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를 바꾼 한 번의 선택, 잔 칼리파리 감독
드래프트에서 코비 안 뽑은 뉴저지 네츠
코비 브라이언트는 필라델피아의 로우어 매리언 고등학교 농구팀에서 활약하고 있었고 당시 그는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NBA로 곧바로 가기 위해 드래프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체 8번 픽을 가졌던 네츠는 18살의 어린 코비를 페어레이 디킨스 대학 경기장에서 열리는 워크아웃에 초청했다. 칼리파리 감독은 "당시 코비의 활약은 대단했다. 그의 플레이를 다시 꼭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감독으로서 그는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 결정은 지금의 네츠와 LA 레이커스의 상황을 바꿔놓았다.
칼리파리 감독은 당시 NBA 감독으로 커리어를 시작한지 몇 주 밖에 지나지 않았고 코비도 그 때는 검증된 선수가 아니었다.
코비의 에이전트였던 안 텔럼은 뉴저지가 코비를 뽑아주기를 바랐기 때문에 워크아웃에 코비를 참여시켜서 놀래키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다 레이커스가 워크아웃에 코비를 불러들였다. 네츠에 관심이 있던 텔럼이지만 레이커스라는 훌륭한 프랜차이즈팀을 놓칠 수는 없었다.
레이커스의 워크아웃에서 코비는 미시시피 대학을 '파이널포'에 올려 놓았던 단테 존스를 압도해 버렸다. 제리 웨스트 레이커스 단장은 "게임 오버"라며 경기를 중단시켰다.
하지만 24번의 낮은 픽을 가지고 있던 레이커스가 그를 데려올 방법이 없어 웨스트는 13번 픽인 샬럿이 코비를 뽑고 바로 레이커스의 주전 센터 블라디 디박과 트레이드를 하려 했다.
여전히 코비를 향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칼리파리 감독에게 텔럼은 "아마 코비가 유년 시절을 보냈던 이탈리아에서 활동할 것 같다"고 협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주위의 소리에 꿈쩍도 않는 칼리파리 감독이었지만 차선책으로라도 빌라노바의 가드 케리 키틀스를 뽑으라는 사람들의 설득에 넘어가 8번 픽을 가지고 있던 뉴저지는 키틀스를 뽑고 만다. 코비는 샬럿으로 갔고 디박과 곧바로 트레이드 됐다. 결국 칼리파리 감독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을 올리며 1999년에 해고됐다.
해고당한 뒤 자괴감에 빠졌던 그는 틀어박혀 지내다 아내와 함께 간 레스토랑에서 옆 자리의 남자로부터 '더 이상 뉴저지의 티켓을 사지 않는다'는 말을 들으며 큰 충격을 받아 다시 삶을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칼리파리 감독은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더 좋은 실력 발휘를 하도록 키우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네츠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심기일전한 그는 켄터키 와일드캐츠에서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 칼리파리 감독이 이끈 켄터키는 지난달 27일 NCAA 대학농구 파이널포에 진출했지만 코네티컷 대학에 55-56으로 분패했다.
김영호 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