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식 불체단속법 통과 여부, 내일이 고비
HB-87 수정안 상원 통과…하원은 강력 반발
폐회 임박해 표결 없이 법안 폐기 가능성도
12일 현재 불체자 단속법(HB-87)은 주 상하원을 모두 통과했으나, 양원의 수정안이 서로 달라 주지사에게 제출되지 못하고 있다. 14일 주의회 폐회까지 이틀 남은 상황에서 상하 양원의 합의 여부에 따라 법안의 운명이 갈린다.
불체자 단속법을 먼저 통과시킨 것은 주 상원이었다. 상원은 11일 밤 애리조나식 불법체자 단속법(HB-87)의 내용을 일부 고친 수정안을 찬성 39표, 반대 17표로 통과시켰다. 이날 통과된 상원의 수정안은 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원안에 비해 단속 강도가 약화됐다. 특히 직원 4명 이상 사업자에게 연방체류신분 조회 프로그램(E-베리파이) 강제 시행 조항이 삭제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러나 주 하원은 “상원이 단속법을 약화시켰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하원은 12일 독자적인 HB-87 수정안을 제출해 찬성 115표, 반대 59표로 통과시켰다. 하원의 수정안은 상원이 삭제한 E-베리파이 의무화 조항이 그대로 살아있다. 상원의 수정안에 대해 하원이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HB-87의 발안자인 맷 램지 하원의원은 투표직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상원은 이 법안의 가장 중요한 조항(E-베리파이 의무화)를 삭제해버린 것이 문제”며 “하원의 신중한 의견을 상원이 존중해달라는 의미에서 수정안을 통과시킨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14일을 고비로 불체단속법 통과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HB-87의 통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상하 양원이 합동 위원회를 구성하고 막판 협상을 통해 법안을 통과시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상하 양원을 통과한 법안은 주지사의 서명만 받으면 법률로서 효력을 발휘한다. 이민사회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HB-87의 폐기 가능성도 있다. 주의회는 13일 휴회, 14일 폐회를 앞두고 있다. 따라서 14일 하루동안 상하 양원의 승인을 모두 받지 못하면 법안이 자동으로 폐기된다. 상하 양원이 시간적 제한에 쫓기는 상황이다.
한인사회를 비롯한 이민사회는 막판 법안 저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은종국 한인회장은 “현재로서는 불체단속법이 14일을 넘기지 못하고 시간 부족으로 폐기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라며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 법안 저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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