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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향기] 사찰 방문 땐 수행·의식 방해 안되도록

이원익/태고사를 돕는 사람들 대표

에티켓이라는 프랑스 말이 있다. 우리가 누구를 만나거나 어디를 찾아갈 때 지켜야 할 예절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매너라는 영어와는 좀 뉘앙스가 다르다. 에티켓은 상대를 대하는 내 행동에 있어서 그 사회의 규범에 따라 당연히 지켜야 할 소소한 항목들이라고 할 수 있고 매너는 상대를 편안하게 해 주려는 배려가 스민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에티켓은 있다 없다로 말하고 매너는 좋다 나쁘다로 주로 말한다. 각각 예절과 예의에 얼추 해당한다고 보아도 되겠다.

에티켓이든 매너든 기본 정신은 다음 세 가지다. 그 첫째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요 그 둘째가 호감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상대를 깔보지 않고 존중해 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은 문화민족임을 자랑하면서도 어디 가면 에티켓이 없다 매너가 엉망이라는 소리를 종종 들으니 난감하다. 동방예의지국이 동방막무가내국이 되어 버린 것일까?

억울한 점도 없지 않다. 남의 아이 귀엽다고 좀 쓰다듬었기로서니 그리 벌레 씹은 얼굴을 할 건 뭐야? 이게 오히려 자연스런 인지상정의 표현 아닌가! 너희들이 내 식을 좀 따르면 안 되나? 하지만 남이 싫어하는 일은 안 해야 되는 것이다. 공자님 말씀처럼 그 마을에 들어가서는 그 마을 풍속을 어느 정도 따라 주는 척이라도 하는 게 예의다.

이제 한국 사람들도 좀 세계화가 되면서 싫든 좋든 이런 보편적인 에티켓이나 매너를 몸에 익혀 나가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종교와 관련해서는 도로 막무가내가 돼 버리는 경우가 없지 않다. 특히 불교를 대할 때에 심하다.

동포 사회에서 흔한 일인데 식사나 집회에 초대해 놓고 물어 보지도 않고 다짜고짜 기도부터 올리는 것은 이미 고전이 되었다. 스님이나 불자를 대하거나 어쩌다 사찰을 방문했을 때도 민망스런 장면들이 많다. 어느 정도 예의를 차리려고 하지만 배운 것도 없고 당최 복잡해서 못 따라 한다고만 하지 말자. 위에서 보인 세 가지 원칙 즉 폐를 안 끼치며 호감을 주고 상대를 존중해 주는 마음만 있으면 거의 해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절에 찾아갔을 때는 그 곳 스님들이나 불자들의 수행이나 의식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하게 물 흐르듯 움직인다. 그냥 호기심에 구경 왔더라도 최소한 이웃 어른의 처소를 방문하듯 존중하는 마음으로 조신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다. 가능하면 그 곳 사람들이 하는 대로 묻혀서 따라하고 궁금하거나 모르는 것은 기회를 봐서 웃는 얼굴로 조용히 물어 본다.

법당에 들어갈 때는 옆문을 사용한다. 정면 가운데의 문은 본래 주지 스님만 드나드는 어간문이다. 부처님이 똑바로 보이는 정면 마룻바닥 앞자리도 피하여 좀 비스듬한 곳에 앉는다. 공양 시간이 되어 사람들이 함께 밥 먹자고 하면 너무 빼지 말고 조용히 어울려도 괜찮다. 밥 한 끼 얻어먹었으니 무조건 절에 나오라고 아무도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옷차림이나 장신구도 너무 별스럽게 하지 말아야 한다. 불상을 향해 손가락질 하며 떠들고 멋대로 사진 플래시를 터뜨리고 쓰레기를 버리며 나뭇가지를 꺾거나 돌멩이를 주워 가는 등 환경을 훼손하는 것도 금물이다. 심지어 등산복 차림으로 몰려와 바로 옆 언덕에 올라가 목청껏 야호를 부르는 이들도 있는데 이는 마치 주일 예배중인 교회의 울타리에 걸터앉아 꽹과리를 두드리는 것과 같은 철없는 짓이다.

어울려 살 수 있도록 에티켓과 매너부터 익히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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