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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식료품 물가 JMI 지수] 한인들 특유의 소비 패턴 '장바구니 품목' 담았다

◇LA 장바구니물가지수(JMI.Joongang Market Index) 왜 만들었나

한마디로 더 가깝게 체감 물가를 알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지난 3월 초 한국 대형 유통 체인 이마트는 생활가격 지수를 발표했다. 이는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소비자 물가지수보다 체감 물가에 훨씬 가깝다는 평가다. 소비자들이 매일 접하는 생활필수품을 위주로 조사 품목을 구성했고 빠르고 민감하게 변화를 반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미주에 살고 있는 한인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한국의 물가지수나 미국의 물가지수 모두 딱 들어 맞지 않는다. 한국과는 물가 자체가 다르고 미국인과는 소비 패턴이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식품에 있어서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번 지수를 만들기 위해 사전에 가졌던 설문조사 문항 중 고추장 고추가루 소주 등 '한국산 식품 구입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이라는 응답자가 57.30%에 달했다. 미주지역 한인들이 구입하는 주요 물품 중 상당수가 한국산 품목들로 한국의 물가 등락 및 환율에 따라 가격대가 변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본지는 한인들의 장바구니에 담기는 물품들을 중심으로 가장 근접한 식품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지수를 만들었다.

◇한국 생활물가지수와 차이점

한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가계에서 소비지출되는 재화와 서비스를 기준으로 품목이 구성돼 있으며 5년 단위로 품목별 가중치를 정해 이를 반영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구입하는 품목이나 구입 빈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반소비자들이 자주 구입하는 품목과 기본생필품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이 생활물가지수다. JMI는 이중 식품 품목만을 반영했다.

◇식품가격 상승 이유는

세계 식량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식량기구는 지난 2월의 세계식품가격이 1990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인 236포인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었다. 전달에 비해 5포인트 오른 것이다. 20년 전과 대비하면 식품 가격이 2배 이상 올랐다는 분석이 된다.

식품가격이 급격히 오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여름부터. 가장 큰 원인은 급격한 소비 증가다. 생산이 소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중동지역의 정치불안이 유가 급등세로 이어지면서 유통비와 생산비용이 높아졌고 이러한 요소들이 식품가 오름세를 부추기고 있다. 일본지진 역시 영향을 주고 있다.


■JMI 지수 어떻게 만들었나? '50품목 가격 X 가중치' 합산한 수 100으로 잡아

LA 장바구니물가지수는 일반적인 물가지수와는 달리 렌트비나 에너지비, 자동차가격 등을 제외하고 식료품만을 반영했다. 먼저 한인마켓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품목을 선택했으며 그 중 한국의 생활물가지수와 비교해서 비슷한 품목을 선별해 50개 품목을 선정했다. 품목별 가중치는 한인들의 식료품 구매 패턴이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구매 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전제하에 한국의 생활물가지수를 기초로 했다. 여기에 마켓에서 식료품별 매출을 참고해 책정했다.

이번 지수를 만들기 위해 먼저 한인마켓에서 지난 3월 1일 기준 50가지 품목의 가격대를 받았다. 지수 산출은 50품목의 각각의 가격을 가중치와 곱한 후 모든 품목을 합산한 수를 100으로 놨다. 이로써 JMI는 2011년 3월1일 물가가 100으로 기준이 된다. 본지는 앞으로 매달 1일을 기준으로 JMI를 산출, 월 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LA한인 설문조사, 한달 식료품 구입비 420달러…가계지출 14.8% 차지

LA 한인들은 한달 식료품 구입비로 평균 420달러 가계 지출에서 14.8%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본지가 미주 언론 최초로 장바구니물가지수를 만들면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밝혀진 것이다.

본지는 LA 장바구니물가지수(JMI)를 산출하면서 한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함께 실시했다. 왜 LA물가지수를 산출해야 하는지 또 한인들의 체감 물가상승률은 어느 정도인지 먼저 알아봐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1.1% 상승했다. 하지만 장볼 때 느끼는 한인들의 체감률에는 차이가 있다. 1~2% 올랐다는 물가지수로 한인들은 물가의 오름세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물었다. "1년 전에 비해 물가가 얼마나 올랐다고 느끼는가?"

'잘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를 제외하고 30% 이상 올랐다고 답한 응답자를 35%로 계산한 결과 평균 체감률은 14.69%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분화해 보면 이 중 32.95%가 1년 전보다 10~19% 정도 물가가 오른 것 같다고 답했다. 20% 이상 올랐다는 응답자도 18.75%에 달했다. 물가지수와 가장 가까운 5% 미만으로 물가가 올랐다고 느끼는 응답자는 4.55%에 불과했다.

〈그래프 참조>

그렇다면 한인들의 가계 지출에서 식품비 비율은 얼마나 될까. 가계 지출에서 평균 식품구입비 비중은 14.84%였는데 응답자의 절반(45.46%) 가까이가 10~19%라고 대답했으며 20~29%를 사용한다는 한인도 21.59%에 달했다. 30% 이상을 사용한다는 응답은 5.11%였다. 식품비 비중이 10% 미만이라는 응답자는 27.84%로 집계됐다.

한달 평균 식품구입비는 420달러. 이중 82.95%가 600달러 이하로 식품비를 쓰고 있다고 답했다. 세분화해 보면 200~299달러선이 25%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300~399달러선이 21.02% 400~500달러선이 14.77%로 뒤를 이었다. 또 한 달 식비를 1000달러 이상 사용한다는 비율은 3.41% 정도였다.

지출을 줄인다면 생활비 중 어떤 부분을 절약하겠느냐는 질문에서는 외식비(44.83%)라고 답한 한인이 가장 많았으며 유흥비(32.18%)가 뒤를 이었다. 식품구입비를 줄이겠다는 응답은 20명당 1명꼴(5.17%)에 불과했으며 교육비를 줄이겠다는 응답자는 한명도 없어 높은 교육열을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유감없이 나타냈다.

식품구입비 중에는 한국식품 구입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식품 구입비가 전체 식품구입비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응답자가 57.30%에 달했다. 90% 이상 한국산만 구입한다는 한인도 5.62%였다. 그에 비해 한국 식품 구입비가 10% 미만이라는 응답자는 8.99%에 불과했다.

식품구입을 위해 주로 이용하는 마켓으로는 76.88%의 응답자가 한인마켓이라고 답했으며 미국마켓(본스 랄프 등)을 가장 많이 이용한다는 응답자는 10% 창고형 마켓(코스트코 샘스 등)은 8.75% 유기농식품점(트레이더스조 홀푸드 등)은 4.38%였다. 한인마켓과 함께 미국마켓이나 창고형마켓을 비슷하게 간다는 비율은 6.74%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3월 20일~4월2일까지 178명의 한인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주로 30대(40.2%) 40대(31.4%) 50대(16.6%)가 이번 설문조사에 많이 참여했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의 평균 가족 수는 3.3명이었으며 그 중 중 41.8%가 4인 가족이었다. 2인 가족이 21.1% 3인 가족이 17%로 집계됐다.

■요즘 20년차 주부의 알뜰살림, "식당의 재구성…가장 많이 오른 육류는 자제"

주부 20년차의 김은영(46.라크라센타.사진)씨는 평소 알뜰하기로 소문난 주부다. 로랜드에서 요리강사로 일하며 건축일을 하는 남편과 맞벌이를 하고 있다. 가계 소득은 연 7만~8만달러 정도. 가족은 남편과 자녀 둘 그리고 조카와 함께 살고 있으며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으로 안정적인 가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식품값이며 개스값 등의 오름세는 가계를 꾸리는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지출 패턴을 바꾸고 있다. 김씨는 "가계 지출에 있어 모기지나 교육비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고정 비용을 줄이기 힘들기 때문에 식품값이나 기타 지출에서 최대한 소비를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식품값이 크게 뛰면서 식단 패턴을 바꿨다. 김씨는 "평소에도 외식을 잘 안 하는 편이어서 식품구입비 비중이 컸는데 지금은 지출에 20%까지 줄였다"며 "특히 가장 많이 가격이 오른 육류 구입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들이 모두 고기를 좋아해 몇달 전 까지만 해도 일주일에 평균 2~3번은 고기를 먹었는데 이제는 일주일에 1번 정도로 줄였다는 것이다. 반찬 수도 대폭 줄였다. 평소 7~8가지 반찬을 놓고 먹던 식탁에는 이제 메인 요리를 포함해 많아야 3~4가지 정도다.
"국이나 찌개 등의 메인요리 하나에 김치와 밑반찬 하나 정도가 다예요. 예전에는 불고기를 올려도 찌개를 같이 식탁에 올렸는데 이제는 둘 중 한 가지만 해요. 대신 불고기를 자작하게 물기를 주어서 국물도 떠먹을 수 있도록 하죠."
식품값이 오르면서 손님들을 초대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때. 특히 대부분 한인들이 육류를 주메뉴로 손님들을 초대하기 때문에 그 부담은 더하다.
"그래도 초대해야 할 때가 있잖아요. 2주 전에 손님을 치렀어요. 스테이크를 준비했는데. 요즘 고기값 비싸잖아요. 그래서 머리를 짜냈죠. 고기값이 비싼 대신 다른 사이드 음식들의 가격을 낮추자."
김씨는 사이드 요리로 가장 가격이 저렴한 감자와 토마토 등으로 요리를 했다. 과거 400달러 정도 들던 비용을 식품값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150달러 선에서 맞출 수 있었다. 대신 음식 데코레이션 등에 더 신경을 쓴다고. 그뿐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집 전화도 끊고 드라이클리닝 비용도 줄였다. 한두 번 입고 드라이클리닝 하던 옷들은 이제 탈취제를 뿌리고 밖에 환기 시킨다.
오수연 기자 s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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