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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활을 들면 초연 작품(21세기 현대음악)이 숨을 쉬죠

한국서 독주회 여는 '바이올린 여제' 안네 소피 무터

곱슬곱슬한 단발머리 소녀가 바이올린을 턱에 살짝 괴고 있다.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연습을 잠시 멈추고 대화하는 중이다. 오래된 음악 팬이라면 자연스레 기억할 사진이다. 안네 소피 무터(48·사진)의 1978년 데뷔 앨범 표지다. 당시 15세였다.

 “날짜가 정확히 기억나요. 카라얀과 처음 만난 건 76년 12월 11일 아침이었어요. 베를린 필하모닉 협연을 위한 오디션에서였죠. 바흐의 샤콘느와 모차르트 협주곡을 했는데 상상할 수 없이 따뜻하고 편안한 그의 인품에 놀랐죠.”

 무터는 e-메일 인터뷰에서 자신을 열렬히 후원했던 카라얀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카라얀은 무터를 무척 아꼈다. 89년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수많은 녹음·공연을 함께 했다. 카라얀만이 아니었다. 무터는 다니엘 바렌보임·주빈 메타 등 거장 지휘자들의 애정 속에서 성장했다. 76년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데뷔한 후 35년 동안 세계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으로 발돋움했다.

 여기까지가 전통이다. 바이올린의 여제로 등극한 스토리다. 하지만 무터는 현재와 미래를 새로 쓰고 있다. 새로운 작곡가, 즉 현대음악 ‘초연(初演) 여제’로 변신했다. 펜데레츠키·뒤티에·림·구바이둘리나·루토슬라브스키 등 21세기의 작곡가들이 새로 내놓는 작품의 초연을 도맡았다.

 “청중에게 17세기 바로크부터 21세기 현대음악까지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즉 과거와 미래를 모두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일이라고 생각해요. 올해도 뉴욕필의 상주 연주자로 활동하는 8개월 동안 세계 초연 작품 네 곡을 연주할 예정입니다.”

 그가 e-메일로 보내온 녹음·공연 일정엔 현대 작곡가의 이름이 즐비하다. 35년 동안 무대에 선 무터도 세계 초연되는 작품 앞에선 신인일 터. 그의 활과 현이 세월에 녹슬지 않는 이유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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