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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2:8(20%가 80% 섬기기) 법칙' 여전…

LA 인근 42개 한인교회 주보엔
12곳이 "봉사자 찾습니다" 광고

LA인근 대형교회에 출석하는 50대 후반 박모 장로는 일요일이 1주일중 가장 길게 느껴지는 날이다. 주일마다 아침 8시부터 12시간 이상을 교회에서 보낸다. <표 참조>

그는 주방 총괄, 교육부 위원장, 교구장, 당회원까지 1인4역을 맡고 있다.

오전 내내 주방에서 국밥과 교인사이에서 땀을 쏟고, 오후에는 연속되는 회의에서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씨름한다. 한숨 돌리면 오후 5시. 보통 집에 갈 시간이지만 지난주에는 매달 한번 담임목사가 주관하는 당회에 참석해야했다. 밤 9시가 되서야 귀가했다.

10여년째 매주 3~4가지 봉사를 하다보니 이젠 업무를 누군가와 분담하고 싶지만 여의치 않다. 교인이 없어서가 아니라 대신하겠다는 사람이 없어서다. 이 교회 출석 교인수는 2000명이 넘는다.

한인교회들이 만성적인 봉사자 부족 현상을 호소하고 있다. 교인수가 많아도 정작 ‘일꾼’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달간 LA인근 42개 한인교회 주보를 조사한 결과 이중 12개 교회에서 봉사할 교인을 모집하는 광고를 냈다. 봉사자를 뽑는 교회의 면면을 살펴보면 일꾼 기근 현상은 교회의 규모나 역사와 상관없이 공통적인 난제임을 알 수 있다.

각 교회별로 차이는 있지만 통상 중형 이상의 규모의 교회에서 봉사자가 필요한 부서는 크게 주일학교, 찬양대, 주방, 청소, 주차안내, 차량운전, 예배안내 등 이다.

입소문 무서워…
실수나 결점 드러나기 싫어서


▷2:8의 현실=봉사자 부족 현상은 전체 교인중 봉사자가 차지하는 비율에서 드러난다.

충현선교교회의 교육부 담당 사역자인 크리스 윤 목사는 “전체 교인중 20%가 자원봉사자로 일하면서 나머지 80%의 교인들을 섬기고 있다”면서 “어느 교회나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실정을 전했다.

일반 사회집단에서 발견되는 ‘2:8의 법칙’이 교회에서도 통용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내 최대 규모의 한인교회중 하나인 남가주사랑의교회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이 교회 이광철 행정실장은 “매주 봉사자수는 1200명 수준”이라면서 “절대숫자로 따지면 많지만 전체 출석교인수 5000명에 비교하면 25% 정도”라고 전했다. 2:8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셈이다.

2명이 8명분의 밥을 짓고, 성경을 가르치고, 찬양대에 서고, 안내까지 도맡고 있는 것이다. 1명이 다른 한명을 섬기는 ‘5:5’나, ‘전교인의 봉사자화’라는 교회의 이상과 현실은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박 장로처럼 한명이 3~4가지 업무를 도맡는 경우도 허다하다.

'3D봉사' 업무는 기피
주방·주차안내자 찾기 힘들어


▷인력기근 원인과 대책=일좀 해달라는 부탁에 대한 가장 흔한 거절 이유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 보면 원인은 보다 ‘관계적’이다.

한 대형교회 출석하는 김모씨는 “입소문이 무서워 봉사하기 겁난다”고 말했다.

좋은 일 하다가 작은 실수 하나로, 혹은 감추고 싶은 결점이 드러나 교회내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이 싫다는 것이다.

또, 최모씨는 “교회 봉사에 한번 발 담그면 빠져나가기 어려울 것 같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체 노동이나 힘든 일을 기피하는 것도 원인이다. 교회의 ‘3D 봉사업무’로 불리는 주방, 주차안내, 청소는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교회들은 움직이지 않는 80%의 ‘봉사 부동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대책 마련에 고민하고 있다. 3D 봉사 업무의 경우 교구별, 구역별로 돌아가면서 전 교인이 참여하도록 순번제로 운영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회와 교인 모두가 인식변화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성영락교회 찬양대 담당 이성희 부장집사는 “어떤 모임에 처음 나가는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 중에 하나가 폐쇄성과 배타성”이라면서 “우리 찬양대는 끼리끼리 단체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항상 열려있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집사는 “사람이 필요할 때는 주보에 광고를 내고 기다리기 보다 재능이 필요한 당사자를 직접 찾아가 함께 일하자고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 2:8의 법칙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발견해 ‘파레토의 법칙’이라고도 불린다. 전체 결과의 80%는 20%의 원인 때문에 발생한다는 개념이다. 그는 개미를 관찰하다가 전체의 20%만 열심히 일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을 열심히 하는 20%의 개미만 따로 모아 일을 시켜도 또 2:8로 나눠지더라는 주장이다. 이 법칙은 최근 진화하고 있다. ‘직원의 20%가 회사를 먹여 살린다’부터 ‘총매출이 20%의 상품에서 나온다’, ‘20% 직원이 지각ㆍ조퇴의 80%를 점한다’까지 다양하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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