인 거부
기금 배정 취소될 수도

LA커뮤니티재개발국(CRA/LA)이 노인 및 커뮤니티 센터(이하 노인센터.이사장 하기환) 건축과 관련해 지급한 190만 달러 가운데 1차 지급분인 90만 달러가 다시 CRA로 반환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CRA에 따르면 이번 자금 집행을 담당하고 있는 에스크로 회사 '로여스 타이틀 컴퍼니'로부터 지난 11일 90만 달러가 다시 돌아왔다. 당초 에스크로 회사는 지난 달 CRA로부터 받은 90만 달러를 노인센터 설립 비용 일부를 대출해준 윌셔은행과 태평양은행에 지급하려 했다. 하지만 에스크로 마감일이었던 23일 이후 2주가 지나도록 서류에 서명이 되질 않아 어쩔 수 없이 CRA에 반환한 것이다.

노인센터측은 에스크로 사인을 마쳤지만 제30대 LA한인회(회장 스칼렛 엄)는 서류에 서명을 하지 않았다.

한인회측은 우선 노인센터측의 합의서 이행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한인회와 노인센터 이사회는 지난 달 초 약 20개 조항이 담긴 합의서에 함께 서명하면서 CRA 지원금 190만 달러 확보를 이끌어 낸 바 있다. 이 조항에는 ▶공동입주자(Co-Tenant)가 된 경위와 관련 증빙서류 제출 ▶9인 공동운영위원회 구성(양 측 각 4명 한국노인회 1명) 및 전권 위임 등이 포함돼 있다.

LA한인회 관계자는 "원칙을 따르면 될 텐데… 합의서대로 지켜지는 것이 없는데 어떻게 사인을 할 수 있겠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인센터측은 "시에서 지급한 돈을 서명 때문에 못받고 있다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노인센터 관계자는 "우선 자금 집행이 될 수 있도록 한 뒤 합의서 조항 이행을 해도 늦지 않다"며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금 반환 상황에 CRA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CRA측은 이번 지급분 반환과 관련해 12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기도 했다. CRA 관계자는 "CRA에서 일을 하면서 지급했던 돈이 다시 돌아온 적은 처음"이라며 "솔직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인을 하지 않는 이상 돈은 지급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LA시정부 관계자도 "기금 배정 승인이 났다고 안심하는 것 같은데 시와 주정부 상황이 시시각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기회를 놓치면 기금이 안 나올 수도 있다"며 "긴박성을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자금 집행 지연으로 노인센터 오픈이 계속 연기되면서 결국 한인들만 피해를 보고 입는 입장이다. 현재 여러 한인 단체 및 교계는 노인센터에서 커뮤니티 행사를 열고 싶다며 정식 오픈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상우 기자 swp@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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