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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피정' 첫 도입한 황광우 신부 "영화 속 주인공서 발견하는 내 현재 모습"

감동 받았다는 것은 '영혼 터치'
신앙적 가치관 의한 분별력 키워
자녀와 함께 '가족 피정' 바람직

오는 9일(토, 오전10시~오후2시) 토런스의 성프란치스코 한인성당(주임신부 김효근)에서 ‘영화와 함께 하는 피정’을 한다. 이 날 영화는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패치 아담스(Patch Adams)’. 실제 인물인 한 의사에 관한 얘기다. 피정을 지도할 황광우 신부(48, 꼰벤뚜알 성프란치스코 수도회·사진)를 미리 만나 보았다.

- 참 생소한 피정이다. 어떻게 하는 것인가?

"말그대로 영화를 보면서 하는 피정이다(웃음). 그래서 영화를 평소에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권한다. 영화 속의 대사나 인물에 투사된 지금의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피정인데 다른 피정처럼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영화 한편을 감상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묵상할 수 있어서 좋다."

- 어떤 식으로 진행하나?

"말로 하면 길다. 직접 하는 게 제일 좋은데(웃음)… 우선 영화를 끝까지 본다. 잠시 휴식한 다음 포럼식의 나눔을 갖는다. 포럼이란 공통적인 어떤 것을 읽거나 본 사람들이 자신의 느낌을 공유함으로써 풍요로와 지는 것인데 한국에서 사용했더니 그룹치유 효과도 매우 컸다. 영화를 혼자 보고 나누지 않으면 '자기만의 해석'이 되어 위험하다. 감상을 나눌 때 지도신부는 '왜 그 부분에 그 같은 느낌을 갖게 됐는지' 스스로가 자기 안에서 이유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게 된다. 감동을 받았다는 것은 이미 내 안에 그것이 있다는 것으로 내 영혼을 건드렸다는 뜻이다. 성경을 읽을 때 마음에 와 닿는 단어나 장면을 묵상해 보는 것처럼 영화 속의 어느 부분이 강하게 느껴졌을 때도 마찬가지로 묵상자료가 되는 것이다."

- 영화피정은 신부님이 처음 시도한 것인가? 언제부터 하셨나?

"2003년 한남동 '피정의 집' 지도신부로 있을 때 처음 시도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성서와 함께'에 1년 동안 연재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특히 영화를 좋아하는 신자들이 많이 이 피정을 선택한다."

- 영화를 공부하셨나?

"전혀 아니다. 수도회 입회(1988) 전 일반대학 다닐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는데 신학생이 된 후 생각이 좀 달라졌다. 현대인 특히 신앙인들이 오락과 스트레스해소용으로 영상물을 보고 있는데 너무나 아무런 여과장치가 없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신앙인으로서 이같은 영상물을 접할 때 고유한 가치관을 지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다. 신부가 되어(1995년) 피정지도를 맡으면서 지금의 영화피정을 시행하게 된 것이다. 반응이 좋아 언론사에서 취재도 해갔다(웃음)."

- 심리학 공부도 많이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드라마나 영화 폐인이 안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신앙인으로서 가져야 할 튼튼한 필터란?

"막장 드라마를 보더라도 내가 왜 막장인가를 알고 본다면 '폐인'이 아니고 킬링 타임도 아니다. 조절하는 것이 나이기 때문이다. 피정지도 할 때 무조건 영상물을 피하는 것 보다는 그 속에서 어떤 것이 신앙적 가치관에 어긋나는지 찾아낼 수 있는 분별력을 트레이닝 시켜주는 것이 바로 영화피정의 목적이다. 적을 알아야 세상에 나가서 칼을 바르게 휘둘러 물리칠 수 있지 않겠는가? '복음적 가치가 있는 것은 받아들이고 나쁜 요소는 분별하는 트레이닝'은 모든 영성훈련이 그러하듯이 사실상 한두번으로 되지는 않는다.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 마지막 정리를 해 주신다면?

"짝수달(6월10월12월…) 두번째 토요일마다 영화피정을 할 계획이니 많이 참석하길 바란다.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모든 영상물은 우리를 세뇌시킨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고 보길 바란다. 연속 드라마일 경우 시간을 내가 조정할 수 없다면 말그대로 '드라마 폐인'이 되고 만다. '신앙인의 가치관'이란 필터는 수시로 피정을 통해 청소해 줘야 한다. 자녀와 함께 가족피정으로 오면 더욱 바람직하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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