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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 위한 '힙합 이야기'-7] 상대방 직접 비난하는 '디스 랩'…음악 통해 표현하는 '솔직 감정'

힙합 팬들에게 힙합을 듣는 가장 큰 재미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은 '디스'(Diss)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디스는 '디스리스펙트'(Disrespect)의 줄임말로 자신과 사이가 안 좋은 사람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랩을 이야기한다.

팝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앙숙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팝계의 앙숙으로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를 들 수가 있다. 둘은 인터뷰 등을 통해 서로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나 이런 전통적인 앙숙관계와 힙합의 디스가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음악을 통해서 비난을 한다는 점이다. 노래 속에서 거친 가사로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이 디스의 가장 큰 특징이다. 디스의 범위는 매우 넓다. 랩퍼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의 가수 음반사 관계자 작곡가 자신의 주변인물까지 디스의 대상이 된다.

힙합 역사상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디스는 앞서 소개한 두 랩퍼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거리의 시인 나스(Nas)와 힙합의 제왕 '제이-지'(Jay-Z)의 대결이 그것이다. 랩퍼의 완성형이라 불리우는 갱스터 랩퍼 '노토리어스 비.아이.지.'(Notorious B.I.G.)의 사망 이후 두 랩퍼는 뉴욕 힙합의 제왕 자리를 두고 서로 신경전을 벌였다.

2001년 제이지가 라디오에서 나스의 동료인 힙합그룹 '맙 딥'(Mobb Deep)을 디스함으로서 공식적으로 디스가 시작이 된다. 제이-지는 '테이크오버'(Takeover)라는 곡을 나스는 '이더'(Ether)라는 곡을 각각 자신들의 음반에 실었다. 이 두 곡 모두 현란한 랩으로 서로를 비난해서 큰 화제가 되었다. 이 둘은 계속 앙숙관계를 유지하다가 2005년 화해함으로써 힙합 역사상 가장 긴 디스에 종지부를 찍었다.

디스하면 떠오르는 랩퍼가 '피프티센트'(50cent)이다. 그는 디스와 함께 데뷔했다. 당시 잘 나가는 랩퍼들의 실력을 평가절하하고 그들의 재산을 훔쳐오겠다는 내용의 '하우 투 랍'(How to Rob)을 발표하여 온 뉴욕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노래를 발표한 직후 괴한이 쏜 9발의 총격을 받게 된다. 왼쪽 뺨을 포함한 9곳에 총상을 입은 그는 치료기간이 길어지는 바람에 음반사와의 계약이 무산되어 버렸다.

절치부심하던 그는 마침내 '에미넴'(Eminem)에게 발탁되어 음반을 발표하게 된다. 그의 데뷔곡인 '인 다 클럽'(In da club)은 라디오 최다 방송 기록을 깨뜨리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그의 데뷔앨범 '부자가 아니면 죽는다'(Get Rich or Die Tryin')는 10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그를 최고의 스타로 만들었다.

그 후에도 그는 자신의 동료 랩퍼였던 '더 게임'(The Game)을 비롯해서 10여명에 가까운 랩퍼들을 디스하며 이를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하였다. 그 덕분인지 그는 최고의 스타로 군림할 수 있었다.

디스는 이제 청소년들의 일상회화에도 사용될 정도로 널리 퍼진 표현이 되었다. 이렇게 디스가 청소년들의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은 힙합문화가 왜 청소년들에게 어필하는지를 보여준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청소년들이 디스에 열광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청소년들의 이런 솔직함을 이해해주고 바르게 이끌어주기 위한 단서는 힙합가사 속에 있다.

조원희 인턴기자 whc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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