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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TV 프로에 뜨는 한인기업인] 스왑밋서 팽이 팔던 13세 소년 경영귀재로 우뚝

CBS '언더커버 보스' 아시안 첫 주인공 출연하는 '바하 프레시' 데이비드 김 CEO
파산직전 기업 인수…흑자전환 회생 전문

데이비드 김씨는 일반적인 CEO들과는 달리 MBA가 없다. 그 흔한 대학 졸업장도 없다.

13세 살 때 스왑밋에서 팽이를 팔며 장사를 시작한 김씨는 30년이 지난 지금은 월스트리트도 인정하는 전문 경영인으로 우뚝 섰다.

그는 파산상태의 기업을 인수해 다시 회생시키는 것을 전문으로 한다.

처음부터 자신의 회사를 설립하고 성장시켜가는 것과는 달리 부도 직전의 회사를 인수해 다시 성장시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특히 이민 1.5세가 월스트리트의 백인 투자가들을 설득시켜 투자를 유치하고 패배의식과 매너리즘에 사로잡힌 직원들을 환골탈태시킨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그는 2006년 대형 프렌차이즈 기업인 웬디스로부터 '바하 프레시'를 인수했고 3년 전인 2003년에는 미 최대 캔디전문 체인인 '스윗 팩토리'를 인수해 흑자로 전환시켰다.

김씨는 "망하는 기업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은 없었다. 하지만 진실성(integrity) 하나로 월스트리트의 투자가들을 움직일 수 있었다"라고 말한다.

이번 '언더커버 보스' 출연을 계기로 주류사회 대기업 CEO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그를 사이프리스시에 있는 '바하 프레시' 본사에서 만났다.

◇방송출연 통해 'true life' 경험
- 방송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12월쯤 CBS쪽 PD들로부터 먼저 출연제의가 있었다. 두 세 차례 거절했는데 우리 홍보담당 직원한테 많이 혼났다. 사실 나중에 방송국 관계자로부터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려는 회사가 줄을 섰다는 말을 들었다. 언론의 조명을 받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금융위기로 위축된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싶어 수락했다. 아시안으로는 첫 번째로 한인이 선택됐다는 점도 마음을 움직였다."

- 방송에 대해 미리 귀띔 좀 해달라.

"미안하다. 방송이 나가기 전에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말라는 CBS측의 요구가 있었다. 그날 직접 보면 모든 궁금증이 풀릴 것이다. 하지만 이전의 다른 어떤 방송보다 훨씬 감동적이었다는 것은 말해도 좋다고 했다. 하하."

- 출연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제품과 서비스가 좋으면 기업은 성공한다고 믿어 왔다. 하지만 직원들이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는 모습을 보며 결국 인적 자산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직원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주려고 갔던 내가 오히려 더 많은 감동을 받고 돌아왔다. 나는 이 방송을 통해 진실한 인생(true life)을 경험할 수 있었다."

◇500개 매장 이끄는 전문 CEO
- 왜 하필 음식 체인점인가?


"회사를 인수할 때 나는 주로 비즈니스 시스템을 본다. 꼭 음식 체인점일 필요는 없다. 어떤 파산 직전의 회사의 경우 회사 사장부터 중견 간부들까지 모두 출장 시에 항공기 일등석을 이용하고 호텔도 5성 급을 사용하더라. 이런 비생산적인 시스템을 변화시키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 CEO란 어떤 포지션인가?

"CEO란 외로운 직업이다. 주변에서 비판도 많이 받고 특히 남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사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힘들다. 또 힘들어도 맘 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도 많이 없다. 사실 리더십의 입장이 되지 않으면 대화를 해도 잘 이해할 수 없다. 또한 백인일색인 월스트리트 투자가들을 상대하는 것도 외로운 일이다. "

- '유색인종 CEO'에 대한 타인종 직원들의 저항감이 있을 것 같다.

"물론 있었다. 하지만 말보단 행동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신뢰를 얻어냈다. 단적인 예로 아침에 가장 먼저 출근해서 가장 늦게 퇴근하면서 이 회사를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차츰 그들은 내가 점령군이 아니라 그들을 살리러 온 사람이란 걸 알게 됐고 내가 제시한 방향으로 따라오기 시작했다."

- 어떤 스타일의 CEO인가?

"나는 정말 치열한(intense) 사람이다. 나랑 일하기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미국회사와는 달리 나는 직원들에게 종종 화도 내고 소리도 지른다. 하루는 너무 다른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 게 아닌가 해서 억만장자 친구를 찾아갔다. 그는 나에게 '데이비드 너만 소리지른다고 생각하면 넌 너무 천진난만한 거다'라고 하더라. 포춘 500대 기업에 가면 소리지르고 재떨이 던지는 건 다반사라는 것이다."

◇부모님의 땀 그리고 꿈
- 어떻게 해서 비즈니스에 관심을 갖게 됐나?


"중1 때인 1981년에 이민 왔는데 초기에 부모님을 따라 장사를 하러 갔다. 가게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주차장에 자리를 펴고 물건을 파는 스왑밋이더라. 명색이 외교관출신이신데 자녀를 위해서 희생하는 모습을 보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고생하신 부모님 생각만하면 가슴이 아프다."

- 사업에 수완이 있었나?

"그날 내가 얼마를 팔았는지 아나? 주력 상품이 하나에 2달러 50센트인 팽이였다. 첫날 132달러 치를 팔았다. 말도 통하지 않는 사람들의 손을 붙들고 물건을 팔았다. 당시에 100달러면 꽤 큰 돈이었다. 물론 어린 내가 불쌍해서 물건을 사준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날부터 지금까지 30년간 비즈니스를 해왔다."

- 대학에선 무슨 공부를 했나?

"캘리포니아 주립대 2학년 때 학업을 그만뒀다. 이미 중학교 때부터 물건을 사고파는 일에 눈을 떴는데 대학에서는 이론만 가르치더라. 특히 미국법에 대한 수업시간에 돈을 벌려면 최대한 소송을 많이 하라고 가르쳤다. 왜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남에게 피해를 줘야 하는가. 교수와 수 차례 논쟁을 벌였고 결국 학교를 그만뒀다."

◇데이비드 김 그리고 성공
- 성공이란 무엇인가?


"대부분 성공이라고 말할 땐 멈춰있는 현재의 상황을 지칭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성공은 죽을 때까지 이뤄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에디슨이 전구를 만든 것이 성공이 아니라 그가 전구를 만들 때까지 좌절하지 않은 바로 그것이 성공이다."

- 책을 출간한 것으로 안다?

"점화하다(ignite)란 제목으로 책을 썼다. 사업하면서 알게 된 억만장자들을 오랜 기간 연구를 했다. 그들이 부자가 된 비밀을 조사해보니 단순했다. 그들은 부를 세습하지 않고 사회에 환원을 하더라. 나눌수록 풍성해지는 그 비밀을 책에 담았다."

- 그 간의 경험을 한인들과 나눌 생각은 없나?

"자영업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이다. 규모와 업종에 상관없이 미국에서 사업하는 방법을 담아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30년 간 사업을 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전수해줄 것이다."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기본에 충실 하라고 말하고 싶다. 또한 지금 하는 일이 보잘 것 없더라도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스왑밋에서 팽이를 파는 중학생을 보면 모두 '어린 것이 불쌍하다'고 할 것이다. 30년 전에 내가 바로 그 중학생이었다."

신승우 기자 gowest@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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