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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하면 고개 숙여지고 마음 또한 숙여진다"…보리사 3000배 봄철수행

하심·신심 키울 수 있어
매일 새벽예불 때 108배

"무슨 일이든 올바른 해결은 부처님께 맡기고 어려운 일 닥치면 3000배 하라.""절해서 업(業) 녹는걸 볼 수 있다면 직장도 그만두고 절 할 것이다.""3000배를 하면 몸의 병, 마음의 병, 팔자의 병 고친다."

성철 큰스님이 생전에 해인사 백련암에 있을 때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3000배를 해야 만날 수 있고, 절에 묵을 수 있다고 자주 말했다. 물론 제자들에게도 절을 많이 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했던 말씀들이다.

왜 3000배를 하게 했을까. 불교에서는 우주를 삼천대천세계로 부른다. 우리가 사는 태양계 같은 세계가 무수히 많다는 표현을 그렇게 했다. 3000배는 결국 무한한 세계의 모든 부처님께 절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성철 스님의 상좌였던 원영 스님이 주지로 있는 보리사가 지난달 27일 봄철 집중수행으로 3000배를 했다. 새벽예불에 이어 새벽 5시부터 시작해 오후 3시에 마쳤다. 10시간에 걸친 3000배 수행에는 21명이 동참해 14명이 끝냈다.



3000배는 말 그대로 수행이다. 쉽지 않다. 이날 오전 5시부터 시작해 오전 6시20분까지 600배를 했다. 10분 휴식 후 6시30분부터 7시50분까지 또 한 차례 600배를 마쳤다. 새벽 절을 마치고 아침 식사 등으로 1시간 휴식을 가졌다.

이후 오전 8시50분∼10시20분, 오전 10시30분∼정오까지 각각 600배씩 끝낸 후 점심을 먹었다. 이후 오후에는 두 차례(1시20∼2시, 2시10분∼3시)로 나눠 각각 300배씩을 하고 10시간에 걸쳐 3000배를 모두 끝냈다.

절을 몇 번 했는지 어떻게 계산할까. 보통 절할 때 '불명경'을 사용한다. 이 경전에는 부처님의 이름이 나열돼 있는데, 1배할 때마다 불명경에 나오는 부처님 이름을 한 명씩 돌아가면서 부르며 절을 한다.

원영 스님은 "처음 절할 때는 여러 생각과 망상이 많이 있다. 또한 바라는 것이 있는데 막상 절을 하면서 차츰 차츰 이런 것들은 없어진다"면서 "나중에는 오직 절을 무사히 마쳐야 한다는 생각만 남는다. 3000배를 끝내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시간이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스스로 대견해 하고 무척 자신감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원영 스님은 "3000배를 하면서 스스로를 비우는 마음인 하심(下心)과 신심을 키운다"고 말했다. 이는 절을 하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마음 또한 숙여진다. 바로 하심이다. 내가 스스로 낮아짐으로써 상대방이 저절로 높아지고 따라서 나도 높아진다는 것이 스님의 설명이다.

원영 스님은 "절을 꾸준히 하면 생각이 바뀌고 결국 운명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3000배를 끝마친 안순옥씨는 "3000배 수행을 위해 1주일 전부터 매일 준비했어 그런지 어렵지 않았다"며 "세상 살아가면서 부처님께 절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보리사는 매일 새벽 108배를, 매주 수요일 새벽에는 300배, 매주 토요일 새벽에는 1000배를 한다. 201-833-0633.

정상교 기자 jungs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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