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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객원기자의 '미국 대학농구 현장'] 코네티컷대의 마지막 포효…그렇게 '광란'은 끝났다

결승전서 수비 작전, 53-41 우승
버틀러대 2연속 준우승 그쳤지만
학생들은 "2연속 결승 봤다" 축제

2011년 NCAA 남자농구 내셔널 챔피언 트로피는 코네티컷대학이 차지했다. 버틀러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준우승팀이 됐다.

코네티컷대와 버틀러대의 결승전은 4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렸다. 코네티컷대학이 53-41로 이겼는데 경기 내용은 기대 이하였다. 스코어에서도 알 수 있듯 코네티컷은 철저하게 수비 위주의 경기를 했다.

버틀러대는 코네티컷대 수비에 묶여 2점슛 64개를 던져 12개를 성공시켰다. 2점슛 성공률 18.8%는 역대 미국대학농구 결승전 최저기록이라고 한다. 버틀러대는 오히려 3점슛 성공률(27.3%)이 더 높은 진기록을 남겼다.

게다가 버틀러대는 이날 페인트존에서 성공시킨 골이 단 한 개였다. 버틀러대는 페인트존 득점에서 2-26으로 뒤졌다. 이런 기록이라면 무슨 수를 써도 이길 수 없다. 올해 69세인 짐 칼훈 코네티컷대 감독은 역대 대학농구 최고령 우승 감독이 됐다. 노회한 칼훈 감독은 결승전에서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철저한 수비 작전에 35세의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버틀러대)이 말려든 모양새였다. 지나치게 수비 위주로 경기가 흘러가면서 코네티컷대 최고의 스타인 켐바 워커(20.1m85㎝)의 활약도 미미했다.

워커는 이날 16점을 올리면서 체면치레를 하는 데 그쳤다. 하프타임에 CBS 중계방송 해설자들은 "내가 본 최악의 결승전"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농구 전문가들이 보기엔 기대 이하의 경기였을지 몰라도 결승에 오른 학교의 학생들은 경기 내용에 상관없이 축제 분위기였다. 해설자들이 하프타임에 경기를 분석하는 동안 그 뒤에 앉은 학생들은 '여기 있어서 행복해요'라는 피켓을 들고 펄쩍펄쩍 뛰었다.

버틀러대는 비록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지만 TV 중계에 비친 학생들은 2년 연속으로 결승전을 구경해 신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경기를 보면서 연세대를 졸업하기 전 마지막이었던 1994~95 농구대잔치 리그 우승을 차지했을 때가 떠올랐다. 당시 우리는 풀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고려대와 만났고 서장훈의 버저비터로 극적인 77-75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정작 나는 그 경기 막판 발목을 다쳐 남은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 학생과 팬들이 뒤엉켜 열광의 도가니가 됐던 그때의 분위기를 미국대학농구에서 다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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